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리스 남성들은 주로 잡지에서 일반인 모델(혹은 독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만명에 이르는 SNS 팔로워를 자랑합니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최근에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젠더리스 남성이 늘었는데요. 패션과 뷰티 등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대들이 주목하는 남성들인 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슈가 높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젠더리스 남성들이 주목 받기 시작한 때는 2010년 '젠더리스 패션'이 소개되었을 즈음입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남성복의 여성화'가 시작된 시점인데요. 더 이상 패션으로 '여성스러움'과 '남자다움'을 표현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트렌드였습니다. 그렇게 2010년 이후 서브컬쳐(sub-culture)로만 취급 받던 젠더리스 패션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고, 성 차별에 대한 의식이 허물어져 가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젠더리스 남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타입의 꽃미남'이라는 뜻으로 '네오 꽃미남'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간혹 성소수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하지만, 이들은 성적인 취향으로 분류된 집단이 아닌 뷰티에 관심이 많은 남성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묶여진 새로운 집단일 뿐입니다.

최근 일본 거리에서는 이전이었음 '여성스러운 아이템'이라고 여겨졌을 법한 악세서리들을 착용하거나 스커트를 입은 남성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패션과 메이크업 성향을 보며, 우리의 뷰티 제품들도 점차 '젠더리스'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본 내 유명한 젠더리스 남성들을 소개하고 이번 칼럼을 마치고자 합니다. 일본 잡지를 구독해 보신 분들은 이런 분위기의 남성 모델들을 많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