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그것이 알고 싶다 – 인도 기본편 II - AMORE STORIES
#이종상 님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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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것이 알고 싶다 - 인도 기본편 II

칼럼니스트이종상 님
이니스프리 인도법인


 나마스테! 안녕하세요. 이니스프리 인도 법인의 이종상입니다. 올해 한국은 참 더웠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날들은 인도보다 온도가 높은 날들도 있었는데요. 인도에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기이한 여름이었습니다. 이번 화는 1화에 이어 인도에 없어서는 안 될 3가지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Bollywood!

 미국에 '할리우드(Hollywood)'가 있다면 인도에는 '볼리우드(Bollywood)'가 있습니다. 2000년 초반부터 조금씩 볼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카페도 생기고 일반 영화관에서 개봉도 했지요. 이렇듯 볼리우드 영화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톱 10 영화배우 리스트에 인도 볼리우드 배우가 3명이나 들어 있을 만큼 압도적인 내수 점유율을 배경으로 세계 시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남자배우 출연료 순위 톱 10에서도 8~10위는 인도 배우입니다. 샤루크 칸(409억), 살만 칸 (398억), 악샤이 쿠마르(382억)인데요. 그중 1등을 차지한 샤루크 칸은 인도를 넘어 서남아시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로 연기 경력 3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 [볼리우드 최고 스타 Shahrukh Khan_ 출처 : The Financial Express]

 볼리우드는 봄베이(Bombay, 1995년부터 뭄바이로 명칭 변경)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로 인도 영화 산업을 통칭하는 말로 쓰입니다. 초기에는 인도 내부적으로도 단순히 할리우드를 본떴다는 이유로 이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 전통과 역사가 깊숙이 자리 잡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연간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나라입니다. 한 해 약 2,000편의 영화를 만드는데, 이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영화의 2.5배, 중국의 3배나 되는 숫자입니다. 이 중 볼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영화 수는 360편 (2017년)으로, 인도 전체 영화 수익의 43%나 됩니다. 그 외 타밀 영화가 36%(남인도 타밀나두 제작), 나머지 21%의 수익은 지역별로 제작되는 영화 제작사에서 차지하고 있습니다.
  • [볼리우드 영화 중 춤 장면 _ 출처 : ExpertsColumn (좌), BuzzFeed (우)]

 인도 영화의 정체성은 노래와 춤 그리고 로맨틱한 스토리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어색함의 연속이지만 인도에서는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영화로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독특한 구성의 발리우드 영화에 대한 내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수요가, 연간 2,00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인도 국민들의 영화 사랑은, 연간 흥행 순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톱 10 순위는 인도 영화가 항상 줄을 서고 있습니다. 참고로 할리우드 영화 점유율은 5%밖에 되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인도 제작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인도 언어로 영화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적어 상영 기간이나 상영관이 적고 비인기 시간을 주로 배정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2018년 상반기 톱 10 흥행작 중 5편이 할리우드 영화임을 떠올려보면 인도 국민들의 인도 영화 사랑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라지니칸트(Rajinikanth) _ 출처 : IMbd]

 남인도 타밀나두(Tamil Nadu) 주의 첸나이라는 도시에는 탈리우드(Tollywood)라는 자체 영화 산업이 발달했는데요. 발리우드 다음으로 인도 영화 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큰 곳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영화를 너무나도 사랑해, 지역 정부에서 영화관 티켓 값을 단일화해, 단 2,000원(INR 120)이면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균 영화 티켓 가격인 INR 200보다 약 40% 낮은 가격)

 특히 첸나이 출신의 라지니칸트(Rajinikanth)는 한때 재키 찬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출연료를 많이 받는 배우로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습니다. 이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연일 매진 행진이었고, 고위급 인사들이 몰 관계자들에게 개봉일 표를 구해달라는 연락을 하도 많이 해 휴대전화를 꺼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1975년 처음 데뷔한 그는 현재 정계에 진출해 타밀나두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인도 영화 산업은 제작 수로는 1등이나 산업 규모는 미국의 5분의 1 수준인 2.5조 원 정도입니다. 영화 관람객 수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지만, 영화 티켓 가격이 저렴해 규모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또한 90% 이상이 인도 내수 시장이며, 글로벌 매출은 7%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점 국제적으로도 관람객들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제작되어 히트를 치고 있고, 내수 시장 또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어 발리우드의 국제적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숫자들과는 전혀 관계없이 인도인들의 영화 사랑이 멈추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 인도의 크리켓?

 우리나라의 국민 스포츠로 야구와 축구를 꼽는다면, 인도인들이 열광하는 스포츠는 바로 크리켓입니다. 인도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공 하나만 있으면 나무 막대기를 구해와 주문을 세우고 크리켓을 할 만큼 매우 대중적인 스포츠입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랑받는 크리켓은, 라이벌전인 파키스탄이나 세계 최강 호주와의 경기가 개최되면, 공식적인 기록으로만 2억 명이 넘게 시청하며 거리가 조용해질 정도입니다.
 인도의 크리켓 프로 리그인 인디안 프리미어 리그(IPL)에서 뛰는 선수의 연봉이 미국의 프로농구와 야구에 이어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도 크리켓 선수의 인기와 대우는 세계적 수준입니다. 관중 수 또한 세계 다른 프로 스포츠 리그에 뒤지지 않아 중계권료가 연간 1억 달러를 넘기도 합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12억 인구의 소비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적 기업들이 크리켓 리그에 스폰서로 참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삼성, 현대 LG 등도 크리켓 리그를 활용한 적극적인 기업 마케팅을 펴고 있습니다. 영연방 지역에서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축구, 럭비와 함께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지만 영국, 호주, 남아공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의 남아시아 외에는 프로 리그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야구나 축구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거나 인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메달 하나 따는 것도 버거운 스포츠 약소국인 인도에서 크리켓의 인기가 독보적인 탓에 다른 스포츠와 구기 종목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요.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인도의 강한 종목은 하키 외에 눈에 띄지 않는 것 또한 크리켓에만 쏠려 있는 인도 국민의 편향적인 관심사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크리켓 규정을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크리켓은 공과 배트를 이용해 각 11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벌이는 경기로, 경기장 중앙에는 길이 20m, 너비 3m의 피치 구역이 있습니다. 경기장 한가운데 2개의 주문(柱門_ 3개의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 만듦)이 서 있으며 한 명의 타자가 문을 지킵니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3번이 아웃이라면 크리켓에서는 투수가 던진 공이 주문을 맞히거나 그 밖의 야구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아웃을 시킵니다. 두 타자가 동시에 경기에 임하는데 타자가 공을 치고 반대편 주문에 있는 타자와 바꾸면 1점이 인정됩니다. 이 외 원형으로 두른 줄을 땅볼로 넘기면 4점, 띄워서 넘기면 6점(야구에서 홈런)으로 인정됩니다. 야구와 다르게 대회 성격별로 20 Over / 50 Over 등으로 나뉘는데, 1 Over는 공 6개를 던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50 Over 경기일 경우 팀당 300개의 공 안에서 더 많은 점수를 내는 팀이 이기는 것으로 한 선수가 300개 공 동안 아웃되지 않을 수도 있어 1명이 100~200점을 내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기에 경기는 기본 3시간 이상인데요. 인도인들에게 크리켓은 종교와도 같다는 얘기처럼 인도인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 인도 학교 과목에는 요가가 있다?

  • [International Yoga Day, 인도 대통령 궁 앞 모습 _출처 : Business World]

 요가의 나라 인도, 보다 진지하고 자기성찰의 성격이 강한 인도 요가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도인에게 요가란 정신을 이해하고 배우며 수련하는 과정입니다. 전통적으로 요가 교육은 가정에서는 박식하고, 경험이 풍부한 가족 구성원에 의해 이루어졌고, 아시람(Ashrams, 힌두교를 수양하는 곳)의 예언자에 의해 전수되어왔습니다. 요가 교육은 스스로의 존재를 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요가를 통해 선(善), 균형, 통합, 신뢰를 깨우치며 궁극적으로는 개인과 가족, 사회, 국가 나아가 인류에 도움이 되는 것을 추구합니다. 요가 경전에 따르면 요가 수련은 자아의 의식과 우주의 의식을 통합시키며 이는 곧 정신과 몸, 사람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한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요가를 하나의 전통 치료법으로 인정해 요가 트레이닝과 요가 치료를 유명 의학 기관과 병원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인도의 제안으로 2014년 12월 11일에는 193개국 멤버로 구성된 UNGA(UN 총회)에서 6월 21을 세계 요가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177개국의 합의로 승인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요가의 인기가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 6월 21일을 세계 요가의 날로 지정한 것은 이날이 인도에서 가장 해가 오래 떠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 [2018 International Yoga Day, Narendra Modi 총리 _ 출처 : Twitter(좌), IB Times India (우)]

 모디 총리의 제안으로 지정된 세계 요가의 날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는데요. 며칠 전부터 총리 본인이 직접 트위터에 홍보를 하고 직접 요가 행사에 참여하는 등 인도에서 요가의 날은 이제 꽤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약 5,000개가 넘는 곳에서 적게는 5,000명부터 많게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동시간에 요가를 하기도 했는데, 1화에서 소개드렸던 교육의 도시 코타(Kota, Rajasthan주)에서는 10만 5,000명이 참석해 지난해 기록이었던 5만 5,000명을 꺾으며 세계 기네스북에 실리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효율적인 집중력을 위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요가 시간 중 인도 학생 _ 출처 : Ayuryog]

 인도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중등교육에서 요가 과목을 정식으로 채택했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많으며 유명한 중등교육 중앙위원회(CBSE : Central Board of Secondary Education)는 1~10학년까지 교육 과정 중 요가를 이미 20년이 넘도록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왔습니다. 요가를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제어할 수 있고,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매일 1시간씩 요가 시간이 필수일 정도로 인도 교육 과정에서 요가는 이미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016년 인도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53%의 인도 기업들이 스트레스 해소, 생산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회사 내 요가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볼리우드, 크리켓 그리고 요가! 인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몇 가지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혹시라도 인도 분들을 만날 때 위의 내용을 기억하셨다가 언급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모디 총리가 UN 총회에서 세계 요가의 날(International Yoga Day) 지정을 위해 했던 연설문을 소개하며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Yoga is an invaluable gift of India's ancient tradition. It embodies unity of mind and body; thought and action; restraint and fulfillment; harmony between man and nature; a holistic approach to health and well-being. It is not about exercise but to discover the sense of oneness with yourself, the world and the nature. By changing our lifestyle and creating consciousness, it can help in well being. Let us work towards adopting an International Yoga Day.

- Narendra Modi, UN General Assemb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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