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고객의 마음을 훔칠 사람, 나야 나! - AMORE STORIES
#장샛별 님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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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고객의 마음을 훔칠 사람, 나야 나!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캠프아문젠 장샛별 님


칼럼을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장샛별입니다. 빅데이터가 어떻게 우리의 일을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칼럼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기획부터 실제 제조나 생산 과정, 그리고 지난 3화에서 살펴본 유통 및 물류에 이르기까지 업무의 흐름을 따라왔는데요. 오늘은 이와 같이 많은 과정들과 여러 업무 담당자들의 노력을 통해 완성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 '고객'을 대하고 파악하는 면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실 3화에 걸쳐 살펴본 모든 분야에서 '고객'이 언급된 바 있는데요. 업의 흐름 위에 있는 모든 비즈니스의 요소들이 실제로 내/외부의 고객을 대상으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죠?

내가 나를 모르는데

 사실 빅데이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기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그만큼 가장 조망 받았던 영역 중 하나가 고객관리였는데요. 빅데이터 이전에도 한번 이처럼 모든 산업을 휩쓴 바 있는 CRM 열풍 때문인지, 이를 반면 교사로 빅데이터의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함께 등장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지능(Superintelligence) 등을 특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반으로 빅데이터는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빅데이터가 고객관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고객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가 쓰는 말 중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나는 그 사람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얼굴과 이름만 알고 있는 사이일 수도, 인사를 나눴거나 아주 친해서 서로 속마음까지 잘 이해하는 사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고객을 안다는 의미는 보통의 인간관계보다 더 깊은 부분까지를 포함합니다.

 고객을 아는 데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는 부분은 크게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객은 어떤 사람인가

: 성별, 연령, 지역 등의 기본적인 정보 / 체계적으로 정리된 과거 이력

✔ 고객은 무엇을 하는가

: 장소, 대상, 행동 등 고객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거쳐온 모든 행동

✔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

: 기본적인 정보와 행동을 바탕으로 추정한 고객의 취향, 선호

✔ 고객은 어떤 소통방식을 선호하는가

: 고객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소통방식, 접근경로
 가장 간단한 고객의 기본 정보와 구매 등의 중요한 과거 이력의 경우, 빅데이터 이전에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기술적인 준비가 된 시대,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상상이 아닌 관찰할 수 있는 시대에 있습니다. 우리는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선택하면 됩니다.

 위에서 크게 구분한 질문 중 선호하는 소통 방식에 대한 부분은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간단하게는 고객이 원하는 방식(SMS, e-mail, DM 등)을 선택하도록 할 수도 있지만, 이 모두를 선택했거나 거부했다고 해서 고객이 그 방법을 선호하는지 기피하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또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 내에서 온라인 쇼핑을 경험하지 않은 고객이라고 해서, 생필품 등 다른 제품도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하는 고객이라고 결론짓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정확하게 고객이 선호하는 소통방식을 알아내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도 다양한 Test&Learn을 통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영역에서의 Best Practice가 우리의 사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은 각각의 구체적인 영역보다는 전반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이해하고 적합한 혜택이나 상품을 제안하는 사례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너는 이미 주문하고 있다

 혹시 늦은 밤에 TV를 보다가 치킨이나 배달 어플의 야식 광고를 보고 주문을 고민하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영화 상영관에서 5초 미만으로 소리 또는 이미지만 잠깐 등장하는 치킨 광고를 보고, 영화가 끝나자마자 치킨을 먹으러 가셨던 경험은 없으신가요?

 데이터를 활용한 큐레이션에 관심을 가진 광고업계는 기존의 브로드캐스트 방식이 아닌 특정 고객에게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도 광고업계는 자신들만의 기준과 근거를 바탕으로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만화나 유아대상 TV 채널에는 주로 과자나 장난감 회사의 광고를 배치하고, 늦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전후로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은행, 야식 등의 광고를 내보내는 기초적인 수준의 편성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행동 데이터와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해서 적절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휴가를 위해 최근에 호텔 사이트에서 검색했던 호텔이나 지역, 온라인 쇼핑몰에서 클릭했던 상품들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계속해서 노출되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이런 방식은 명백하게 고객이 관심을 표현한(검색, 조회 등) 것에 대한 리타겟팅 광고이기에 매우 간단한 개인화의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관심을 표현하지 않은 것까지도 고객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노출하는 방식의 맞춤 광고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정 화장품을 자주 조회한 A의 경우 2~30대의 여성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연령/성별의 고객들이 주로 조회하는 상품 광고를 함께 노출하는 방식입니다. 웹사이트에서 자주 노출되는 광고를 주의 깊게 보시면, 데이터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지 추정할 수도 있겠죠?

네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제일 잘 알아

멜론의 음악 추천 For U 서비스 / 출처 : 한국경제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은 음악이나 비디오 등 고객의 취향과 선호가 크게 다른 미디어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데이터와 수많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축적해서 계속 진화하는 Netflix의 추천 알고리즘은 물론, 국내 IPTV 업계에서도 개인의 이용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추천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특히 국내 IPTV 업계의 경우, 초반에는 단순히 자주 보는 카테고리(예능, 드라마, 시사 등)나 많이 보는 출연자 위주의 기초적인 추천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속성을 바탕으로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을 비교적 잘 찾아내는 편입니다. 아직 아쉬운 점은 많지만 그래도 Netflix의 고객 수나 데이터의 양에 비교한다면 꽤 빠르게 성장했고, 앞으로 정확해질 추천 결과를 기대하게 됩니다.

 10년간 음악 스트리밍/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해온 업계 1위 멜론 역시 개인이 좋아할 음악을 추천해주는 포유(For U)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그 동안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음악 취향은 물론 음악을 듣는 환경까지 함께 활용해 좋아할 음악을 선곡해서 추천합니다. 오늘 퇴근길에는 개인 DJ를 갖는 듯한 느낌으로 나만의 음악 서비스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고객님은 특별하니까요

 조금씩 확산되어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하나의 사례를 살펴볼까 합니다. 언젠가부터 자동차보험 광고에서 '할인'이 언급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 혹시 느끼고 계셨나요? 기존의 자동차보험 광고는 보험사의 이미지 제고 또는 위험에 대한 손실 회피 등 보험의 핵심 기능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거나 다이렉트 보험 등 기본적으로 저렴한 비용 등 모든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주로 이야기했는데요. 최근에 많은 보험사의 광고들은 각 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면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는 자동차에 부착한 기기가 전송하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운전 패턴을 분석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사고 위험을 산출하고, 이런 확률값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Pay as You Drive'라는 이 시스템은 운전 습관은 물론 운전 시간대나 지역까지 고객에 따라 다른 환경요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보험료 할인방식 / 출처 : 한국경제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에 차등을 두거나 에코 드라이빙/교통 법규 준수와 같은 운전 습관, 또는 자녀나 블랙박스 유무 등까지도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맞춤화된 상품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옆에 카페도 참 좋은데…

  • 빅데이터를 활용한 카드사들의 회원 분석 / 출처 : 구글

 세계적인 카드사인 비자(VISA)는 카드 회원이 구입한 시간, 장소, 품목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기존에 파악하고 있는 고객의 이력/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분석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가맹점의 할인 쿠폰을 발송하는 RTM(Real Time Messag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VISA는 카드 이용건수나 고객 모두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아멕스(AMEX) 역시 위치와 고객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고객의 SNS 계정을 카드 계정과 연동하여 해당 고객이 '좋아할 만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 이태원 A 식당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 해당 식당이나 이태원에 위치한 다른 가맹점의 할인 혜택이나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삼성카드에서도 LINK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이와 같은 지역/고객 데이터를 연계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광고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고객이 좋아할 만한 가맹점과 혜택들(할인, 1+1 등)을 묶어서 제안하고 고객은 단순히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으로 해당 혜택을 카드에 저장하게 됩니다. 이후에 해당 가맹점에서 카드만 사용하면 별도의 쿠폰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해당 혜택이 적용되는 방식인데요.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신규 발급은 물론 카드 이용횟수가 획기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내 고객은 아닌 것 같은데… 누구세요?

 이제는 거의 모든 카드사에서 활용하는 부분이지만, 고객의 과거 사용이력 등을 바탕으로 부정 사용을 미리 탐지하고 사기/도용 등을 방지하는 부분에도 데이터가 활용됩니다. 부정사용방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 인데요. 주로 사용해온 지역과 다른 지역에서 결제를 시도하는 경우, 또는 동일한 가맹점에서 여러 차례 결제를 시도하거나 평소와 달리 큰 금액의 결제를 진행하는 경우에 본인임을 확인하기 전까지 거래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 또는 이전의 해외여행 중에 부정 사용 의심을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가 거절된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시스템이 잘 동작한 결과이니, 휴가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금융거래를 위한 작은 불편으로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칼럼을 마치며…

 이번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 각 고객에게 맞는 개인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들을 함께 나눠봤습니다. 광고나 카드 등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미 나에게 맞는 혜택을 추천 받은 경우가 상당히 있다는 걸 느끼셨을 텐데요. 앞으로는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나보다 더 나를 잘 이해하는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일상을 채울 날도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번에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 예측하는 부분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고, 앞으로 어떤 구매나 행동을 할지를 이해하는 것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분야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옴니채널 시대. 기업들이 고객의 행동을 어떻게 관찰하고 기록해서 활용하는지, 다음 칼럼에서도 재미있는 빅데이터 활용 사례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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