안녕하세요? 중국 청두 혜초로 파견된 안태민입니다. 청두에 온지 벌써 한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중국의 여러 지역을 방문해 보았지만, 청두는 처음 오는 도시라 익숙하지 않기에 새로운 것들이 눈에 더 잘 띄었는데요. 이번 칼럼을 통해 청두 초년생인 제가 지금까지 발견한 청두인의 특징 3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쓰촨 요리로 유명한 청두에서 먹는 게 빠질 수 없죠!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支付宝) 등 중국 내 주요 9개 기업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도시별 소비자 분석 보고서 《청색행복지수도시보고서(蓝色幸福指数城市报告)》에 따르면, 중국인이 외식에 평균 43위안을 쓰는 것에 비해 청두인은 평균 50위안을 지출한다고 합니다. 이 숫자로는 감이 잘 안 오실 것 같아 얼마나 많이 먹는지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청두인들은 이렇게나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O2O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앱으로 주문하고 집으로 배달해 주는 와이마이(外卖)도 애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火锅)까지 배달이 가능하다고 하니 조만간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청색행복지수도시보고서(蓝色幸福指数城市报告)》에 따르면 청두의 음식점이 가장 붐비는 시각은 저녁 9시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늦을까 궁금했는데, 최근 그 답을 알아냈습니다. 청두는 분지인 지형적 특성상 여름이 길고, 습하고, 덥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저녁 7~8시쯤 해가 질 무렵 슬슬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저녁 9시가 되면 식당에 사람들이 가장 붐비게 되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하루 중 몇 시에 청두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게 가장 좋을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청두인의 두 번째 특징은 먹는 것만큼 이나 여유로운 삶을 즐긴다는 점입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화투와 비슷한 중국 오락 놀이인 마작(麻将)을 하는 모습은 이 곳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중국의 전통 악기인 이호(二胡)를 켜는 할아버지와 매일 밤 달빛에 춤추는 어르신 커플까지 취미 생활이 각기 다양합니다.

청두에는 낮잠 시간도 있습니다. 보통 점심 시간이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인 경우가 많으며, 점심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낮잠을 잡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방문하거나 처리할 일이 있으면 오후 2시 이후에 방문해야 만남이 가능합니다. 중국 친구에게 물어 보니 낮잠은 학생 때부터 길러 온 습관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건강에 좋다며 권유를 해서 시도해 보았는데 낮잠을 잤더니 밤잠이 안 오네요. ^^;

청두는 이처럼 여유로운 삶을 지향합니다. 그렇기에 저축보다는 소비에 훨씬 적극적인 편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의하면, 청두시 명품 소비액은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전국 3위로, 명품 브랜드의 중국 판매 순위 1위가 청두 지점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청두의 명품 거리인 타이구리(太古里)에서 설화수 매장 오픈 소식을 접했습니다. 청두의 타이구리는 중국 전통 가옥 건물에 전세계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독특한 형태의 상권으로, 청두의 감각 있는 젊은이들뿐 만 아니라 외지에서 방문한 관광객들도 꼭 들리는 청두의 명소입니다. 이런 타이구리의 분위기가 설화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매장 오픈 소식이 누구보다 반가웠습니다. 명품의 가치를 이해하는 이 거리에서 설화수가 얼마나 더 큰 사랑 받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여유로운 생활을 지향하는 만큼 청두인들은 애완동물도 많이 키웁니다. 특히 개를 많이 키우는데 강아지부터 대형견까지 정말 정말 많습니다. 덕분에 그들의 배설물도 많죠… 대부분 잘 치워져 있지만 그래도 길을 걸을 땐 바닥을 잘 확인하고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밟은 경험이 있어서 더욱 강조드립니다. ㅠ_ㅠ

중국 친구에게 애완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삶이 여유롭기 때문에 많이들 키우지만, 특히 자녀들이 학업, 결혼 등을 이유로 집을 떠난 뒤에 외로울 부모님을 위해 애완동물 선물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최근 코트라 청두 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애완동물 시장이 급성장 중이라고 합니다. 식품, 의료, 각종 서비스 및 용품 등 관련 산업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통해 청두인의 애완동물을 향한 사랑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청두에 온지 29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기 전 많이 공부했다고 자부했는데, 몰랐던 청두의 또 다른 모습을 많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혜초 생활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많이 배우고 경험하여 더욱 알찬 칼럼으로 청두의 소식들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