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주위가 짙은 판다곰은 중국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동물이다. 실제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 있는 세계 유일의 판다곰 사육장에서 만난 판다는 대나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뽐내며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우리 병원에 근무하는 이 지역 출신 중국 직원은 늘 판다곰처럼 눈 주변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다녔다. 검정 아이섀도우가 윗 눈꺼풀과 아랫눈썹부위뿐 아니라, 눈초리 뒤쪽까지 길게 번져있는 화장 말이다. 한국인인 내가 보기에는 화장이라기 보다 분장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렇게 화장을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의 큰 키(175cm)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눈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중국에서 인기 있는 여자 연예인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사진 속 여성들 또한 이 직원처럼 스모키 화장을 하고 있었다.

사실 첫눈에 모든 것을 빨아드릴 듯한 크고 깊은 눈의 매력은 중국 여성들뿐만 아니라 한국 여성들에게도 공통된 관심사이다. 오죽하면 세계적인 성형강국 한국에서 '360° 트임 수술'까지 개발되었겠는가.

오늘은 한국과 중국 여성들이 모두 원하는 호수같이 깊고 넓은 눈매를 갖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수술이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눈의 세로폭을 키워 검은동자 노출을 증가시키는 수술로 눈매교정수술과 밑트임수술이 있다. 눈매교정수술은 쉽게 말해 눈을 뜨게 하는 근육의 힘을 강화시키는 수술로, 눈을 또렷하고 크게 뜰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근육의 힘이 약하면 보상적으로 이마근육을 사용하여 눈을 뜨게 되고, 눈꺼풀이 완전히 떠지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 정도가 심하면 안검하수이다. 쌍꺼풀 수술 후 소시지처럼 두껍고 졸린듯한 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눈 근육의 힘을 강화시키면서 쌍꺼풀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에는 절개선없이 눈꺼풀 뒤쪽, 즉 결막을 통해 접근하는 비절개 눈매교정수술법도 개발되었다.

밑트임수술은 검은동자 뒷부분부터 아랫눈썹부분을 살짝 아래로 끌어내리는 수술이다. 아랫눈썹이 뒷부분에서 살짝 'S'자 모양으로 당겨지는데, 흰자위가 많이 보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눈동자와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수술의 노하우이다.

눈매교정수술과 밑트임수술이 눈의 세로폭을 키우는 수술이라면, 눈의 가로폭을 증가시키는 수술로는 앞트임과 뒤트임이 있다. 앞트임수술은 눈의 내측에 있는 '몽고주름'을 제거하는 수술인데 이 주름이란 몽골리안 계통에만 있는 인종학적 특성이며, 서양인 눈에서 이 몽고주름이 발견되면 다른 선천적 기형 동반을 의심할 정도로 드물다. 또 이러한 몽고주름이 심하면 양측 눈 사이의 거리가 멀고 답답해 보이는데, 그렇다고 몽고주름을 지나치게 제거하면 서양인처럼 눈의 내측에 벌건살(caruncle)이 보여 흉해 보이기도 한다. 특히 눈 주변에서 앞트임부위는 비후성반흔이 잘 생기는 부위다. 흔히 말하는 켈로이드가 잘 생길 수 있는 부위이므로, 이때 가라앉히는 주사(트리암시롤론)가 필요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