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심장이 쿵! 신입사원의 아찔한 심쿵 스토리 - AMORE STORIES
#김묘연 님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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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심장이 쿵! 신입사원의 아찔한 심쿵 스토리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좌충우돌 AP신입사원의 다이어리

제4화. 심장이 쿵! 신입사원의 아찔한 심쿵 스토리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헤리티지소재연구팀 김묘연 님

숨막히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처음으로 맞이한 여름휴가도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휴가 중 처음 이틀은 늦은 아침에 이불 속에 있는 것이 불안해서 가슴이 콩닥콩닥했는데 동생과 함께 여행지로 출발하니 어느덧 휴식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는 동안 한번도 긴 시간을 쉬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이번 휴가는 정말 황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눈코뜰새 없이 바빴는데,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것 같습니다. 각기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 동기들이 사온 다양한 간식들을 점심시간마다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그런데 휴가를 다녀오고 나니 안 그래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었던 애송이가 더더욱 아무것도 할 줄 모르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마구 느꼈습니다. 간간히 저질렀던 실수들이 연달아 후두두둑 터지는 느낌!(ㅠ_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화에서는 저의 "심쿵했던 순간"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심쿵1. "다시 만들어 오겠습니다 ..ㅠㅠ"

가장 최근에 저지른 실수는 바로 고생해서 만든 콩 오일을 필터링하다가 반이나 쏟아버린 일입니다. 열심히 만든 오일에 불순물이 있어서 이것을 걸러내는 방법을 멘토이신 강영규 님께 배우고 있었습니다. 여과지를 끼우고 오일을 부었는데 여과지의 용량에 비해 불순물 양이 많았던 것인지 오일이 너무 느리게 여과되었습니다. 여과지를 갈아 끼우는게 어떠냐고 멘토님께 여쭤보았는데 오래 걸려도 그대로 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멘토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신 사이,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오일을 보고 있기가 답답했던 저는 그만... 여과지를 갈아끼우는 것을 시도했고, 여지없이 오일을 쏟고 말았습니다…"으악~"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습니다.


심쿵+멘붕을 제대로 경험하고 일단 쏟은 오일을 닦아내고 나니 멘토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릴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까. 내가 얼마나 바보같다고 생각하실까. 무슨 말씀을 듣게 될까.' 짧은 순간에 수 만가지 생각이 지나가고 일단은 빨리 알리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아 달려가서 사실을 말씀 드렸습니다.

"저… 여과지 갈다가 오일을 반정도 쏟았어요….ㅜㅜ"
"예?????????? 그냥 놔두라고 했잖아요."

멘토님의 첫마디는 역시나 예상대로였습니다. 그런데 후덜덜하게 혼내실 줄 알았던 멘토님은 제가 다시 만들어 놓겠다고 하자 괜찮다고 남은 양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감동감동) 평소에는 제가 해놓는 것마다 못 미더워 일일이 체크하시고, 약간의 구박과 갈굼으로 저를 단련시키셨는데... 이렇게 사고를 쳤을 때는 또 괜찮다고 해주시다니…(ㅠㅠ) 속으로 살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제 자신이 너무나 멍청하게 느껴져서 저녁 내내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쿵2. "익숙해지면 뚝딱뚝딱~ 할 수 있을 거에요!~"

8월이 되면서부터 유난히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휴가 전 주에 그 양이 폭발적이었는데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화수분처럼 일이 계속 생겨났습니다. 사실 선배님들은 업무시간 내에 충분히 해결하고도 남을 양이지만 아직 업무가 서툰 저는 빨리빨리 해결해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원래 바쁘면 "바쁘다 바쁘다" 투정부리면서도 하나씩 해결되어가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그 동안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했습니다.그런데 하루는 정말 해도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무거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힘들게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멘토님도 업무가 많으셨는지 야근을 하시면서 괜스레 제 실험테이블에 몇 번이나 와보시고는 셔틀버스 시간이 되자 퇴근하셨습니다.

분명 나가시기 전에 출장 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퇴근하시고 조금 있다가 "김묘연 님, 금요일날 영월 갈 수 있어요?"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오셨습니다. 기억력 최강인 멘토님께서 다시 여쭤보시는 것이 의아했으나 "네~ 갈 수 있습니다." 하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핸드폰 잠금화면에 "아직 일이 손에 안 익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든데… 익숙해지면 뚝딱뚝딱 할 수 있을거예요. 힘내세요~"라고 메시지가 뜨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정말 비밀인데… 메시지를 읽는 순간 이유 모를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멘토님은 모르실텐데... 이번 칼럼은 안 읽으시길…)


멘토님은 가끔, 아주 가끔 "수고했어요~ 잘했어요~" 라고 말씀하시지만 평소엔 거의 툭툭 던지는 말투로 대하시는데요. 그런 멘토님이 이렇게 장문의 카톡을 보내시다니! 별로 어렵지도 않은 업무인데 힘들어했던 것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지만 제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빨리 배워서 잘 하고 싶다는 마음과 왠지 모를 뿌듯한 마음을 안고 더욱 즐겁게 일하게 되었습니다.



심쿵3. "교수님은 우리나라에서 콩으로 제일 짱먹으시는 분입니다!"

콩과 관련된 공동 연구를 같이 하고 있는 교수님께서 세미나를 하러 오셨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세미나 공간을 준비하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세미나를 여러 번 듣기는 했어도 주최하는 것은 처음이라 컴퓨터 연결부터 우왕좌왕 했지만 다행히 친분이 있는 교수님이셔서 부담이 덜했습니다.


시작 시간이 다가와 세미나 제목을 말씀드리고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팀장님이신 박준성 님이 교수님 소개를 간단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아뿔싸! 세미나는 으레 간단한 내용 소개와 교수님 약력 소개로 시작했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또 심쿵! ㅠㅠ)

평소 교수님의 출신학교, 연구내용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꿰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제 입은 의지와 상관없이 "교수님은 우리나라에서 콩으로 제일 짱 먹으시는 분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고 제 손은 무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습니다. (하아… 짱? 짱이라니…짱이라니ㅠㅠ...)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제 입과 손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이존환 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빵~터지셔서 푸하하 웃으셨고, 세미나는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덕분에 제 머릿 속에는 '세미나=교수님 약력 인쇄' 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세미나를 열 기회가 있다면 같은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심쿵4. "응? 교통카드가 왜 안 찍히지?"

연구소는 특히나 보안이 철저한 구역입니다. 1층의 게이트도, 소통공간도, 대부분의 문도 사원증을 찍어야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누구나 10번 이상은 목에 맨 사원증을 쭈욱 늘려 출입구에 갖다 대는데요.

동기들과 한창 퇴근 후에 영통이며 죽전으로 놀러다니던 때의 일입니다.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는데 교통카드를 아무리 찍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번도 말썽이 없던 교통카드가 왜 안 찍히지?" 라고 생각하며 몇 번이고 더 카드를 갖다 대고 있으니 먼저 게이트를 통과한 동기들이 너 왜 그러고 있냐며 웃기 시작했습니다. 짐작하셨나요? 저는 사원증을 계속 갖다 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연구소 기숙사인 비전하우스를 출입할 때도 사원증을 찍어야 하니 몇 개월 사이에 사원증과 물아일체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마 동기들 뿐만 아니라 매일 사원증을 찍는 AP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같은 일을 겪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끔 출근할 때 사원증을 방에 두고 나와서 다른 사람이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나가서는 임시 사원증을 대여할 때가 있는데요. 이제는 정말 사원증과 완벽한 한 몸을 이룰 때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갈 길이 멀었나 봅니다.



심쿵5.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사랑받는 신입사원이 되는 팁에서 소개했듯이 신입사원은 특히 인사를 잘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연구소 내에서는 눈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벼운 목례라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입사 전에는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상대도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만 먼저 인사를 건넸는데 지금은 "안녕하세요~"를 매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었습니다.

연구소 근처에서 족발에 제가 좋아하는 청하를 곁들이고 있던 때였습니다. 왁자지껄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낯선 아주머니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목에 걸린 사원증을 보신 아주머니는 갑자기 우리 딸도 아모레에 들어가고 싶어한다며 어느 학교를 다니고 있고, 무엇을 전공했고, 무엇을 잘한다고 늘어놓기 시작하셨습니다. 아모레가 요즘 그렇게 잘 나간다면서 연봉이 얼마냐고 자꾸만 되물으셔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 신입이라서 잘 모르겠어요. 죄송해요."만 연신 반복하다가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직접적으로 연봉이 얼마냐고 묻는 사람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쑥스러웠습니다. 제가 먼저 인사만 안 했더라면 겪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습관적인 저의 인사가 원망스러웠지만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시던 아주머니를 떠올리니 한편으로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의 "안녕하세요~"는 상대와 저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여전히 열심히 인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4화를 마무리 하며…

입사한지가 벌써 9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9개월 동안 수많은 심쿵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심쿵 에피소드들만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마 동기들도 저와 같이 따뜻한 심쿵도 아찔한 심쿵도 모두 겪었을 텐데요. 아직도 많은 심쿵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때마다 잘 이겨내길 바라며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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