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편. “항저우에서 본 중국 차(茶)이야기” - AMORE STORIES
#혜초칼럼
20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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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편. "항저우에서 본 중국 차(茶)이야기"

HYECHO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중국 혜초들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중국 혜초들이 들려주는 진짜 중국 이야기

항저우 편 : 항저우에서 본 중국 차(茶)이야기

신우철 님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파견TFT

중국 절강성 항저우에서 머물고 있는 도시혜초 신우철입니다.
항저우를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고, 우리 회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녹차(绿茶)입니다. 항저우의 용정차(龙井茶)는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입니다. 항저우 최고의 대학인 절강대(浙江大学)에는 해마다 차(茶)학과에서 수많은 차 전문가가 배출되고, 서호 남서쪽에 위치한 티뮤지엄은 중국에 뿌리를 둔 전세계 차문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한 규모의 용정다원뿐 아니라 주변에 위치한 산과 숲 곳곳에는 마치 우리나라의 고랭지 밭 같은 소규모 다원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 영은사 주변 소규모 다원(좌) / 차예거리(우)

그렇다면, 이렇게 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고장인 만큼 실제로 차 소비도 많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답은 "그렇다" 입니다. 항저우에 대한 각종 보고서에 써있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이 바라는 중국의 미래' 입니다. 이곳은 서양의 영향을 받기보다 독자적인 중국의 색채를 가지고 세련되게 변화하고 있는 고소득 도시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그 영향인지, 차문화에 있어서도 우리가 일상에서 중국 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바꾸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1.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다.

항저우 관광지도를 펼쳐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티하우스(Tea House)' 입니다. 많은 티하우스들 중에는 우리가 '중국 찻집' 이라고 명명할 때 느껴지는 이미지처럼 낡고 오래된 모습도 있지만, 차가 가진 고풍스러움과 세련된 감각을 조화시킨 곳들이 눈에 띕니다.
  • 영은사 차예거리의 티하우스

제가 알고 있는 한 쥬링호우(90년대생,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소비계층)는 매일 2~3개의 웨이신(중국 메신저/SNS) 포스트를 올리는 SNS광인데요. 위 사진과 같은 고급스러운 티하우스에서 찍은 사진을 자주 업로드 하고는 합니다.
커피 문화가 강한 한국에서 개성 있는 디자인의 텀블러와 머그컵이 인기라면, 이곳에서는 같은 역할을 보온병이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보온병을 들고 다니면서 기차역이나 큰 건물의 온수대를 활용해 차를 마시는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실제 이런 모습들은 생각만큼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케아(IKEA), 미니소(MINISO, 다이소와 같은 현지 생활잡화점) 등 어디를 가나 디자인된 보온병 제품 볼 수 있고 사진과 같은 보온병 전문점이 있는 것을 보면 중국 전통의 차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현대적 양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 이케아에서 판매중인 보온병(좌), 디자인 보온병/텀블러/우산 전문점(우)

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의 티샵에서는 투박한 디자인의 차가 아닌 세련된 제품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갔던 중국 차 판매점은 어딜 가나 차를 마실 수 있는 탁자가 있었고, 고객들과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를 시음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항저우따샤(杭州大厦)에 진열된 차와 다구들


2. 티하우스? 카페? 베이커리? 허물어지는 경계

항저우에서는 유럽과 대만/홍콩 문화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개념의 차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곳은 최근 새로 생긴 '항저우 제 2 티뮤지엄'인데요. 사실 박물관 자체는 크게 특별한 부분이 없지만, 그와 함께 개장한 티하우스가 인상적입니다.
  • 티하우스 전경과 상차림

위 사진들은 대부분 해당 업체 웨이신 계정에서 받은 사진들인데요. 카페나 와인바의 개념을 빌려온 인테리어와 유니폼,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카운셀링 장면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차가 아닌 라떼, 서양식 디저트인 케이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 또한 중국 차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 85℃ 매장 전경, 테이크아웃 판매 공간을 경함 전통 차판매점(우)

또 하나 소개해드릴 곳은 85℃ 카페입니다. 희한하게도 중국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공차 매장이 항저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대신 거리거리 마다 코코나이차를 비롯한 소규모 테이크아웃 밀크티 매장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단연 독보적인 매장이 바로 85℃인데요. 이 브랜드의 특이점이라면 최고의 '잡탕 매장'이라는 것입니다. 커피, 밀크티는 물론이고 빵, 선물세트 심지어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3. 마시는 차에서 먹는 차로

항저우 최대의 번화가 후빈루를 걸어가다 보면, 사시사철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녹차식당'이라는 이름의 绿茶餐厅을 찾은 사람들의 행렬입니다. 绿茶餐厅은 녹차를 베이스로 한 중식 전문점인데요. 항저우에서 1호점을 시작하여 현재는 중국 전역에 체인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에서 건너온 비슷한 식당 프랜차이즈인 일차일좌(一茶一坐) 또한 항저우 곳곳에 체인점을 가지고 성업 중입니다. 이 식당은 처음 시작할 때는 차가 중심이었고 추가로 식사를 판매하던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중식 레스토랑으로 변화했다고 합니다. 일차일좌의 뜻은 '중국인들이 차 한잔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거나, 차를 떠나선 못 산다' 라는데요. 차문화가 이렇게 음식 문화에도 깊숙이 들어가 있는 걸 보면, 정말 중국인들과 차문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 녹차식당(绿茶餐厅) / 일차일좌(一茶一坐)

  • 녹차전병

얼마 전 주말에 봤던 중국 영화의 한 장면에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중국은 이미 변화했는데, 당신들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실제 제가 항저우에서 보고 느낀 중국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오설록 사업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차의 진정한 면모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을 입혀 발전해나가는 항저우의 차문화를 보며 느끼는 점이 참 많습니다. 남은 파견 기간 동안 더 많은 것을 보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앞으로 총 18인의 도시 혜초들의 이야기가 계속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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