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쇼핑을 원한다면 홍콩만한 여행지가 없을 것이고, 한적한 시골 마을을 보고 싶다면 중국 저장성(浙江省)이 그만입니다 (물론 중국인인 저의 기준으로…). 등산이 목적이라면 오악(五岳)을 빼 놓을 수 없고, 물놀이가 생각난다면 온천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모든 여행은 우리 인생에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현재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여행지 한곳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곳은 바로 중국 장시성(江西省)입니다.

장시성 안에서도 오늘 소개할 곳은 산칭산(三清仙)으로, 중국 강남(江南)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북쪽으로는 그 유명한 황산(黄山)이 있으며, 남쪽으로는 비취색의 물결이 일품인 구절이 여행객들을 반깁니다. 서쪽으로는 오랜 역사가 살아있는 징더진(景德鎭)마을이, 동쪽으로는 인간 세상의 천국으로 불리는 시후(西湖)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산칭산까지 가는 교통수단은 기차, 고속철도, 자가용, 비행기 모두 가능하지만, 편한 여행을 위해 저는 고속철도에 몸을 실었습니다. 도착 후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산칭산을 등산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바로 산 아래에 있는 한 호텔에 짐을 풀었는데요. 산 입구에서부터 그곳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 나무와 장엄한 산을 마주했습니다.

이른 새벽 등산을 시작하면 아직 엷은 안개가 남아있어 옷깃이 촉촉히 젖게 됩니다. 하지만 시원한 공기와 주변 광경을 감상하다 보면 젖은 옷도 신경 쓸 틈이 없습니다. 쉼 없이 조금 미끄러운 나무 계단들을 따라 산을 오르면 점점 구름과 가까워 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드디어 정상에 올라, 보일 듯 말 듯 겹겹이 솟아 오른 산봉우리들을 보고 있자면 지금까지 느꼈던 피곤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사실 산칭산 관광장소 전체를 둘러보려면 2~3일은 투자해야 합니다. 동쪽과 서쪽으로 나눠지며, 각 관광장소의 나무 계단은 대략 1,600미터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철이 되면 관광객들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장시성에 위치한 산칭산입니다.
이곳을 관광할 분들께 몇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해발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산 속 일교차가 큰 관계로 얇은 우비와 긴 소매 외투를 반드시 챙길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관광지를 여유롭게 둘러볼 계획이라면 산 중턱에 있는 숙소를 미리 예약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 동안의 피곤한 여정(대부분 등산…)을 마치고 산 속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차 한잔과 함께 자연을 감상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풀고 있으면 그보다 행복할 수 없는데요. 온몸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산칭산에서의 고요한 밤은 마음 속의 번잡함을 잊게 해 줍니다.

산칭산의 아름다움을 눈과 마음에 담고, 우위안으로 이동했습니다. 출발 전에는 어떤 곳인지 잘 몰랐는데, 도착해 보니 가장 '중국스러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오랜 세월의 풍파를 거치고도 여전히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기와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대문 앞에는 위엄 넘치는 돌 사자까지 앉아 있습니다. 건물은 자연스럽게 대칭을 이루고 있고, 놓여있는 정자와 기와 모두 매우 정교하고 세밀히 건축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건축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여행객들을 더욱 자극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맛있는 음식일 것입니다. 이곳 우위안에서는 오래된 마을 농가에서 돼지고기를 직접 말려 만든 음식과 쫄깃한 맛이 일품인 떡, 그리고 고기와 채소가 들어간 만두를 특산품으로 맛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이곳의 가장 전통적인 음식들로 여행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습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 우위안에서 놓쳐서는 안될 유채꽃 밭으로 향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중국의 장서(江西) 지역은 유채꽃으로 유명한 장소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장링(江岭)과 황링(篁岭)이 유채꽃밭으로 유명한데요. 이 두곳에 들어서면 도처에 분홍색 복숭아꽃과 새하얀 배꽃, 그리고 계단 모양으로 피어 있는 유채꽃이 흰고 검은 지붕과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처럼 놓여있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은 그림 같은 풍경, 잊을 수 없는 음식 말고도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저의 동료들입니다. 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즐거웠고, 저희는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여행과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든 Indirect Procurement Team 멤버들. 고된 여행 동안 서로를 배려하며 아꼈던 만큼, 앞으로도 우리의 우정이 변함없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