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The World Economy in The Age of Trump - AMORE STORIES
#이승훈 님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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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The World Economy in The Age of Trump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자산관리팀 이승훈 님


# 4화를 시작하며

 기획재정부는 7월 27일 발간한 '세계 경제 동향'에서 주요 이슈 중 첫 번째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꼽았습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표방하며 통상, 행정, 환경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먼저, 통상 분야를 살펴보자면 미국은 올해 1월 TPP 탈퇴를 시작으로, 4월에는 미국의 무역 적자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대만 등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해 견제에 나섰습니다. 또한, 이번 달 NAFTA 1차 협상을 앞두고, 최근 우리 정부에 한미 FTA 개정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행정 분야에서도 지난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외국 노동자 비자 절차 강화 및 이슬람권 6개국 국민 입국 금지령'을 일부 허용함에 따라 여하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 행정 명령을 무리 없이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기관에 자국 생산품 구입 준수를 요구하고 있는 등 미국 우선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일자리 감소 및 산업 둔화를 이유로 파리 기후 변화 협약 탈퇴를 선언하며 환경 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을 필두로 기타 주요국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협약 이행 의지를 공고히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고, 이 같은 세계 각국의 우려는 지난달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합의문에 '보호주의의 지속적 배격에 합의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세계 각국의 경제는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강대국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이 불안정한 중국 시장과 내수 경기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 회사로서는 글로벌 신시장 진출을 가속화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세계 경제(The World Economy in The Age of Trump)'라는 주제로 우리 아모레퍼시픽이 진출한 세계 각국의 경제 동향과 화장품 시장을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인한 소비/투자 개선 등 견조한 성장세

  • 출처 : twitter.com (@realDonaldTrump)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관적인 일자리 정책의 효과로 미국 실업률은 2017년 5월 4.3%를 기록하며 완전 고용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용 증가 및 임금 상승에 따라 가계 소득이 개선되고 있고, 주가 및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의한 자산 효과 등에 힘입어 가계 소비도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노력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지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달러화 약세에 따라 미국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되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미국 국민의 가계 소득 개선에 따른 소비력 향상도 세계 경제 성장에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힘입어 미국의 스킨케어, 색조화장품 시장은 2020년까지 약 340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국민의 가처분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 아이비스 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202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81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천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내츄럴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미국에 진출한 이니스프리의 성공이 기대됩니다.

 미국 시장은 다소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국 시장과는 달리 선진 고도화된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 정착하게 되면 꾸준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만 그 이상으로 진입장벽도 높아 정착이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인 브랜딩 작업을 바탕으로 아시안 아메리칸으로부터 시작하여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 간다면 태평양 건너에서의 성공도 요원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 중국– 고성장과 구조적 위험 요인의 상존, 그리고 한미 간의 정치적 갈등 장기화 우려

  • 출처 : CNN.com

 중국이 2017년 1분기 6.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5년 3분기 이후로 7분기 연속 6% 후반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 생산은 2017년 1분기 6.8%를 기록, 2016년 2분기에 6% 수준을 회복한 이후 지속적으로 6%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는 10% 초로 반대의 증가세를 지속하며 외형적으로 고성장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7월 17일 자 종합 1면 칼럼에서 중국 경제에서 '블랙스완(Black Swan, 발생 확률은 극히 낮지만 나타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도 조심해야 하지만 '회색 코뿔소(뻔히 보이지만 경제를 위협하는 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며 '회색 코뿔소 경계론'을 제기했습니다. 부채 비율이 급증하고(총 부채 비율이 GDP의 304%),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등(3년 새 외환보유액 1조 달러 증발), 구조적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낸 것입니다.
  • 출처 : 한국경제

 하지만 중국 경제에서 이보다 더 위험한 요인은 금융 거래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법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법치 국가에서는 규제의 일관성과 법원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데, 중국에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규제라는 이름으로 남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사드 문제로 중국과의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관세 인하 및 로컬 면세점 육성으로 해외 소비보다는 자국 내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현재 중국의 모습은 1980년대 경제 거품이 많았던 시절의 일본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또한, 북핵 문제로 인하여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미국과 무역 전쟁이 시작되려 하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사드 경제 보복으로 경험한 것과 같이 중국 인바운드 소비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중국과 우리나라가 어떤 정치적 상황에 처하든, 대중국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 법인에서의 실적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색조 메이크업 열풍이 일어 해당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색조 메이크업 시장은 오는 2020년에 6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 시장의 점유율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중동 – 미국의 에너지 자원 채굴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그리고 증세

  • 출처 : KTUU.com

 IMF는 중동의 경제 성장이 석유 수출국 중심으로 볼 때 2016년 3.8%에서 2017년 2.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OPEC의 원유 감산 합의에 따른 석유 부문 성장 감소로 인한 것인데, 석유 수출국의 재정 수입 감소는 인프라 분야 투자 위축 등 비석유 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애초에 원유 감산은 유가의 부양을 위한 것이었지만, 트럼프 정부가 국정 기조 중 에너지 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미국 내 에너지 자원을 최대로 활용할 것임을 천명함에 따라 기대만큼 유가를 부양하지 못한 것입니다.

 저유가 지속에 따른 재정 수입 급감으로 인하여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 : UAE,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국가들은 2018년 1월 1일부터 연 수입 1백만 달러 이상 민간 기업에 5%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중동 시장을 확장하려는 우리 회사에 좋은 소식은 아닌데요. 해당 국가들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80억 달러 규모로서(2015, 유로모니터) 중동 화장품 시장 점유율의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동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기준 180억 달러 규모로, 향후 5년간 세계 화장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인 3%보다 두 배 이상 높은 6.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큰 성장 잠재력과 시장 규모에 반해 중동 지역은 화장품 제조업 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에 현재 서구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중동 1호점을 오픈 예정인데, 건조하고 고온의 날씨가 지속되는 중동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기능성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와 SNS 를 활용한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는 시장 특성을 잘 활용하며 인지도를 쌓아간다면 중동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트럼프 시대의 세계화와 AAA 전략

  • 출처 : HPCimedia.com

 브렉시트(Brexit)가 현실로 일어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만 해도 전통적으로 자유시장을 대변하던 두 나라인 미국과 영국이 탈세계화에 앞서고 있는 지금과 같은 국제 정세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2008~2009년 경제 위기 이후로 비관적 전망이 대두되던 세계화가 보호주의의 압력으로 인하여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호주의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해도, 기업은 세계화라는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 경영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 시장의 한계로 GDP 대비 수출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국가를 기반으로 한 기업에서 세계화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장을 멈추겠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하버드에서 22세에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스페인 IESE의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판카즈 게마와트(Pankaj Ghemawat) 교수는 세계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책으로 'AAA 전략'을 주장합니다.
 1. Adaptation(적응) :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과 수요에 맞춘 상품/서비스를 공급해서 수익과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
 2. Aggregation(통합) :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업무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누린다.
 3. Arbitrage(차익거래) : 임금, 세금을 비롯한 여러 요소들의 국가 간, 지역 간 비용 차이를 이용한다.
 먼저 기업은 '적응(Adaptation)'을 위한 노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다른 시장 환경에 맞춰 다르게 대응함으로써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상품, 정책, 마켓 포지셔닝 등을 현지 시장에 맞게 다양화하는 것이지만, 다양화에는 높은 비용이 들고 복잡성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적응을 위해서는 다양화에 따르는 효율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적응(Adaptation)을 많이 할수록 긍정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국적 기업이 적응을 다른 전략들보다 무조건 우위에 두어서도 안 됩니다. 현지에 지나치게 적응할 경우, 로컬 기업과 비교해 다국적기업이 갖는 특유의 장점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객과 가깝게 접촉하는 영업 등의 부문에서는 현지화를 추구하고, R&D, 생산, 지원 등 후방 업무 부문에서는 하나로 '통합(Aggregation)'된 조직을 운영하는 이중 구조를 이용하여 효율성을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익거래(Arbitrage)' 전략은 과거에 비해 기회가 줄어들었으나, 신흥 시장들이 부상함에 따라 임금 차이, 세금체계, 환경 규정 등 국가 간 차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전략을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말이죠.

 세계로 뻗어 나가는, 그리고 더욱 뻗어 나가야 하는 우리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서 재성취하기 위해서는 적응이 필요한 부문과 통합이 필요한 부문을 확실하게 선별하여 세계화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 4화를 마치며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유럽, 2017년부터 화장품 전 품목 무관세가 적용되어 경쟁력이 높아진 ASEAN, 세계 2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인도,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13.4%를 차지하고 있는 중남미(2016, KOTRA)의 경제 동향과 화장품 시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분량상의 이유로 싣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지만, 우선 현시점에서 생각해볼 만한 내용 위주로 칼럼을 작성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핵과 사드를 둘러싼 문제로 G2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요. 다음 칼럼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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