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정식을 집에서 맛보다! - AMORE STORIES
#2016 혜초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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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정식을 집에서 맛보다!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 혜초들이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중국 가정식을 집에서 맛보다!
친구들과 함께 한 홈파티

우혜지 님
중국 우한

안녕하세요. 중국 우한 혜초 우혜지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음식을 통해 현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요. 지금까지 친구들과 음식을 소재로 수다를 떨거나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것에 만족했었다면, 최근엔 한발 더 나아가 저희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중국 음식과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중국인은 큰 손이다?

저희 집에 온 손님은 5명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사귀었던 친구는 위 사진 왼편에 회색 민소매를 입은 咪咪(mi mi) 한 명뿐인데요. 저와 만날 때마다 자신의 친구들을 조금씩 소개해주더니, 어느새 이렇게 5명의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친해졌습니다. 우한에서 느낀 점은 친구들끼리의 관계 확장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다는 것인데요. 친구에게 또 다른 친한 친구를 소개하길 좋아하는 우한 사람들. 이들 덕분에 이 날 총 6명과 친근한 모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럼 일단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신선한 식재료부터 준비해야겠죠? 친구들과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시장에 가서 신선한 야채와 생선, 가재, 돼지고기, 온갖 중화 양념장 등을 한 가득 사왔습니다.
장을 보면서 놀란 사실이 있다면, 이곳 시장에서는 정말 살아있는 활어를 판다는 점이었습니다. 수조에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고, 고객이 마음에 드는 물고기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그물로 잡아서 줍니다. 그리고 물고기를 손질하기 전에는 그물 채 물고기를 바닥에 몇 번 세차게 내리쳐서 기절시킵니다. 패대기 당하는 물고기를 보면서 약간의 문화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덕분에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재료를 사왔으면 이제는 손질하는 시간! 싱싱한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피망, 가지, 그리고 민물가재까지! 아까 호되게 땅바닥 스매싱을 당했던 물고기도 보입니다.
이날 저희 집에는 남자 둘, 여자 넷이 모였는데요.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모두 열심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汪思琦(wang si qi)라는 친구(남자)는 TV 인터넷 연결 문제 고치랴, 재료 손질하랴, 저녁 내내 아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그의 여자친구인 黄梦琦(huang meng qi)도 함께 해 옆에서 당근을 오물오물 먹으면서 즐겁게 저녁 준비를 도왔네요.
이날의 메인 셰프는 甜甜(tian tian)! 처음엔 '6명이 함께 먹을 음식을 언제 어떻게 다 준비하지?' 하며 걱정을 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甜甜은 셰프 수준의 요리 솜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고작 하나의 팬을 가지고 무려 6가지나 되는 중국 가정 요리를 야무지게 해냈습니다. 저는 옆에서 레토르트의 힘을 빌려 겨우 세 가지 요리를 했는데 말이죠. 그녀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자, 그럼 이 날 甜甜의 손 끝에서 어떤 맛있는 중국의 가정식이 탄생했었는지, 여러분도 눈으로 함께 음미해보시길 바랍니다.

① 鱼香肉丝(Yu Xiang Rou Si / 위상로우쓰)

甜甜이 가장 먼저 뚝딱 해낸 요리는 가늘게 채 썬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짭짤한 소스에 볶아낸 鱼香肉丝(위샹로우쓰)였습니다. 색깔부터 참 화사하고 예쁜 鱼香肉丝는 밥을 끊임없이 먹게 하는 중국표 밥도둑인데요. 얼마 전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이라는 한국 프로그램에서 이연복 셰프님이 소개하기도 한 중국의 대표 가정식 중 하나입니다.

② 烤鱼(Kao Yu / 카오위)

두 번째 요리는 앞서 몇 번에 언급했던, 스매싱 당안 그 물고기로 만든 烤鱼(카오위)입니다. 생선을 한 번 구운 뒤 간장 소스로 달콤 짭짤하게 조려낸 요리인데요. 이것도 제 입맛에 딱 이었습니다. 민물고기라 비린내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강과 각종 향신료로 잡내를 잡아 줘서인지 비린내 전혀 없이 아주 담백하고 맛있었답니다.

③ 麻辣龙虾(Ma La Long Xia / 마라롱샤)

세 번째 요리는 우한의 대표 요리이기도 한 麻辣龙虾(마라롱샤)! 작은 민물가재를 사와서 깨끗이 씻어준 뒤, 간장, 난췐또우판 소스, 화자오, 건고추, 마늘, 생강 등등을 배합한 소스에 넣고 소스가 바짝 졸아들 때까지 끓여주면 됩니다. 까먹기가 영 귀찮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먹을 만큼 매콤하고 탱글탱글한 롱샤의 맛과 식감이 매력적인 요리입니다.

④ 芦笋寿司卷(Lu Sun Shou Si Juan / 삶은 아스파라거스)

네 번째 요리는 신선한 아스파라거스 요리입니다. 살짝 데친 아스파라거스에 짭짤한 소스와 다진 마늘을 듬뿍 얹어 준 요리인데요. 아삭하고 상큼해서 중간 중간 집어먹기 좋은 메뉴였습니다.

⑤ 西红杮炒鸡蛋(Xi Hong Shi Chao Ji Dan / 시홍스차오지단)

다섯 번째 요리는 이미 많은 분들이 '토달볶'이라는 애칭으로 알고 계신 西红杮炒鸡蛋(시홍스차오지단)입니다. 토마토와 계란을 함께 볶아낸 아주 간단한 요리로, 甜甜은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뚝딱 만들어 냈습니다. 과정은 정말 간단하지만 상큼한 맛과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지고, 식감도 부드러워 중국인들에게 폭넓게 사랑 받는 가정식 요리라고 합니다.

⑥ 红烧肉(Hong Chao Rou / 홍샤오로우)

대망의 마지막 요리는 제가 우한에 온 이후 가장 즐겨먹고 또 좋아하는 红烧肉(홍샤오로우)입니다. 이미 많은 한국분들이 알고 계신 중국요리인 '동파육'과 비슷한 계열의 삼겹살 요리로, 동파육보다 좀 더 쫀득하고 달콤짭잘해서, 红烧肉 한 두 조각이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모임도 이전에 제가 甜甜에게 "红烧肉가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도 해먹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아" 라고 하니, "응? 그거 엄청 쉬워! 내가 다음에 해줄게!"라고 해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지요. 그만큼 이 날 모임의 메인 요리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제가 만든 한국 요리 몇 가지를 곁들였는데요, 사실 위의 요리들에 비하면 너무나 간단한 것들이라 좀 부끄럽습니다만, 소개해보겠습니다.

① 비빔국수(拌面)

이건 그나마 노력이 가장 많이 들어간(=레토르트를 사용하지 않은) 요리인 비빔국수인데요. 우한친구들은 이걸 拌面(Ban Mian)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조금 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들 맛있게 잘 먹어주답니다.

② 떡볶이(炒年糕)

그리고 이건 백화점 마트에서 보자마자 후딱 사온 풀무원 국물 떡볶이인데요, 한국에서 먹을 때도 맛있더니, 중국에서 먹어도 맛있네요. 냄비에 물 넣고 떡 넣고 함께 동봉된 소스 넣고 끓이다가 너무 없어 보이기에 급하게 오뎅이랑 파, 마늘도 좀 추가해 주었습니다.

③ 주먹밥(饭团)

마지막으로 가장 간단했던 스팸 주먹밥! 햇반 2개 돌리고, 스팸 다진 거랑 잘게 찢은 김, 참기를 넣고 섞어준 뒤 뭉친 건데, 예상 외로 가장 인기가 좋았습니다. 친구들 말로는 쌀이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먹는 쌀과 달리 찰기가 있어서 재미있고 맛있었다고 하네요.
자, 이렇게 중국 음식 6개와 한국 음식 3개, 총 9개의 요리가 식탁에 한 가득 차려졌습니다. 맛있는 음식에 좋은 술이 빠질 수는 없겠죠? 이날 저희가 직접 만든 요리에 중국의 고량주인 白酒(Bai Jiu)를 곁들이면서 정말 맛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을 통해 중국의 가정식들을 만나 보시니 어떠신가요? 저희가 일상적으로 먹어왔던 중국 요리와는 상당히 차이가 느껴지시지 않나요? 중국인들도 집에서 자주 해먹는 이러한 음식들은 가정식인만큼 우리가 접해왔던 중국 요리들처럼 자극적이거나 느끼하지 않아 부담 없이 매일 즐길 수 있는 요리들입니다. 그런 만큼 저의 입맛에도 무척이나 잘 맞았는데요. 중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오셨을 때, 중국 음식들이 입맛에 안 맞아 힘드실 때는 여러분도 이런 가정식을 파는 식당을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 동안 먹어 온 중국음식과는 또 다른, 친근하면서도 맛있는 중국의 맛을 새롭게 느끼실 수 있을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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