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타오족'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한때 한국 백화점들이 중국 여행객 요우커족을 큰손으로 모셨다면, 이제는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해외직구를 즐기는'하이타오(海淘)족'이 또 다른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직구쇼핑(CBE: Cross-Boarder Ecommerce)이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요즘,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직구 Shopper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e-커머스 인프라와 온라인 결제시스템이 갖추어진 국가에서는 어디서나 해외직구 쇼핑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선진국 쇼핑몰들이 거대한 직구마켓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중국과 같은 신흥국도 직구 고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Paypal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직구족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 1위는 패션, 2위가 헬스& 뷰티 제품입니다. 이커머스 채널과 뷰티제품의 찰떡궁합,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직구시장에서 중국인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현재 글로벌 직구족의 약 40%는 미국인들이고, 30% 가량이 중국 쇼퍼들입니다. 현재 약 18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하이타오족은 2018년 글로벌 전체 5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타오족이 가장 선호하는 직구쇼핑 목적지는 미국, 홍콩, 일본, 영국, 호주로 선진국 소비재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강합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 드렸듯이 중국에 보편화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발달된 이커머스 인프라가 하이타오족의 부상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3대 IT회사 BAT(Baidu, Alibaba, Tencent)중 하나인 알리바바는 이러한 해외직구 트렌드를 일찍이 감지해, 양방향 직구수요를 잡기 위해 T-mall Global (중국->해외)과 AliExpress (해외->중국) 플랫폼을 런칭했습니다.

T-mall Global 플랫폼은 중국 현지에 비즈니스나 법인이 없는 해외 제조사들도 직접 중국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의 직구 이커머스입니다. 중국 고객들은 현지 브랜드 사이트(Gap.com)에서 직접 구매를 할 수 있지만, 중국어와 결제시스템/배송 서비스가 탁월한 T-mall Global을 통해 좀 더 손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AliExpress는 반대로 해외 쇼퍼들이 중국 현지 제품을 직구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최근 중국향 직구쇼핑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네이버로 하이타오족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뉴스들이 나옵니다.

중국 최대 소비자층` 하이타오족, 시장규모 1400억위안 돌파 전망
中하이타오족 큰손 잡자"…한국 유통업체 27조 노린다
하이타오족이란? 지난해 13조 넘게 쓴 中 최대 소비층

그만큼 한국에서도 하이타오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1번가, G마켓, 롯데닷컴과 같은 국내 업체들도 중문판 이커머스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하고, 중국 유명 현지 포털/미디어인 Baidu, Weibo에 광고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고객들은 이제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한국 화장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송/결제는 더 이상 쇼핑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며, 온라인 검색 하나로 어떤 제품이 현재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지, 쉽고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요우커족이 명동, 면세점을 휩쓸고 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올해부터는 하이타오족의 열풍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