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 해 동안 가장 주목을 받은 오프라인 마케팅 방식은 바로 '팝업스토어(Pop-up Store)'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름부터 화제를 모은 '상차(丧茶) 카페'와 '이별 꽃집(分手花店)', 유명 연예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인 '루한X코카콜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샤넬 코코카페(Chanel Coco Café)', '에르메스 세탁소(Hermèsmatic)'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팝업스토어가 각광받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팝업스토어를 열어 큰 성공을 거둔 기업과 실패한 기업은 얼마나 될까요?
팝업스토어는 '떴다 사라진다(Pop-up)'는 의미로 짧은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말합니다. 기업은 현재 이슈나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팝업스토어를 열어 브랜드 홍보에 사용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팝업스토어가 빛을 발하고 있을까요?
1. 브랜드 지향형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샤넬 코코카페와 일본 교토의 에르메스 세탁소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아시아 지역 소비자 간 거리를 줄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샤넬의 경우 '코코카페'라는 컨셉에 맞게 매장 내부에 바와 테이블을 설치하고 커피잔과 디저트로 곳곳을 장식했습니다. 주스 바(Juice Bar)는 향수, 버블 바(Bubble Bar)는 스킨케어 제품 공간으로 꾸몄고, 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도 달콤한 디저트처럼 보이도록 진열했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접 메이크업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샤넬은 첫 팝업스토어 개설을 통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샤넬이 지닌 럭셔리 브랜드 파워와 트렌디한 이미지를 동시에 전할 수 있었습니다.
에르메스는 2016년 11월에 일본 교토 기온의 하나미코지 거리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이곳은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는데요. 첫 번째 전시 주제는 스카프로, 'Hermèsmatic'라는 이름의 세탁소 콘셉트로 내부를 꾸며 에르메스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까레(90x90cm)' 실크 스카프 탄생 8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에르메스는 이곳을 시그니처 색상인 오렌지색으로 도배하고 실제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했는데요. 고급 염색 기술을 적용한 특수 세탁기에 낡은 스카프를 넣으면 청색 또는 분홍색 스카프로 변신했습니다. 이처럼 에르메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역사와 현재 트렌드를 함께 보여주는 동시에, 의류 제품과 어울리는 세탁소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재미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제 기업은 매출 증대를 위해 마구잡이로 구매를 유도하기보다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서 특별한 콘셉트의 공간을 만들고 소비자가 이곳에서 새로운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팝업스토어의 핵심 요소는 '재미', '편안함', '실용성', '트렌디함'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문화를 접목한 최상의 체험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문화 지향형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이별 꽃집과 상차 카페는 중국 2-30대 청년층 사이에 만연한 상실의 문화, 즉 '상(喪)문화'를 콘셉트로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꾀했습니다.
중국어로 5월 20일은 사랑한다는 의미의 '워아이니(我爱你)'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2월 14일, 7월 7일에 이어 중국의 세 번째 밸런타인데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밸런타인데이가 단순히 연인과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변질되며 사람들은 이런 기념일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차였죠. 이별 꽃집은 5월 20일 하루 동안 문을 열고 옛 연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훈훈한 분위기를 기대한 의도와는 다르게, 사람들은 이별 후 분노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저주에 가까운 글을 적었습니다. 하지만 실연의 아픔을 겪은 싱글은 오히려 그런 글을 보며 위로받았고 커플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흥미롭게 느꼈다고 합니다.
상차 카페의 경우, 이곳에서 내건 슬로건은 '하루 한 잔의 부정적 에너지'로, 상실과 좌절을 나타내는 문구를 컵에 붙여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고자 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중국의 상문화 마케팅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상문화 마케팅을 제대로 펼치려면 상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일 텐데요. 그럼 상문화는 무엇일까요?
혹자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상문화란 1990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각박한 현실 속에서 꿈을 잃고 절망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일종의 '살아있는 시체' 상태".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문화는 젊은 층의 자조적인 정서가 표출된 것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것이지 정말로 희망을 전부 잃었다고 해석할 순 없습니다. 표현이 부정적이고 거칠기는 하지만 그 안에 위트가 숨어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기업 마케팅 방식인 팝업스토어는 트렌드를 활용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디지털 환경이 점차 편리해지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 범위 또한 확대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을 인터넷에서 구매합니다. 소비자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을 제품 구매 이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 요구와 현재 트렌드를 적절히 녹여낸 팝업스토어를 개설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을 구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