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대 요리, 清淡(담백)한 항저우 음식 - AMORE STORIES
#2016 혜초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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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8대 요리, 清淡(담백)한 항저우 음식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 혜초들이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중국의 8대 요리, 清淡(담백)한 항저우 음식

오수진 님
중국 항저우

따쟈하오! 중국 혜초로 항저우에 파견 나와있는 오수진입니다. 칼럼 시작 전, 여러분께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중국 음식'하면 어떤 것들이 생각나시나요?
  • 왼쪽 위부터 마라훠궈, 마파두부, 꿔바로우, 양꼬치

'양꼬치 앤 칭다오'의 양꼬치, 땀을 쏙 빼도록 매운 마라훠궈, 탕수육과 비슷한 데 더 찰진 꿔바로우, 중국식 가정식인 마파두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베이징 덕 정도가 쉽게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질문을 달리해 보겠습니다. 저장 음식이나 항저우 음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산동 음식, 동북 음식, 쓰촨 음식, 광동 음식은 한번 이상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있는 이 곳, 저장성의 항저우 음식은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이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항저우 음식에 대해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짝짝짝!)

清淡(담백)한 항저우 음식

항저우 사람들은 본인들의 음식을 "清淡(qīngdàn)"하다고 표현합니다. '담백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항저우 음식에는 매운 것, 자극적인 것, 짠 것이 없습니다. 맹맹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간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항저우 본지인들은 매운 음식을 싫어합니다. '한국 음식과 쓰촨 음식은 너무 맵다', '왜 먹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그러면 왜 항저우 음식은 담백할까요? 첫번째 요인은 물입니다. 항저우를 포함한 저장성은 중국 내에서도 물이 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서호초어, 생선머리탕 등 민물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간도 세지 않은 데다가, 재료들조차 담백하다 보니 다른 지방의 음식보다 '清淡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요인은 지리적 특징 때문인데요. 내륙지방의 경우, 식자재를 운반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연안 부근 보다는 식자재가 비교적 덜 신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금을 많이 넣어 염을 하거나, 향신료를 많이 넣어 향을 가리는데요. 항저우는 내륙지방이 아니다 보니 식자재가 비교적 신선합니다. 따라서 굳이 향신료를 많이 넣거나 간을 세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식자재 본연이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간을 하지 않다 보니 음식들이 담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 왼쪽부터 생선머리찜, 서호초어


간은 무엇으로? 간장으로!

그렇다면, '항저우 음식들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무염식인가?', '무엇으로 간을 하지?' 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항저우의 음식들은 간장을 베이스로 한 것이 많습니다. 항저우 대표 음식인 동파육(东坡肉)은 돼지오겹살을 진간장과 여러 향신료들과 함께 조려서 만든 것이고요. 생선머리탕인 위토우탕(鱼头汤) 역시 머리가 엄청 큰 민물고기의 머리를 간장에 넣어 조려서 만든 것입니다. 대만의 샤오롱바오보다 피가 두꺼운 것이 특징인, 항저우의 샤오롱바오가 담긴 샤오롱바오탕도 국간장을 베이스로 한요리입니다. 보통 간장으로 간을 하면 맛이 셀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항저우 음식들은 간장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전혀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먹고 나서도 속이 편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와 함께 항저우에 파견 나온 심하용 님과 아래 사진의 요리인 샤오롱바오탕을 먹었다가 간이 아예 없고 너무나 닝닝해서 깜!짝! 놀랬던 적이 있습니다.
  • 왼쪽부터 동파육, 샤오롱바오탕


항저우 음식과 황주는 찰떡궁합

이렇게 담백한 항저우음식, 그러면 어떤 술과 잘 어울릴까요? 중국의 술을 떠올리면 칭다오 맥주, 고량주 정도를 생각하실 텐데요.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장성은 황주(黄酒)가 유명합니다. 황주는 산동지방이나 기타지방에도 있지만, 저장성이나 강소성의 황주가 제일 알아줍니다. 특히 저장성에 있는 소흥이라는 도시의 황주가 제일 유명하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일등급의 황주에만 '소흥주'라는 이름이 붙여져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장성이 황주의 주요 생산지인 이유는 아까 언급했던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물이 맑은 저장성의 황주가 맛이 더 좋다는 것이죠. 항저우 음식이 담백하다 보니 너무 도수가 센 고량주나, 향이 센 이화도주는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도수가 15도 정도 되고 은은한 향과 맛을 풍기는 황주가 항저우 음식과는 잘 어울리죠. 황주는 위스키와 그 색감과 향이 비슷하지만, 맛은 그보다 훨씬 마일드해서 목넘김이 좋습니다. 소주와 도수가 비슷하지만, 목넘김은 소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얼음을 넣어서 위스키처럼 마시는 황주는 꼭 한번 권하고 싶은 항저우 백미 중 하나입니다.
  • 왼쪽 위 사진부터 시중 판매되고 있는 여러가지 황주 브랜드들


한국 관광객이 좋아하는 항저우 맛집 TOP3

이렇게 맛있는 항저우 음식,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요? 네이버 블로그 기준!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항저우 맛집 TOP3를 소개합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항저우에 출장이나 여행을 오신다면, 저렴한 가격에 항저우 음식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곳들입니다.

와이포지아 (外婆家)

'외할머니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가정식 요리 전문점으로, 본사가 항저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맛도 있고 매장 인테리어도 모던한데, 음식 값은 저렴하여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동파육, 거지닭 등이 주요 인기 메뉴이고, 항저우 음식뿐만 아니라 쓰촨 음식, 후난 음식 등도 맛볼 수 있습니다.

류이차 (绿茶)

'녹차'라는 이름 때문에 카페로 오인 받기 쉬운 곳. 음식에 녹차를 가미하는 것이 이 곳의 특징입니다. 간장을 베이스로 생선머리를 조린 생선머리찜, 녹차를 베이스로 구운 돼지고기 요리, 그리고 녹차빵이 유명합니다. 제 기준 항저우 음식 체인점 중 가장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곳 같습니다.

신바이루 (新白鹿)

항저우 퓨전 요리 전문점입니다. 앞서 소개한 두 군데의 레스토랑과는 다르게 백주도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러 해산물 요리(전복, 가리비, 바지락 등)와 더불어 귀여운 1인용 동파육, 오리고기 요리가 인기있는 메뉴입니다.
어떠신가요? 중국 음식, 중국술을 떠올렸을 때 쉽게 떠올려지지 않았던 항저우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기시나요?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항저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아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상하이에 놀러 오실 기회가 생긴다면, 고속열차로 55분 걸리는 항저우에도 들리셔서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인 항저우 음식을 경험해 보세요! 그동안 맛봤던 중국 음식들과는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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