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대한민국을 빛낸 드라마 작가들의 이야기 - AMORE STORIES
#강승민 님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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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대한민국을 빛낸 드라마 작가들의 이야기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 보는 K-culture

제6화. 대한민국을 빛낸 드라마 작가들의 이야기

칼럼니스트
AMOREPACIFIC 인사팀 강승민 님
  • "피고름으로 쓴 대본,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한다" / 자료 출처 :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홈페이지

한류가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2000년대 말 프로뎍션과 투자배급이 일원화되어 해외 진출에 용이한 인프라를 마련했었던 점, 홍콩과 일본의 영화문화 산업이 몰락하며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얻었던 점, 이와 함께 배용준, 장근석, 동방신기 등과 같은 스타들의 현지화 전략이 성공했었다는 점 등 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류 산업을 성숙기로 이끌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안정적인 질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스타의 반짝 인기와 몇몇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를 통해서는 지속적인 현지 수요와 인기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와 방송사, 매니지먼트 회사 등이 서로의 이익과 목적을 콘텐츠에 반영하여 실패한 사례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는 90년대 말 위기가 찾아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과 함께 제작사 단위로 영화산업을 재편했고, 배우와 작가, 감독 조합을 활성화하여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최근 한류산업의 핵심역량은 결국 '콘텐츠의 질', "STORY"에 있다는 의식이 형성되며 프로듀서와 연출자, 특히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가들의 고유 역량을 보호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는 원천은 결국 "잘 만든 이야기", "누구나 공감하고 통할 수 있는 스토리"라는 점에서 드라마를 창작하는 작가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여 이번 시간에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드라마 작가들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콘텐츠 산업에서 창작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아이돌 스타만큼 팬층이 두터운 송지나, 노희경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한국 드라마 콘텐츠를 견인하는 드라마 작가들!

  • <파랑새는 있다>, <옥이 이모>, <한지붕세가족>, <서울의 달>을 쓴 김운경 작가의 복귀작, <유나의 거리> / 자료 출처 : JTBC 홈페이지

드라마 작가에 대한 네임벨류는 90년대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며 이제는 장인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김수현 작가를 비롯하여 <전원일기>, <그대 그리고 나>의 김정수 작가, 최근 <유나의 일기>를 통해 복귀한 <서울의 달>, <옥이이모>의 김운경 작가 등은 90년대를 대표하는 인기 작가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드라마 제작 편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작가들도 많아졌습니다. 국내에서의 인기를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가며 연속 히트를 기록하는 일이 빈번해졌는데요. <환상의 커플>, <최고의 사랑>등을 집필한 홍 자매(홍정은, 홍미란)는 <미남이시네요>를 통해서도 일본과 대만에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는 이후 자신의 작품인 <선덕여왕>, <서동요> 등이 연이어 중국에서 히트를 기록하면서 최근에는 <대장금>의 속편 제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으로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지은 작가는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는 작가로 거듭났고, 최근 <킬미힐미>를 집필하고 있는 진수완 작가는 <해를 품은 달>의 성공을 기반으로 전작인 <경성 스캔들>까지 뒤늦게 중국에 방영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외주 제작이 보편화되면서 이들 작가들은 이제 전문 제작사와 계약을 하며 배우만큼 높은 개런티를 보장받고 집필에 있어서 자신만의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희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된 원고료를 받지 못하거나, 투자자의 입김에 의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헐값에 파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각개전투로 생존하기 위한 현실은 개연성 없는 "막장" 드라마를 양산하게 했으며 드라마 콘텐츠의 퀄리티를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작가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달라지는 지금, 콘텐츠의 본질은 "팔리는 것의 과장"이 아닌 "수준 높은 창작자의 육성"이라는 공감대가 더욱 필요한 시점 입니다.

2 두터운 팬층을 가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스타 작가들

스타 작가들은 고유의 문체와 스토리로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년 넘는 시간 동안 환경의 변화와 부침을 견뎌내며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작가들이 있었으니, 바로 송지나 작가노희경 작가입니다.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팬클럽을 보유하며 데뷔 이후 20년넘게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을 매번 생산해내고 있는 그녀들은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독창적인 이야기로 탄탄한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의 드라마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_ 송지나 작가

  • '귀가시계'라고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송지나 작가의 <모래시계>, 극 중 고현정이 경찰의 수배를 벗어나 머물렀던 정동진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 자료 출처 : SBS홈페이지

PD수첩으로 작가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던 송지나 작가는 MBC에서 <서울 시나위>와 같이 사회적 성격이 강한 드라마를 제작하다가 일제 시대부터 6.25까지의근현대사를 다룬 <여명의 눈동자>로 일약 스타 작가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당시까지는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일제 위안부 문제와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던 전후 시대를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때 함께 일한 故김종학 PD와는 <모래시계>, <백야 3.98>, <태왕사신기>등을 함께 작업하며 드라마 동반자로 일하게 됩니다.

뒤이어 선보인 80년대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세 남녀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 <모래시계>는 서울방송 개국 드라마로서 역대 시청률 2위를 차지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 "귀가시간"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방영 때 마다 시청률 신기록을 갈아엎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죠. 근현대사의 모든 질곡을 거친 태수(최민수)라는 인물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한국인의 모습을 조명한 이 드라마는 당시 공중파에서는 처음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뤄 전국민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대체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겪은 남성의 이야기가 근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역사 안에서 침전하는 인물을 다루는 작품들(모래시계, 머나먼 쏭바강, 여명의 눈동자 등)이 한 켠을 차지한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생활인으로서의 한국 남성을 다룬 소소한 드라마(달팽이, 로즈마리, 남자 이야기 등)들도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송지나 작가의 관심은 "청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색다른 매력을 지닌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을 통해 "카이스트"를 대중에게 소개한 드라마 <카이스트>는 송지나 커리어의 새로운 변곡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왓츠업>과 같은 드라마 또한 <카이스트>의 연장선이라고 보여집니다.

송지나 작가는 역사물을 다루는 데 있어서도, 그것이 청춘이든, 남성이든, 굴곡진 인간의 "주름"을 응시할 줄 아는 작가입니다. 최근 방영 중인 <힐러> 또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태왕사신기>, <신의>와 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드라마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괜찮아, 사랑이면 다 괜찮아'_ 노희경 작가

김수현, 송지나 작가보다는 뒤늦게 데뷔했지만, 데뷔 후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노희경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노희경 작가는 일간지와의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행주 털어 잠시 쉬어가면서, 한숨을 내뱉고 또 넋두리를 하며 그렇게 삶의 피곤을 잠시 풀게 할 수 있는 드라마를 쓰고 싶습니다".

MBC 단막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정식 데뷔한 노희경 작가는 위의 그녀의 말처럼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다룬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써왔습니다. 술집 작부와 삼류 건달간의 사랑을 통해 팍팍했지만 정겨웠던 70년대를 다룬 <내가 사는 이유>, 서울 달동네 변두리에서 하루 벌어 하루 겨우 살아가는 네 남녀의 안타까운 삶을 다룬 <바보 같은 사랑>등은 그녀의 작품을 논하며 빼놓을 수 없는 명작들입니다.
  • 정신병리학적 결함을 가진 남자주인공을 다룬 노희경 작가의 최근작 <괜찮아, 사랑이야> / 자료 출처 : SBS 홈페이지

노희경 작가는 현대적이고 모던한 러브 스토리를 잘 쓰는 편입니다.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린<거짓말>은 유부남을 사랑하게 된 회사 선배(배종옥)과 남 후배(이성재), 그리고 그의 부인(유호정)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흔하디 흔한 불륜 드라마가 아닌 전인적인 관점에서 사랑과 인생을 통찰하며 비평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주옥 같은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노희경 표 대사", "노희경 표 여성 캐릭터"라는 분석 Tool을 만들며 그녀만의 인장을 대본에 새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은 노희경 식 러브스토리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주인공들의 사랑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가족과 직업, 생계와 권태가 모두 집약되어 있습니다.

물론 노희경의 모든 작품이 다 우수하지는 않습니다. 지그재그 식으로 걸작과 범작을 생산해내는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언제나 2% 모자랍니다. <고독>, <빨강 사탕> 등의 작품은 "정말 노희경 드라마가 맞아?"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완성도의 면에서 수준 이하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기 복제의 패턴을 답습하지 않고 매 작품마다 새로움을 반영하여 시청자와 교감하려는 그녀의 자세는 앞으로의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끔 합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화려한 시절>등 그녀의 드라마가 이미 해외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움과 동시에 그녀만의 스타일이 잘 녹아내는 드라마를 통해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스타 작가로서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들과 송지나, 노희경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는 그 자체로 상품인 동시에 창작자가 개입된 문화예술이기도 합니다. 한류의 한 단면만으로 산업을 무리하게 바라보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이들의 모습과 행태를 잘 파악하여 성숙된 산업으로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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