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개봉을 앞둔 임권택 감독의 신작 들여다보기 - AMORE STORIES
#강승민 님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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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개봉을 앞둔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 들여다보기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 보는 K-culture

제5화.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 들여다보기

칼럼니스트
AMOREPACIFIC 인사팀 강승민 님
작년 이맘때 촬영을 시작해 최근 후반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식 개봉일 이전에 벌써 몇몇 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작품답게 놀라운 형식미와 절재가 돋보이는 수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 올 상반기 개봉을 앞둔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 포스터 / 자료 출처: 명필름

이번 시간에는 대단히 실험적이면서 통찰력이 넘치는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을 살펴보고, 영화 속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모습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1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영화 <화장>은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회사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오상무(안성기)는 4년 넘게 암으로 투병 중인 그의 아내(김호정)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완치된 줄만 알았던 아내의 암이 다시 재발하게 되고 고된 투병을 끝으로 아내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한편 홍보 업무를 맡을 새로운 경력사원 추은주(김규리)가 오상무의 부서로 입사하게 되고 오상무는 추은주에게서 성적인 욕망을 느끼며 아내와 추은주, 늙음과 젊음이라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 경력사원으로서 첫 출근한 추은주와 그녀를 바라보는 오상무 / 자료 출처: 명필름

중년 남성의 공허함과 성적 대상에 대한 매료는 예술사에 있어서 그리 새로운 소재는 아닙니다. 근래에 박범신의 <은교>를 비롯하여 멀게는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의 죽음>과 같은 유명한 작품들이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저주와 같은 자멸과 함께 생기 넘치는 청춘의 육체를 대비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임권택은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지만 그만의 경제적인 편집과 실험적인 형식으로 오상무가 처한 상황을 섣불리 봉합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둔 채 마무리합니다.

원작 소설이 각각의 인물 시점으로 사건이 서술되던 것과는 달리, 영화 <화장>은 아내의 '죽음 이전'과 '죽음 이후'의 시간이 '현재'와 번갈아 교차되어 오상무의 윤리적 딜레마와 욕망을 매우 다층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상무의 단호한 결단을 보여주는 영화의 마지막, 결말 시퀸스에 이르게 되면 이 영화가 결국은 '두 개의 과거'와 '현재'라는 세 가지 시공간이 오상무의 육체를 갈갈이 찢어 재조합 한다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영화라는 매체만이 할 수 있는 형식적 모험을 임권택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시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듯 영화 <화장>은 서로 다른 시간들을 교차로 배열하며 다양한 대구와 비유를 보여줍니다. 오상무의 아내는 죽어가는 육신으로 대표되며 추은주는 싱싱하게 살아 널뛰는 육체를 대변합니다. 제목인 "화장" 또한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장례식에서 살과 뼈를 태우는 화장이라는 뜻과 동시에 Make-Up을 뜻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생에 대한 의지와 함께 죽음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진부하지 않게 다룬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문제작임에 분명하며 동시에 길이 회자될 수작이라고 생각됩니다.

2<화장>, 시그니처 캠프에서 촬영하다?

  • 영화 <화장>을 연출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의 모습 / 자료 출처: 명필름

영화 <화장>은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많은 부분의 장면을 아모레퍼시픽그룹 시그니처타워에서 촬영했습니다. 특히 오상무와 추은주가 일하는 오피스는 이니스프리 본사에서 촬영됐는데 14년 1월 1일 새벽에 첫 시작(크랭크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서경배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서경배님 또한 원작소설을 읽고 소설이 나온 당시(04년)의 화장품 회사 문화가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고 하며 흔쾌히 우리 회사에서의 촬영을 지원해주셨다고 합니다. (씨네21, 임권택 인터뷰 "결국 내 안의 '흥'을 찍는 거지요" 中)

추은주가 근무하는 오피스는 물론이며 임원회의를 하는 장면에서는 13층 대회의실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추은주가 생산 공장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사업장의 모습이 등장하여 AP인으로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임권택 감독은 매우 디테일하게 화장품 회사를 묘사하고 있는데, 심지어 등장인물들이 메고 다니는 사원증도 저희와 똑같은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직장에서의 업무 이야기도 우리가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업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처음 영화를 보는 이로서 매우 놀라웠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 또한 영화 속 많은 장면들에 등장하여 현실감은 물론이고 자칫 인공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의 톤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3한국적인, 가장 한국적인 것을 추구하는 거장 '임권택'

  • 한국 영화 사상 첫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 / 자료 출처: 네이버무비

임권택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으로서 102편의 영화를 만든 장인이기도 합니다. 그의 영화들은 흔히 판소리와 고전작품을 소재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늘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한국적인 전통'이라기 보단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김지미가 주연으로 나오는 <길소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산가족상봉"이라는 소재가 아니라 그 현장에 내던져진 인물의 삶이었습니다. 이문열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정윤희 주연의 <안개마을>은 결국 작은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간의 욕망을 다루며 근대화 이후 피폐해진 하층민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취화선>은 예술가의 천박한 삶을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하류인생>처럼 특정한 상황에 기어이 인물을 내던져 놓고 그 안에서 '삶을 삶처럼 살아내는' 인물들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 이문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윤희, 안성기 주연의 <안개마을> / 자료 출처: 네이버무비

2000년대 들어 임권택 감독은 고전적인 내러티브를 벗어나 과감한 형식적 실험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작품 중 영화 미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춘향뎐>은 아방가르드 한 형식적 구성 내에서 고전 판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하여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최근작 <화장>또한 젊은 감독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혁신을 보여주며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문제를 내밀하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 시간과 공간으로서의 영화, 그리고 삶을 삶처럼 살아내는 인간들, 영화 <하류인생> / 자료 출처: 네이버무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영원한 청년 영화인인 임권택, 앞으로 계속 뛰어난 영화들을 제작해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가로서 남아주었으면 합니다. 그의 끝없는 혁신과 도전 정신을 영화 <화장>을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구성원들도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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