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新매장 철학을 보여주는, 교보문고 - AMORE STORIES
#곽윤주 님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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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新매장 철학을 보여주는, 교보문고

Columnist
4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Innovative 글로벌 기업 스토리

제6화. 新매장 철학을 보여주는, 교보문고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그룹 경영진단2팀 곽윤주 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이상은 꼭 가보지 않았을까 하는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교보문고입니다.

교보문고는 우리나라 서점업 1위 기업으로, 근본적으로는 서적을 매개로 하는 유통업인데요. 다른 서점 업체들이 교보문고의 행태를 따라 해왔을 만큼, 교보문고는 국내 서점업에서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Wave 시대에 접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은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인쇄업, 그리고 그를 유통하는 서점업입니다. 또한 '일주일에 책 1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허다하다'라는 기사가 여러 차례 실릴 만큼,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사회적 현상도 서점업에게는 치명적입니다.

# 서점에 사람들이 오지 않아요!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온라인, B2B 등의 채널로 서적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서점, 오프라인 채널입니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바로 이 서점 채널에서 나오고 있고, 그만큼 교보문고에게 오프라인 매장은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점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읽는 사람들마저 온라인으로 손 쉽게 책을 사고 있습니다. 교보문고의 입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보문고는 서점이 있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어떤 면에서 서점이 변화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교보문고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점이 어떠한 공간이기를 바라는지, 현재 서점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이 무엇인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고객들은 서점에서도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고, '책 읽을 때 눈치주지 말기'와 같은 구체적인 불만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또 고객들이 오프라인 채널에서 반드시 구매하는 서적 유형을 분석했습니다. 온라인, 모바일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서적, 전공서적과 같이 오프라인에서 꾸준하게 구매가 일어나는 카테고리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이에게 책을 사고 읽는 경험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즉, 대세 채널이 있을지라도, 오프라인 매장은 분명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보문고는 매장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로 합니다. 과거에는 '없는 책이 없는 서점'을 꿈꿨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서점이라는 공간에 찾아오도록 '가고 싶은 서점', '머무르고 싶은 서점'을 지향하게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교보문고는 서점의 곳곳에 의자와 화분을 놓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줄어드는 공간만큼 보유 서적을 줄이되, 책 종류의 다양성은 유지하였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어느 순간부터 교보문고 유아용 서적 코너에서 단행본은 여전히 많지만, 전집 시리즈는 찾기가 힘들어졌죠. 매장을 바꾸고 나니 교보문고의 고객만족도가 올라가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 2006년 교보문고 광화문점 안내도

  •       현재 교보문고 광화문점 안내도


실제로 교보문고의 과거와 현재 안내도를 비교해보면, 매장 내부에 '라운지', '갤러리', 'Flower&Tea' 등과 같은 非도서 공간이 생겨났지만 서적 유형은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위한 결과물

교보문고의 본격적인 공간 혁신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광화문에 있습니다. 교보문고 광화문 지점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대형 나무 테이블인데요. 100명이 동시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테이블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자랑거리입니다. 하지만 이 테이블을 처음 설치하려고 했을 때, 공간 배치를 둘러싼 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100명이나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큰 테이블을 매장에 놓으면, 그만큼 서적을 배치할 공간이 또 다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책이 최대한 덜 빠지도록 배치할 것인지를 두고, 교보문고에서 1년이란 시간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도 그들의 원칙은 '책의 종류는 다양하되, 각 종류별 보유 수량을 줄이기'이었고, 결과적으로 서적 종류와 수는 거의 유지를 시키면서 별도의 테이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교보문구 광화문점 100인 독서 테이블

여기에 이어 교보문고는 줄어든 서적의 수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바로드림' 서비스입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바로드림' 서비스를 통해 서적을 구매하면 서점 내 '바로드림' 카운터에서 책을 바로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드림' 서비스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찾는 책의 재고가 서점에 있는지 없는지 인터넷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서비스입니다. '바로드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구매할 책의 재고를 확인함과 동시에 서점에서 책을 찾을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서점 입장에서는 서점에 비치해 두지 않은 책일지라도, 고객이 서점이라는 공간을 거쳐서 책을 가져가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또한 고객 개개인에게 책을 배송하는 대신, 서점에 한 번에 배송을 하기 때문에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보문고는 사람들이 서점이라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즐기고 머무를 수 있는 장치들을 활용하였습니다. 우선 저자와의 강연, 저자 사인회의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서점에 그러한 공간(배움)을 제공했습니다. 서적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상시 운영하는 기획전(프로모션존)도 있습니다. 일부 서점에는 예술 컨텐츠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교보아트스페이스)도 있습니다. 이제는 교보문고를 방문한 사람들이 책과 관련된 다른 컨텐츠들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머무르고 싶은 공간'에 대한 결과물로, 서점 내 곳곳에 서서 책을 읽던 사람들이 이제는 벤치에, 테이블에 앉아서 읽기 시작했다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공간 변화에 대한 비슷한 사례로 할리스커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커피숍에 방문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매장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카공족은 커피숍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 출처 : 한국경제 2016년 10월 20일자

기사의 요지는 커피전문점 기피 대상이었던 카공족들이 오히려 한 자리에 머물면서 커피는 물론 식사 대용 메뉴까지 주문하기 때문에, 1인당 주문금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할리스커피는 고객들이 커피 매장에서 하고 싶어하는 행위의 공간을 제공하고, 그 덕분에 할리스커피와 커피전문점을 찾은 고객이 모두 윈윈을 하고 있습니다.

# 그들에게 남겨진 과제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지만, 다른 사업부는 아직 눈에 띌만한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온라인 채널에 있어 교보문고는 후발의 위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디지털 채널 매출로만 보면, YES24, 알라딘에 이어 교보문고는 3위 업체에 머물러 있습니다. 교보문고라는 명성에 비하면 좋은 실적은 아닙니다. 그래서 교보문고에서는 최대한 고객 편의성 중심으로 디지털 매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매장을 활성화시키고자 온라인, 모바일 UI, UX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었고, 새로운 서비스도 계속 출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고서적 매매도 시작했습니다. 비록 온라인 채널에서는 덜 주목 받고 있지만, 오프라인 채널에서 보여온 탈바꿈의 행보를 생각해보면 온라인에서의 변화도 지켜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지막 화를 마치며…

교보문고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파도를 넘나 들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 나름 성공적이라 평가 받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의 혁신입니다. 매장이라는 공간에 담긴 철학을 새롭게 세우고, 그 철학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빠르지 않을지언정 모든 면의 변태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보문고가 보여준 모습은 우리 회사에도 전달하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총 6편의 칼럼을 작성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산업계의 이야기를 실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각 기업들이 처한 도전적 상황을 어떤 이유와 방법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진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 스스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업 내에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부족하나마 그러한 행위를 했다라고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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