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손님 초대 요리 - AMORE STORIES
#강유선 님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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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손님 초대 요리

칼럼니스트강유선 님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


 이번 화 그리고 6화에서는 손님 초대 요리를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밖에서 외식을 하기보다는 주변 친지들을 불러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여러 번 집에 손님을 초대하면서 제가 깨달은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만들었을 때 풍성하고 화려해 보일 것, 둘째는 만드는 사람이 너무 수고롭지 않을 것 입니다.

 시각적으로 풍성해 보이면 모임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화젯거리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요리를 준비하는 사람이 모임 당일에 요리하느라 너무 분주하면 주변 사람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준비하는 사람도 요리하기 바빠 모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번에 소개하는 요리는 미리 준비만 해두면 조리할 때 계속 옆에 붙어 있지 않아도 됩니다. 행사가 많은 가을, 집 안을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로 만들어보세요.

오코노미야키

 오코노미야키는 뜻을 해석하면 '좋아하는 것들을 넣어서 굽는 요리'라고 합니다. 뜻 그대로, 양배추 반죽에 좋아하는 재료들을 넣으면 됩니다. 저는 대패 삼겹살(혹은 차돌박이)과 새우, 오징어 넣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지리멸치'라고 하는 잔 멸치나 베이컨을 넣어도 좋고요. 옥수수와 새우 조합도 잘 어울립니다.

 반죽도 쉽고 굽는 것도 아주 간단하지만, 중간에 한 번 뒤집는 과정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보통 식당에서는 커다란 철판에 오코노미야키를 굽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익었을 때, 커다란 뒤집개 두 개를 양쪽으로 넣어 뒤집습니다. 그러나 집에는 철판이 없을 수도 있고 뒤집개 두 개가 없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지름 20cm 정도 되는 작은 프라이팬을 이용하는 게 더 편리합니다. 뒤집을 때는 뒤집개 없이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서 프라이팬을 앞으로 힘껏 밀어서 뒤집어주세요. 뒤집개 없이 뒤집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자신감입니다. 반죽이 완전히 뒤집어져야 하니 자신감 있게 힘껏 프라이팬을 밀어서 뒤집어주세요.

 그러나 혹시 뒤집다가 반죽이 조금 부서지거나 깨져도 괜찮습니다. 아직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남아 있습니다. 다 익힌 오코노미야키를 접시에 담고 위에 소스를 발라주면 잘 보이지 않지요. 여기에 가쓰오부시까지 올리면 듬성듬성 부스러진 건 보이지 않습니다. 맛으로는 실패할 수 없는 요리이니, 오코노미야키를 좋아한다면 꼭 도전해보세요. 야채는 미리 썰어서 준비하고, 모든 재료는 조리 직전에 섞으세요.

* 재료 (2장 분량) :

· 양배추 400g
· 달걀 2개
· 감자 전분 3T
· 대패 삼겹살 1C
· 냉동 새우 1C
· 잘게 썬 오징어 1/2C
· 가쓰오부시 한 줌
· 오코노미야키 소스 혹은 우스터소스 2T + 돈까스 소스 2T + 마요네즈 1T
· 미림1T, 간장 1T

1. 돼지고기는 미리 미림과 간장을 넣고 양념해놓으셔도 좋습니다.

2. 양배추는 채칼로 썰어주세요. 채칼로 썬 다음 찬물에 담갔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빼주세요.

3. 감자 전분에 달걀을 넣고 섞어주세요.

4. 3에 준비한 양배추, 고기와 새우, 오징어를 모두 넣고 숟가락으로 섞어주세요.

5. 기름을 한 큰술 두르고 여기에 반죽의 절반을 부어주세요.

6. 7~8분 시간이 지나고 양배추 반죽에서 김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프라이팬을 잡고 살짝 흔들어보세요. 반죽이 풀리지 않고 한 덩어리로 잘 움직이면 그때 뒤집어주세요.

7. 다 익었으면 그릇에 담아주세요. 바로 그릇에 담을 때 오코노미야키가 부스러질까 걱정되면 프라이팬 지름보다 큰 접시로 팬을 덮고 그대로 뒤집으면 됩니다. 그다음 미리 준비한 소스를 듬뿍 발라주세요. 마요네즈는 따로 올려준 다음 실리콘 브러시나 숟가락으로 둥글게 섞어주면 마블링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가쓰오부시를 올리면 완성입니다.

8. 나눠 먹을 때는 케이크 서버(cake server)로 서빙하면 지저분하게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떠먹을 수 있습니다.

규타타키(牛タタキ)

 한국 요리 '로스 편채'와 비슷하지만 공임은 훨씬 덜 드는 요리입니다.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손님 초대 요리로 로스 편채를 자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집에서 둘째 아이의 백일잔치 때, 손님 초대 음식을 고민하다 로스 편채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준비하는 음식이 여러 가지이다 보니 로스 편채보다 더 쉽게 할 수 있는 규타타키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손님을 초대할 때 상차림은 애피타이저나 샐러드류, 메인이 될 만한 고기나 생선 요리, 밥이나 국수 같은 탄수화물류, 그리고 디저트류로 구성하게 됩니다. 특히나 어른을 모실 때는 고기 요리 한 가지는 꼭 넣게 되지요. 고기 요리는 대부분 미리 구워두면 육즙이 빠지고 너무 식어서 맛이 떨어지는데, 규타타키는 차게 내는 음식이라 미리 준비해두어도 괜찮고, 생고기가 아니라 핏물이 나오지 않아 좋습니다. 게다가 맛은 제가 장담하니, 손님 초대할 일이 있을 때 꼭 도전해보세요.

 규타타키를 맛있게 만드는 비결은, 고기 겉면을 구워 캐러멜라이즈해 마이야르 반응을 끌어내는 것과 냉장고에서 숙성 과정을 거쳐 육즙이 고르게 퍼지는 것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만 충실히 지키면 정말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고기는 안심이나 홍두깨살도 되지만, 저는 고기의 향과 씹는 맛이 적당히 살아 있는 등심이 좋아서 늘 채끝 등심으로 만듭니다.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면 안심을, 기름기 없이 담백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홍두깨나 꾸릿살로 하셔도 무방합니다. 어떤 분위를 선택하더라도 기름이 너무 많은 부위는 피하세요. 익지 않은 기름은 맛이 좋지 않거든요.

* 재료 (4~6명 분량) :

· 쇠고기 채끝 등심 600g
· 함께 싸 먹을 야채들(취향껏)
- 시소
- 오이(채 썬 다음, 소금 뿌려서 15분 정도 두었다 물기를 짜서 준비)
- 양파(반으로 자른 후 채 썬 다음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빼서 준비)
- 깻잎(잎 세로 방향으로 썰어서 준비)
- 레몬(웨지 모양으로 8등분해서 준비)
- 라임(4등분해서 준비)
- 고추냉이
- 고추냉이 폰즈 / 유자 폰즈(시판 소스)

1. 고기는 모양이 균일한 덩어리로 준비해주세요. 저처럼 등심으로 한다면, 정육점에 최대한 기름 덩어리나 '떡심'이라고 부르는 인대가 없는 부분으로 준비해달라고 하세요.

2. 저는 미리 전화로 부탁하고 고기를 찾아왔는데, 의사소통이 잘못되어서 떡심이 있는 부분으로 받았어요. 이럴 경우 집에서 작업을 좀 해야 합니다. 기름기나 떡심이 있는 부분은 도려내고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도록 모양을 예쁘게 다듬어주세요.

3. 준비한 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주세요. 양념하듯 조금 뿌리지 마시고 고기 전체를 소금으로 마사지하듯 충분히 뿌려주세요. 나중에 고기 구울 때, 고기에 스며든 소금이 고기를 건조하게 만들어 겉면이 바삭한 질감이 되도록 해줍니다. 소금은 덩어리 없는 고운소금을 사용하세요.

4. 사면에 골고루 뿌린 다음 잘 스며들도록 손으로 문질러주세요. 그리고 실온과 같아지도록 최소 30분 정도 실내에 두세요.

5.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강불로 가열해주세요. 기름에서 잔물결이 생길 때쯤 불을 조금 줄이고, 고기를 올려서 한 면당 30초씩 굽습니다. 총 여섯 면 모두 구워주세요.

6. 모든 면이 다 익으면 뚜껑을 덮고 3분간 익혀줍니다. 고기에서 계속 수분이 나오므로 약간 찌듯이 익습니다. 고기의 겉면보다 조금 더 깊숙한 곳까지 연한 분홍색으로 익히는 과정입니다.

7. 불에서 내려 2~3분 잠시 그대로 두고 한 김 식혀주세요. 이때 안에 있는 육즙이 수분이 없어진 겉면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을 거치면서 고기 전체로 육즙이 퍼집니다. 이 과정을 레스팅이라고 합니다.

8. 레스팅을 거친 고기는 포일로 꼼꼼하게 쌉니다. 이걸 다시 지퍼락에 넣은 다음 냉장 칸에서 이틀을 둡니다. 당일 먹기 4시간 전에 냉동 칸으로 옮겨 살짝 얼려주세요. 그래야 고기에 힘이 생겨 얇고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예쁘게 썰 수 있습니다.

9. 칼을 예리하게 갈아서 얇게 썰어주세요.

10. 야채와 함께 쌈으로 싸 먹어야 하니 2~3mm 두께로 최대한 얇게 썰어주세요.

11. 한 근을 전부 썰었더니 이만큼 되었습니다. 고기 속의 기름과 본연의 향은 차가우면 느끼기 어렵습니다. 실온으로 회복되도록 30분 정도 그대로 두세요. 썬 면이 공기와 접촉하면 점점 선명한 빨간색이 됩니다.

12. 이제 예쁘게 장식하면 됩니다. 고기를 그냥 담는 것보다 하나씩 야채를 넣어 말거나, 고기를 반으로 접어 플레이팅하면 고기를 썰면서 실수한 것들도 만회됩니다. 저는 더욱 풍성해 보이도록 고기 한 줄, 야채 한 줄씩 번갈아가면서 담았습니다. 레몬과 라임도 뿌려 먹을 수 있도록 중간에 같이 놓아주고요. 이렇게 준비해서 랩을 씌워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바로 내면 됩니다. 곁들이는 소스는 폰즈 소스를 만들어도 되지만, 저는 온라인 몰인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카메야 와사비 간장 드레싱'이 잘 어울려서 그걸 사서 쓰고 있습니다. 시소나 라임같이 구하기 어려운 채소들도 마켓컬리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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