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머물고 있는 이 곳 광저우는 중국 최고의 무역 도시로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한부터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해상실크로드' 출발 항구로서의 역할을 했고, 중국의 실크 제품, 도자기, 금, 은 등이 외국의 보석, 약품 등과 교환되는 창구였습니다. 청나라 때에는 일구통상(一口通商)정책으로 유일한 대외통상 무역 항구가 되면서 대외 무역이 더욱 활성화되기도 하였습니다.
무역 도시로서의 명성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광저우는 '박람회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 평균 350여개의 대규모 박람회와 1,000여개의 설명회, 판촉 행사 등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도 박람회를 한 곳 다녀왔는데요. 제가 다녀온 박람회는 바로 캔톤페어(Canton Fair)입니다.
캔톤페어는 중국 수출입 상품 교역회, 광저우 교역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1957년부터 시작되었고, 봄, 가을 연 2회 개최되는 중국 최대 규모의 무역 박람회입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바이어가 이 전시회를 위해 오기 때문에, 박람회 기간 중 광저우 호텔 값은 평상시의 3배 이상으로 오르곤 합니다. 이번에 열린 제 118회 캔톤페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3기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요. 1기에는 가전제품, 기계, 원자재 등과 관련된 업체들이 참가했고, 2기에는 인테리어 소품, 소비자용품, 3기에는 원단, 의류, 식품 관련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그 중 퍼스널케어 용품들을 보기 위해 저는 2기 기간에 다녀왔습니다.
캔톤 페어가 열리는 '파저우 국제 전시장(琶洲国际会展中心)'에 들어서면, 전시장의 압도적인 크기에 놀라게 됩니다. 세계 4위 규모인 이 전시장의 크기는 33만8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인 킨텍스의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을 모두 합쳐도 10만8천여㎡인 점을 생각하면 대략 이곳의 크기가 짐작 되실 겁니다. A, B, C관으로 나뉘어져있는데, 하루 종일 둘러보아도 한 관도 다 보지 못할 규모입니다.
저는 퍼스널케어 제품 전시관을 위주로 둘러보았는데, 중국 전역에 있는 미용용품, 생활용품 관련 생산 업체들이 참석했습니다. 오럴케어 제품 중에서는 칫솔 업체가 많은 편이었고, 자체 브랜드도 있지만 ODM, OEM 수주를 받아 생산하는 업체들이 주로 있었습니다. 치약 생산 업체들도 몇 군데 있었는데, 그 중 중약 약재의 스토리를 입혀 만들어 낸 제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퍼스널케어 섹션에서 가장 사람이 많았던 곳은 바로 탈모 커버 제품을 전시한 업체의 부스였습니다. Before & After 영상을 계속해서 틀어주고 있었는데, 아무리 보아도 도저히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커버가 되는지 알 수 없어서 한참 구경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지는 못하게 해서 실제 효과가 영상과 같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이었습니다. 즉각적인 변화와 자연스러움을 주는 제품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네요. 이곳으로 파견오기 전 BM팀에서 근무했던 저로서는,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탈모 커버 제품을 전시한 부스. 광고판에 "30초 안에 10년 젊어지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많은 바이어들의 관심을 샀던 탈모 커버 제품 시연 영상. 함께 감상해보시죠.
한국은 날씨가 추워졌다던데, 광저우는 아직도 여름이네요. 남은 파견 기간 동안 광저우의 이모저모를 더욱 열심히 알아보고 돌아가겠습니다. 사우 여러분, 再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