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지속가능성과 자연주의가 화장품과 만나는 방식 - AMORE STORIES
#백수빈 님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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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지속가능성과 자연주의가 화장품과 만나는 방식

  •  출처 : 직접 촬영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에 대한 글을 시작할 때, 꼭 한 번은 화장품 분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부담감을 안은 채로 읽으시는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찾고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4화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 좋은 기회를 통해 베를린에서 열린 '화장품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자연주의'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세미나에서 다뤘던 내용을 기반으로, 요즘 유럽 화장품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과 자연주의에 대한 트렌드의 초점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연주의 시장 규모의 확대

 유럽 화장품 & 바디케어 시장에서는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그린뷰티’ 제품이 과반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또한, 미국의 그린 코스메틱 시장은 매해 1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미 지속가능한 속성을 지닌 제품이 많이 출시된 스킨케어 & 목욕 용품 시장에 비해, 자연주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적었던 구강 위생 용품과 색조 화장품이 현재 친환경 뷰티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출처 : 민텔 보고서(2019. 05. 14)

 세계적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관련 마케팅 방식도 한 차례 진화를 거쳤는데요. 유럽에서는 특히 제품을 홍보할 때, 기존 문제가 되었던 성분이나 공정 과정이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점들이 ‘있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좋은 사례로는 더바디샵의 ‘시어버터 100%’ 제품이 있습니다.
  • 시어버터 이미지(출처 : 아마존닷컴) / 팝업 스토어 이미지(출처 : 인스타그램 @xcara27x)

 100이라는 숫자는 익숙한 화장품 소재인 시어버터를 어떠한 가공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약속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공정을 거쳐 원료를 보완, 발전시킨 화학적 결과물이 오히려 피부에 좋은 성분을 더 잘 흡수시킬 수 있는 화장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효과가 더 좋음을 강조하는 것보다, 순수한 성분과 적당한 효능,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것을 간직한 제품이 적어도 해롭지는 않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더 큰 것이죠.

 더바디샵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어버터의 장점을 다섯 가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①보습력, ②순한 사용감, ③비건 & 자연 유래 성분, ④전신에 사용 가능, ⑤공정 무역을 통한 지역 발전 지원 등인데요. 즉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을 자연 상태 그대로 쓰기 좋게 포장해 판매할 뿐, 더바디샵의 특별한 기술이나 독특한 향으로 매력을 더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굳이 더바디샵이 아니어도, 어디서든 시어버터 100%를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궁금증이 드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더바디샵의 이 제품은 재활용을 고려한 패키징이라든지, 공정 무역을 통한 시어버터의 수급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여기서는 마케팅적 의미에 대한 예시로만 한정을 지어 설명드렸습니다.

 국내에서는 해당 제품이 올해 초 출시된 바 있는데요. 출시를 기념해 시어버터를 활용한 메이크업 루틴과 시어버터의 원산지인 가나를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가 홍대 인근에 오픈했습니다. 아직 이 제품의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는 지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국내 뷰티 시장에서 100% 쑥 추출물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이 ‘있음’의 마케팅 트렌드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리서치 회사 민텔의 조사 결과, 전세계적으로 음식과 화장품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가치가 반영된 제품들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클린(Clean)’ 이라는 단어입니다. 직역하면 ‘깨끗한’이란 의미인데요. 더럽지 않고, 유해 물질이 없으며, 도덕적이고, 순수하며, 정정당당하다라는 사전적 의미까지 모두 포괄해 쓰입니다. 제품에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성분이 없으며, 지구 생태계에도 무해하고 무독한 가치를 지녔을 때 비로소 ‘클린 제품(Clean product)’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최근에는 비건주의 제품, 제로 웨이스트 제품, 제로 플라스틱 제품, 그리고 투명한 제조 프로세스를 가진 제품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시장 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서 예측한 미래 한국의 뷰티 & 퍼스널케어 시장은 미국·프랑스 등 선진 뷰티 강국과 같은 수순을 밟으며, 다양한 소비자들을 고려한 ‘건강하고 착한’ 뷰티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하니 ‘깨끗한 제품(Clean product)’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지요. 세미나 내용에 따르면, 이 깨끗한 제품을 디자인할 때에는 중요한 부분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아래 내용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깨끗한 제품(Clean product) 디자인

 첫 번째로는 원물의 지속가능함을 디자인하는 것, 두 번째로는 제품 디자인의 투명한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것, 끝으로는 포장재에 대한 고민을 새로이 하는 것입니다.

1) 원물의 지속가능함을 디자인하기

 원물의 지속가능함을 디자인하려면 원물 자체와 그 추출 방식에 관여하는 공급자와 공급업체부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식물에서 우리 피부에 필요한 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공정과 용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더 자연친화적인 공정으로 구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많은 원물 공장에서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인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친환경적인 화장품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즉, 에너지원이나 원료의 수급 및 추출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지속가능한 화장품 산업에 기여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죠.

 과학적인 연구를 상세히 설명하기엔 지면이 모자라니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친근한 예로 대신해 보겠습니다. 바로 영국의 업서클(Upcircle)이라는 브랜드의 스크럽 제품입니다. 업서클의 바디 스크럽 제품은 한동안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마이크로비즈(미세 플라스틱)를 대신해 커피 매장에서 버려지는 커피 가루를 활용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모퉁이마다 보이는 커피 전문점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 양이 얼마나 될까요? 인바이론먼털 리더(Environmental Leader)의 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에서는 2012년 기준 연간 5,000톤의 커피 찌꺼기가 버려졌습니다. 스타벅스만 따져도 어마어마한 양인데요. 전 세계의 커피 전문점으로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 중 일부를 수급해 스크럽 제품에 사용한다면 원물 구입 비용도 줄이고 커피 찌꺼기를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되니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2) 프로세스의 지속가능함을 디자인하기

 2화에서 케링(Kering)사를 소개할 때 한 차례 설명드렸던 프로세스의 지속가능성을 수치화하는 작업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다수의 유럽 화장품 기업이 많은 돈을 투자해 브랜드나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관련 지표와 측정 방식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나타내는 기존 환경 지표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홍보하는 한편,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속가능 매트릭스를 이용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죠.

 일례로 로레알은 ‘스팟(SPOT Sustainable Product Optimisation Tool)’이라는 툴을 개발했습니다. 스팟을 통해 제품의 제조법, 원료, 포장재, 배송 방식 등 모든 프로세스에서 각 항목별 지속가능한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산정할 수 있습니다. 해당 툴은 유럽연합의 환경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정된 객관적인 지표입니다.

 이 같이 기업의 지속가능 매트릭스 개발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도 관련 업체들이 많이 언급되었는데요, 저는 씽크스텝(thinkstep)이라는 업체가 그 중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에 위치한 씽크스텝은 지속가능성 컨설턴트 25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요람에서 요람까지'에 근간한 서비스 제공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의뢰가 들어오면 포장재를 아우르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접근해 기업의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씽크스텝의 GaBi 포장재 계산기를 한번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웹 기반 서비스로 씽크스텝이 제공하는 포장재 관련 지표를 간단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례로 영국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환경, 사회 및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근간으로 하는 전체론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로레알그룹처럼 숫자를 통해 지표화 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가치 실현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단일 브랜드인 러쉬는 고객에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니 이러한 접근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러쉬에서 이야기를 전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범지구적 건강, 전체성과 회복탄력성이 있습니다.

 러쉬의 지속가능한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사례 두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케냐와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러쉬의 원료 중 하나인 제라늄 꽃은 케냐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러쉬와 손을 잡기 이전까지 케냐는 대부분 환금작물로 가치가 있는 단일 작물만 재배하였다고 합니다. 단일 작물만 키우게 되면, 당연히 그 작물에 대한 수요가 떨어질 경우 농가가 입는 타격도 아주 큽니다. 이에 러쉬는 원료 수급 단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농가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량도 함께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농업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역 농민들이 농업의 진정한 부가 가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도록 돕습니다. 이로 인해 러쉬가 얻은 이익은 원료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고객에게 투명하게 추적해 보여줄 수 있다는 점과, 중간 판매상을 제외하고 직접 거래를 통해 마진율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일본 후쿠시마의 유채 기름을 원료로 사용한 이야기입니다. 일본 러쉬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후쿠시마 지역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기획됐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재배한 유채가 최종적으로 안전한 재료가 맞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일본과 영국에서 각각 개별 연구를 통해 검증하였으며, 이후 캠페인 및 연대 활동을 통해서 후쿠시마 지역 원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는 데 그 의의를 갖는 프로젝트이지요. 러쉬에 따르면 꼭 유채 기름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사회경제적 재생성에 초점을 맞춰 해당 프로젝트 진행했다고 합니다.

 러쉬의 첫 번째 사례는 총체적인 접근에서 공적, 사적 이익이 분명한 반면, 두 번째 사례는 공적인 의의만이 강조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어떤 것에 더 의미를 부여할까요? 세미나에서는 두 번째 사례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답니다. 이렇듯 객관적인 매트릭스가 아닌 ‘스토리’는 잘 기획만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쉽고 강력하게 지속가능한 가치를 피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기 쉽다는 단점도 있지요.

3) 패키지의 지속가능함을 디자인하기

 패키징의 지속가능함은 이미 지난 화에서 지류를 중심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지난화에서는 패키징을 만드는 ‘소재’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렸으니, 이번에는 획기적이었던 패키징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사례를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테라사이클(TerraCycle)의 사례인데요. 테라사이클의 기업 목표는 단 한 가지, 바로 ‘쓰레기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자’라고 합니다. 테라사이클은 자연 상태에서 쓰레기는 존재할 이유가 없으며, 쓰레기는 유일하게 인간이 만들어 낸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먹고 남은 과일은 자연스레 땅 속에 묻히고 썩어, 다시 열매를 맞을 나무가 되거나 그런 나무를 북돋을 거름이 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사회의 쓰레기는 이러한 순환 구조에서 벗어난 것들이 잔류하며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곳이 바로 테라사이클입니다. 현재는 커피 캡슐과 더러운 기저귀를 다시 선순환 구조로 돌리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습니다.
 테라사이클의 적용 사례도 한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다에 플라스틱 섬이 떠다니고 있다는 얘기, 여러분도 들어보셨지요? 이를 해양 플라스틱(Ocean Plastics)이라고도 부르는데요, 2017년 테라사이클은 P&G와 협업하여 이 해양 플라스틱 활용한 ‘P&G 헤드앤숄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NGO를 통해 해양 플라스틱을 수거한 후, 테라사이클에서 수집이 된 품목을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P&G에서 분류한 해양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합니다. 헤드앤숄더 제품 용기의 20%는 일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80%는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상징성이 아주 돋보입니다. 그 외에도 록시땅, 키엘, 비쉬 등 적지 않은 뷰티 브랜드들이 공병을 가져오면 제품을 보상해주는 이벤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포맷이죠? 그렇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테라사이클 사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소유권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포장재의 소유권을 최종 소비자가 아닌 제작업체에서 가져야한다는 것이 요지였는데요. 그렇게 되면 제작업체가 1, 2차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방안까지 강구할 수 있게 되겠죠.

 지속가능한 가치를 믿는 윤리적인 회사에 대한 선호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가능함’을 기업의 이념과 가치로 두지 않으면서, 세계적인 트렌드라 하여 이를 무조건적으로 좇아 포장하려고만 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오히려 불투명하다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회사의 DNA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 아모레퍼시픽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많은 가치들을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러 지속가능한 가치를 향한 노력들이 더 널리 잘 알려지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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