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는 막 운동을 끝낸 운동 선수와 같이 가볍게 상기되고 윤기가 나며 건강한 느낌을 주는 페이스 메이크업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한 메이크업이 동반되는 체조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같은 일부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거의 맨 얼굴에 가까운 모습으로 TV 화면에 등장하는데요. 이런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젊은층 사이에서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글로시한 느낌의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를 추가해 얼굴에 생기를 부여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가미하는데 이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가 바로 밝고 풍부한 레드 컬러입니다.

경극 배우의 극도로 화려한 분장은 관객이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않게 합니다. 마치 경극 분장과 같이 화려하고 정교한 풀 메이크업은 중국 연예인이나 여배우가 화보 촬영 시 선호하는 메이크업인데요. 화려한 세트 연출과 신상 디자인의 패션, 다양한 소품 속에서 흰 피부, 풍성하고 짙은 속눈썹과 아이 메이크업, 그리고 선명한 빨간 입술의 여배우는 보다 화려하고 당당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대만의 대다수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받아 맑고 투명하며 결점 없는 피부 표현을 선호하는 반면, 아이 메이크업은 일본 스타일로 정교하고 진하게 연출하는 편입니다. 특히 일본 메이크업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길고 풍성하며 드라마틱한 속눈썹 연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추어 대만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성능 좋은 마스카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에 그치지 않고 인조 속눈썹이나 메이크업 시간을 확 단축시켜주는 속눈썹 연장술에도 관여도가 높아졌는데요. 이 때문에 대만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은 여성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화 권 여성들은 그들의 얼굴에 어울리는 간결하고 화사한 표현에 중심을 두는 반면, 말레이시아계 여성들은 따스한 느낌의 피부 톤을 살린 음영 메이크업에 중점을, 인도계 여성들은 보다 화려하고 풍성한 색채 사용에 중점을 두고 메이크업을 한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메이크업에 영향을 주는 트렌드 역시 중화권 여성은 한국 드라마, 인도 여성은 발리우드 영화와 같이 상이했으며, 매장에서 제품을 테스트 하거나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요구사항 역시 인종별로 각기 다르다는 점에서 다채로움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지금 유행하는 메이크업이 다음 달이 되면 바뀌어 있다고 할 정도로 급변하는 환경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공부할 점이 많은 나라들인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그 어느 국가보다도 화이트닝에 대한 열망이 강한 나라라고 합니다.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킨케어 제품도 화이트닝 기능이 있는 제품일 뿐 아니라 메이크업도 기존 피부 색보다 밝은 제품을 사용해 하얗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본래의 피부 색과 관계없이, 목과 얼굴의 피부 색이 달라져도 11호와 13호 비비쿠션이 가장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이트닝에 대한 강한 열망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가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헬멧과 바람막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만큼 화장이 지워지거나 뭉개질 확률이 높아 복잡한 화장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간편하지만 완벽한 피부 표현이 가능한 쿠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출근 전에 쿠션을 바른 뒤 화사한 립스틱을 바르는 것으로 화장을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내추럴한 메이크업 보다는 강한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과 강렬한 립 메이크업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희 팀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뷰티 클래스나 워크샵을 진행할 때에도 다른 나라는 몰라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분명하고 진하게 연출하는 화장에 대해 강의를 준비하기도 하는데요.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특히 풍성한 속눈썹을 더 돋보이게 해 줄 마스카라 연출과 다단계로 그라데이션 한 아이섀도우 표현법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태국은 메이크업, 헤어, 네일아트 등 미용 산업이 다양하게 발달된 국가입니다. 더운 날씨가 연중 내내 이어지기 때문에 땀이나 유분에 화장이 지워지지 않도록 페이스 메이크업을 다소 두껍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파우더 사용량이 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쿠션 제품의 경우 '거의 쿠션으로 얼굴을 마사지하듯' 연출할 정도라고 하니 꼼꼼하고 오래 가는 페이스 메이크업에 대한 니즈가 강한 것 같습니다.

두꺼운 페이스 메이크업 외에도 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오렌지나 레드, 강한 핑크 계열의 블러셔 연출인데요. 오후까지 블러셔 컬러가 온전히 남아있도록 광대뼈 전체에 매우 진하고 넓게 블러셔를 바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밤까지 이어지는 파티 문화가 발달한 태국에서는 여성들의 낮과 밤 화장법이 현저히 다른데요, 출근시간과 낮 시간에는 블러셔와 립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메이크업을 했다가 저녁이 되면 눈매를 진하게 강조한 메이크업으로 180도 달라집니다. 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을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국가의 유행 메이크업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세계의 메이크업 트렌드와 고객 별 특징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또한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각 국가를 방문했을 때 '정말 이렇구나~' 또는 '아 이제 이렇게 트렌드가 바뀌었구나~'라고 피부로 체감하며 재미를 느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