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책과 함께하는 겨울맞이, 그리고 어마무시한 가치의 전시 - AMORE STORIES
#전경희 님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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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책과 함께하는 겨울맞이, 그리고 어마무시한 가치의 전시

Columnist
4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Culture Insight를 찾아서

제6화. 책과 함께하는 겨울맞이,
그리고 어마무시한 가치의 전시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신성장 Design팀 전경희 님

이번 주제는 책과 거장들의 전시입니다. e-Book에서는 느낄 수 없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느끼는 그 감흥과 손의 감촉, 사르륵 넘어가는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서점이 사라져 간다는 현실은 너무나 슬프네요. 하드카피 책이 가지는 무한한 서정성과 경험을 마음 가득 담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지만 조용하고, 따뜻한 서점에서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던그래픽, 현대건축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전시가 열립니다. 거장들의 생각과 작품을 직접 보고 이해할 소중한 기회를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 책과 함께하는 겨울 맞이

하나. 어른을 위한 서점 파르크(Parrk)
- 서울 도산공원 퀸마마 마켓 3층
도산공원에 위치한 퀸마마마켓 3층에 어른들을 위한 서점 '파르크 Parrk'가 오픈했습니다. 땡스북스와 포스틱포에틱스가 선별한 책을 볼 수 있는 서점으로, 국내 도서는 땡스북스가, 해외 서적은 포스트포에틱스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특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책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반적으로 형광등이 켜진 사무실 같은 서점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른데요. 커다란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도산공원과 군데군데 앉을 수 있게 둔 컬러풀 한 '아놀드 서커스' 스툴이 서점이라기보다는 서재의 느낌을 더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건축, 디자인, 그래픽, 아트 등 비슷한 분야로 구분해 취향에 맞는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창가의 스툴에 앉아 책을 찬찬히 훑어볼 수도 있습니다. 멋진 배경을 자랑하는, 가능하다면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책을 뒤적거리며 오래 머물고 싶은 그런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니크함과 디자인 서적을 마음껏 뒤적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서점, PARRK에서 구매한 서적 한 권과 함께 겨울나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둘. 책과 함께하는 시간 'Task Book Shop'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6-21 피카 지하 1층
북유럽 그림책과 다양한 종류의 해외 잡지를 만날 수 있는 보물 창고가 가로수길에 하나 더 생겼습니다. 가로수길의 인테리어 소품과 디자인 콜렉트샵의 트렌드를 선도해 온 공간으로, 특색 있는 콜렉트 샵들이 모여있습니다. 그중 북유럽 인테리어 소품 콜렉트샵 FIKA 지하에 많은 디자인 서적과 일러스트서적, 해외잡지 등을 마음껏 만나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서점이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가로수길에서 감각적인 디자인 문구로 우리를 사로잡은 '북바인더스디자인'이 이번에는 책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든 'Task Book Shop'입니다. 아늑한 동네 책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오랜 고심 끝에 완성된 공간인 TASK BOOK SHOP은 건축, 사진, 디자인, 음식, 아트,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가로수길 정서에 맞는 차별화된 북 큐레이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누구나 책과 함께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기 위해 1층 FIKA에서 커피를 주문한 뒤 이곳에서 커피와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예약제로 운영하는 퍼스널 리딩룸은 아늑한 의자에 앉아 스웨덴 브랜드 제이스 Jays의 헤드셋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서점에서 만나기 힘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북유럽 그림책과 다양한 종류의 해외 잡지는 이곳을 다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가치 공간을 완성해 냅니다.

# 어마무시한 대가의 어마무시한 전시

하나. 알폰스 무하_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기간 : 2016.12.03-2017. 3.5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는 1860년 7월 24일에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통치를 받던 슬라브 지역 중 하나였던 모라비아 남쪽 작은 마을인 이반치체에서 출생했습니다. 여섯 자녀 중 넷째로 무하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를 따라 수년간 마을의 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습니다.

모라비아의 중심도시 브르노에 위치한 명망 높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고등 교육을 받으며 성당의 예술-건축, 프레스코화, 조각과 장신구를 늘 가까이서 보며 느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고 권위 있는 미술학교 중 하나인 뮌헨의 미술 아카데미와 슬라브족으로 꾸려진 예술가 모임인 슈크레타 클럽 등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문화예술계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던 파리로 이주해 쥘리앵 아카데미와 콜라로시 아카데미에서 미술공부를 하면서 책이나 잡지에 삽화를 그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1895년, 파리 연극계의 슈퍼 스타인 사라 베르나르를 위한 그의 첫 번째 포스터 <지스몽다 Gismonda>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점차 포스터 아트의 대가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알폰스 무하는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화가로서, 아르누보를 선도함과 동시에 그래픽디자인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선구자라 명명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번 전시는 알폰스 무하의 단독 2번째 전시인데요. 지난 2013년 첫 번째 전시가 무하의 예술적 커리어의 발전을 기반으로 철학적 측면을 부각했다면, 이번 전시는 모던 그래픽의 선구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하는 파리의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절 프랑스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를 위한 연극 포스터와 장식 패널(panneaux décoratifs) 시리즈, 네슬레(Nestlé)와 모에 샹동(Moët & Chandon) 등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포스터 작가로서 명성을 크게 얻으며 새로운 예술 포스터의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당시 아르누보의 정수로 알려진 무하의 장식화들은 특별하게 여겨졌으며 그의 판화 작품은 현대 예술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만화가와 상업 디자이너 등 많은 현대의 그래픽 작가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아한 인물 표현과 화려하고 세련된 장식으로 세기말 파리 거리를 수놓은 신선했던 알폰스 무하의 원작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절대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무하의 영향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만화가들을 소개하면서 새롭게 시도된 무하 감성의 현대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폰스 무하의 아르누보적 일러스트에 환호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전시는 큰 기대와 설렘을 가지게 되는 아주 중요한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저 ART에 그쳤던 회화라는 세계에 그래픽디자인, 더 나아가 광고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은 커다란 파장을 만들어 현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알폰스 무하의 우아한 인물 표현과 화려하고 세련된 작품들을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둘.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展 : 4평의 기적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2016.12.06-2017. 3.26
  •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 (1887-1965)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혁신한 현대 문화의 아이콘이자, 건축가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맞섰던 철학가였으며, 미래를 제안하여 시대를 이끈 선구자였던 르 코르뷔지에 전시가 열립니다.

"삶 자체가 하나의 건축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思惟)뿐이다"라고 말한 르 코르뷔지에는 전쟁으로 인한 파괴된 도시와 새로운 산업사회에서 수백만의 서민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삶의 보금자리와 공간을 제공하고자 현대도시 계획안과 함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대규모 공동주택(아파트) 모델을 제안했던 위대한 건축인입니다.

화려한 치장에만 몰두하던 당시의 건축 기조를 비판하며 건축의 기능적 본질에 대한 사유를 통하여 "건축의 목적은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던 위대한 건축가였습니다. 르 코르뷔제의 건축작품 17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7개 국가 총 17개의 건축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축가로, 타임지 선정, 20세기를 빛낸 100인 중 유일한 건축가인 르코르뷔제의 미공개작 140점을 포함하여 약 500여 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입니다.
르 코르뷔지에가 건축을 하게 된 어린 시절의 작품부터 말년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이 모두 공개되며, 기록사진, 유화, 드로잉, 도면 그리고 그가 실제로 사용했던 유품을 전부 볼 소중한 기회입니다.
  • 르 코르뷔지에와 피에르 잔느레(1896∼1967)와의 협업으로 설계한 인도 찬디가르의 국회의사당. 습하고 더운 인도의 기후를 고려해 건물 및 가구가 통풍이 잘 되도록 지어져 있다

  • 르코르뷔지에 설계로 1955년 프랑스 롱샹마을에 세워진 롱샹성당

  • 건축으로 서민들의 삶과 행복을 구하고자 르 코르뷔지에는 대규모 공동주택을 만들었다.


마지막 화를 마치며…

벌써 2016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2017년을 맞이하기에 앞서 각기 다른 생각과 다짐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는 흔하지 않은 책들을 만나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거장의 사념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흔하지 않은 2016년이 될 것 같으니까요. 그동안 제 칼럼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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