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서동현 님
이니스프리 TM팀
Prologue
낡은 중절모 아래 은빛 귀밑머리가 붓처럼 휘었다. 쌓인 그리움들이 지은 타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미련처럼 올라앉은 고명을 스윽 밀어낸다. 짧은 한숨을 짓고, 차가운 그릇을 두 손으로 들어 맑게 들이켠다. 덩이 진 마음 녹이듯 국수를 훌훌 풀어낸다. 소주를 반쯤 털어 넣고, 허연 가락들을 주욱 당겨 붙인다. 쇠젓가락 끝이 오가는 사이, 그릇 안으로 작은 수묵화가 스쳐가는 듯했다.
1. 메밀과 빈대떡
2. 맛의 경계선
3. 평양의 맛
4.27 남북정상회담 옥류관 냉면 / 2018. 07 – MBC 스페셜 <옥류관 서울1호점>
"서울에서는 제아무리 잘 만드는 국수라도 밀가루를 섞습니다만, 이곳에서는 순전히 메밀로만 만들며, 쇠고기, 돼지고기를 서울보다 갑절씩이나 넣는데, 평양육이 얼마나 맛있는지 형도 이미 아시는 바라 누누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닭고기와 달걀까지 넣으며, 닭 삶은 국물에다가 말아서 갖은 양념을 하니 얼마나 맛이 있겠습니까."
- 동아일보 / 1926. 8. 21
"특히 평안남도에서 생산되는 차우(車牛)는 키가 5척(약 1.5미터) 정도가 되는 것도 있었고 발육의 상태가 좋아서 외국 종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 중략 – 지금의 조선우는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체격이 작아지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예전의 소들이 얼마나 컸는가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 조선지산우(朝鮮之産牛) / 1910
목동오수(牧童午睡) / 김득신 作 / 18세기 / 간송미술관
4. 정통성과 다양성
5.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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