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마지막 칼럼이라니…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인 만큼 현실생활에도 도움이 될만한 취미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생각해보면 취미와 삶의 중간쯤에 위치한 일이기도 하죠. 바로 요리입니다. 살아가는데 먹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면 '맛있는 것'보다는 '빠르고, 가성비가 좋은 것'을 찾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좀 나서 '오늘은 만들어 먹어볼까' 하면 귀찮기도 하고 어떤 재료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나가서 사 먹거나 시켜먹게 되죠. 물론 시켜먹거나 밖에서 먹는 것이 간편하지만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요리를 먹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또한. 자꾸 사 먹거나 시켜먹다 보면 건강한 집밥이 그리워집니다.
슈가 보이 '백선생'
요리사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님 덕분에 집에서 해 먹는 밥(집밥)이 붐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과 '집밥 백선생'에 출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그날 어떤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식재료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특히 설탕을 강조하며 웬만한 요리에는 설탕이 다 들어가다 보니 '슈가 보이'라는 별명도 생겼지요.
요리 맛이 이상하다 싶으면 설탕을 넣으면 되고, 그럼 맛있어진다면서 설탕을 폭포수처럼 넣는 장면이 생각이 납니다. 맛없는 요리도 설탕을 넣으면 맛있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죠. 재료도 적당히 넣고 간도 적당히 보면서 특유의 '참 쉽쥬?'란 이야기를 하면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마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집밥 백선생'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요리를 못하는 남자들을 위한 요리의 소소한 팁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돼지 김치찌개를 만들었던 방송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방송을 보고 나도 만들어서 먹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생겼지요. 그래서 그다음날 바로 돼지고기를 사다가 김치찌개를 해 먹었습니다.
요리의 가장 기본? 맛있는 음식 먹기
요리를 잘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은 맛있는 음식을 여러 번 먹어보는 것입니다. 특히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기보다는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것이 맛있는 것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남들이 추천해주는 맛집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시길 바랍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떤 음식이 내 입맛에 잘 맞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지 자신이 원하는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내가 어떤 스타일의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면 본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하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맛의 밸런스 맞추기
최근 단-짠-단-짠 이란 말이 유행합니다. 달면서도 짠맛이 느껴지고 다시 단맛이 느껴졌다가 짭짤한 맛이 나는 음식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또한, 이런 음식들은 맛있으며 중독성이 강합니다. 이처럼 음식에서 여러 가지 어울리는 맛이 나면 그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보통 요리를 하였을 때 너무 달거나 너무 짜면 맛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맛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사람마다 선호하는 맛의 종류는 다르지만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맛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쓰거나 신맛도 맛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맛의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은 요리하는 중간마다 맛을 보면 됩니다. 아무리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든다고 하여도 맛은 재료의 상태, 조미료의 농도, 물의 밸런스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요리하는 중간 중간에 충분히 간을 보면서 요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최소한 먹을만한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우리에게는 마법의 가루 '조미료'가 있습니다. 미원이나 다시다 같은 조미료를 소량 사용하는 것은 음식의 감칠맛을 올려줍니다. 라면수프를 사용해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라면 수프에는 이미 소금이나 다양한 향신료들이 들어 있어서 라면과 비슷한 맛을 나게 합니다. 적당한 조미료의 사용은 소금을 덜 섭취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요리에 자신이 없으실 때는 마법의 가루에 도움을 받아보세요.
칼질? 잘할 필요 없어요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서 쉐프들의 화려한 칼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리의 기본은 칼질이라고는 하지만 저희는 어디까지나 취미이고 생활 일부입니다. 따라서 화려한 칼질이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쉐프들의 칼질이 멋있어 보인다고 따라 하다가 손가락을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양파를 다지거나 당근을 채 썰 때 어떻게 할까요? 바로 도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시중에는 야채 다지기 용 도구와 다양한 채칼들을 판매합니다. 심지어 채 썰기도 가능하면서 다지기도 가능한 만능 조리용 도구도 있습니다. 칼질을 못해도 얼마든지 예쁜 모양으로 야채를 손질할 수 있습니다. 칼질은 기본 중의 기본인 깍둑썰기 정도만 익히면 됩니다. 깍둑썰기란 요리 재료를 정육면체의 모양으로 썰어주는 것이지요. 반드시 네모 반듯한 정육면체의 모양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적당히, 본인이 한입에 먹어도 부담 없는 크기로 잘라주면 됩니다. 또 칼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적당한 크기의 식칼을 구매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쉐프들이 쓰는 중화용 칼이나 생선회에 사용되는 전문적인 칼은 멋있어 보이는 만큼 숙련된 사람이 쓰는 칼입니다. 또한. 굉장히 날카롭다 보니 손을 다치기 쉬우므로 무난한 식칼을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재료 고르기, 판매원의 말을 믿자
제육볶음을 해보고 싶은데 어떤 고기를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인터넷 검색보다는 판매자분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욱 빠릅니다.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정보는 실제로 시장에 장을 보러 가서 직접 듣는 것이 정확합니다. 또한 생물이다 보니 시기마다 혹은 날씨에 따라서 들어오는 재료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먹고 싶어도 재료가 없어서 못 먹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떤 요리가 하고 싶으시다면 판매사원 분께 어떤 재료를 사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최소한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는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고 가셔야 합니다.
양식이 의외로 쉽다! 처음 만드는 요리? 토마토 파스타
처음 요리를 해보고 싶으시다면 양식으로 도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양식의 경우 정형화된 레시피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기에 딱 맞는 재료와 소스를 구하기가 쉽습니다. 특히 토마토 파스타는 망치기 힘든 요리입니다. 시판되는 토마토소스와 파스타면 정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요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양한 채소와 고기 건더기를 넣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파스타를 삶고, 토마토소스에 볶기만 해도 요리가 완성됩니다.
칼질을 못해도 상관없으며 토마토소스가 있으므로 간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파스타면 삶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라면을 끓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면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비슷한 느낌이 되면 파스타면이 먹기 좋은 상태로 익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끓는 물에 넣고 8~9분 정도 지났을 때 한 가닥 먹어보고 라면의 꼬들한 식감이 나면 먹기 좋은 상태로 익은 것입니다. 적당히 삶고 볶는 것만으로도 멋진 요리가 완성되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집밥의 기본
쉬운 요리를 여러 번 해보셨다면 이제 집밥에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마늘, 양파, 소금, 후추, 간장, 고춧가루, 식초, 설탕 이 정도의 재료만 있으면 웬만한 집밥용 요리는 어느 정도 다 가능합니다. 여기에 당근, 감자, 생강, ~액젓 (까나리, 참치) 된장, 고추장까지 있으면 정말 많은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의 경우 마늘, 양파, 당근, 감자 같은 야채류는 가지고 있기 어렵습니다. 소량으로 팔기는 하지만 매일 요리하지 않는 이상 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다지거나 적당히 손질한 뒤 지퍼백에 넣고 밀봉하여 냉동실에 보관해 놓으면 됩니다.
어느 정도 재료를 갖추셨다면 이제 남은 것은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처음 요리를 하다 보면 음식을 태우거나 맛이 이상하거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요리에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집밥의 간단한 팁을 알려드리자면 정형화된 레시피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저것 해보시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끝마치며
가장 처음 요리다운 것을 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TV에서 마늘과 올리브 오일만 사용한 단순한 오일 파스타를 소개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지만 대부분 크림이나 토마토 파스타를 팔았습니다. 결국, 파는 곳이 없으면 직접 만들어서 먹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스파게티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인터넷이나 책으로 조리법을 찾아서 만들었는데 결국 양 조절에 실패해서 너무 많이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먹을 만해서 점심, 저녁 두 번 나눠서 먹은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요리하는데 재미를 붙여서 볶음밥, 김치찜, 제육볶음 등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부터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칼질은 서툴지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먹고 내 입맛에 딱 맞는 요리를 만드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또한, 스스로 만든 요리는 왠지 더 맛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올해 사우 여러분들도 먹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