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평화의 종교, 이슬람 - AMORE STORIES
#김무현 님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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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평화의 종교, 이슬람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그룹 중동법인 김무현 님

 살람 알레이쿰.('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이라는 뜻의 아랍어 인사입니다)

  '아라비안 뷰티풀 라이프' 칼럼을 통해 중동을 소개해드리고 있는 김무현입니다. 이곳은 라마단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년에 30일간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을 통해 신에게 예배하고 감사하며 자신의 신앙심을 되돌아보는 기간입니다. 한달 동안 물 한 방울 먹지 않고 사람이 어떻게 사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정확히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만 금식입니다. 그래서 해가 지고 난 밤이 되면 사람들이 과식/폭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게 대단한 것이 회사에서 점심을 안 먹고 퇴근 때까지 견딘다면 너무 힘들지 않겠습니까? 하루의 12시간을 공복으로 버티는 행동은 신앙의 힘이 아니고서는 도전하기 버거운 일이 틀림 없습니다.

  은혜롭게 금식에 참여하는 무슬림들의 종교, 이슬람 이야기입니다. (무슬림이란 이슬람 종교를 믿는 신도를 일컫습니다. 기독교의 크리스챤과 같은 개념입니다)

선지자 무함마드의 계시와 이슬람의 탄생

 이슬람의 탄생은 AD 7세기 선지자 무함마드의 계시로부터 시작합니다. 사우디의 메카지방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무함마드는 평범한 상인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25세에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하면서 경제적으로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40세의 나이에 메카 근처 동굴에서 명상에 빠지게 되고 라마단의 어느 날 밤 신의 계시를 받습니다. (이때부터 라마단 달을 성스럽게 지키게 됩니다) 전세계 1/4이 믿는 종교 이슬은 이렇게 탄생하였습니다. 메카에는 당시 독특한 신전이 있었는데, 무함마드는 이 신전을 성지로 지정하게 됩니다. 지금도 심심찮게 '패션의 메카', '유행의 메카'와 같은 수사어구를 사용하는데, 이 때 메카가 바로 이슬람의 성지인 사우디 도시에서 유래되었답니다.
  • 메카그랜드 모스크 순례 장면. 가운데 있는 검은색 사면체가 카바 신전으로 전세계 무슬림이 기도할 때는 언제나 이 카바 신전을 향해 섭니다. 무슬림이 아니면 메카 도시 자체에 들어갈 수가 없어, 아쉽게도 저는 신전을 직접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무함마드가 환영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 메카 지방은 다신교가 주류였으나 무함마드는 유일신을 주장하고 '알라'를 믿고 부정한 삶을 청산하고 최후의 날에 알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메카에서는 각종 신들에게 제사하는 일을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알라 외의 모든 신은 없애야 한다는 무함마드의 주장은 상인들의 이권에 정면 충돌하는 교리였으므로 메카에서는 지지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무함마드는 메디나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그 곳의 주요 부족들의 조정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비로서 이슬람교로 결집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무함마드가 메디나로 옮긴 사건을 헤지라라고 하여, 이 해가 이슬람력의 원년(AD 622년)이 됩니다. 또한 메디나로 길을 떠나는 밤 하늘에는 초승달이 떠 있었다고 하여 이후로 많은 무슬림들이 초승달을 선호하고 여러 국가의 문양이 됩니다. 초승달 하면 생각나는 빵이 있으신가요? 바로 크로아상입니다. 이 크로아상도 이슬람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17세기 유라시아의 강대국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이게 되고, 오스트리아가 승리하게 됩니다. 이 일을 기념하기 위해, 헝가리 출신 제빵사가 당시 오스만 제국의 국기였던 초승달 모양을 본딴 빵을 만들고, 이 빵을 먹으며 승리를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크로아상을 드실 때면 중동과 이슬람을 기억해주세요.
 산에서 계시를 받고 내려와 포교 활동을 하며 그가 했던 말 중에서 신의 말씀이라는 부분만 따로 엮은 책이 바로 78,000단어 114개 장으로 이루어진 꾸란(영어로 코란)입니다. 꾸란에서는 신자들이 믿어야 할 것 6가지와 의무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 5가지가 있는데, 5가지 의무 사항이 신앙고백, 예배(메카를 향해 하루 5번), 희사(가난한 사람에게 수입의 40분의 1을 기부), 단식(라마단 한 달 동안), 순례(평생에 한 번은 메카를 다녀올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라마단 달(Ramadan month)이라 금식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 이슬람의 5대 의무를 표현한 어린이의 재밌는 그림


모스크 앞에서 이프타르를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대부분 누군가의 기부로 음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누구나 자리 잡고 앉아 무료로 먹을 수 있습니다.

 라마단이 되면 배 고픈 사람들이 예민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가장 신앙심이 깊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며 신과의 관계를 깊게 묵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의 가르침대로 사람들에게 베풀고자 하는 자비심이 커집니다. 특히 단식한 배를 달래는 해진 뒤 첫 끼니를 이프타르라고 하는데, 주위 사람과 신의 자비와 축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라마단 때는 무슬림 친구들이 이프타르 식사에 초대도 많이 하고, 회사에서는 파트너들을 초대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는 이슬람은 아낌없는 나눔의 종교라고 체험하였는데, 왜 이슬람 땅 중동은 이렇게 전쟁과 폭력이 얼룩져 있는 것일까요?

중동에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이유

 제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의 형성부터가 잘못 되었다는 점입니다. 국가란 오랜 세월을 거쳐 동일한 가치관과 언어, 종교, 생활 양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제도화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형성됩니다. 하지만 중동은 1차 세계대전의 종료와 함께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며,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로 타의에 의해 급하게 국가로 만들어져 버렸습니다. 이는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인데, 지도를 보시면 중동과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자를 대고 그은 듯 반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실제로 자를 대고 그었으니까요. 이 때 인종, 종교, 부족 등이 거의 고려 되지 않은 바람에 처음부터 같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을 한 국경에 몰아 넣은 결과, 그 테두리 안에서 반목하고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권력자들이 외세를 등에 업고 부패하고 독재까지 일삼아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닫게 되었습니다. 같은 중동 사람끼리 뭐 그렇게 치고 받고 싸우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2차 대전이 끝나면서 미국과 소련이 같은 아시아랍시고 한국, 중국, 일본을 한 국가로 만들어버렸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또한 강대국의 군수 산업을 위해 전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천문학적인 재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토니의 덕질을 가능케 한 스타크 산업은 미군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수산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1편에서 그가 무기 세일즈를 하고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곳이 중동(아프가니스탄)인데 만약 중동에 전쟁이 없었다면 토니가 이토록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중동의 국가들이 오일 머니로 무기를 사들이고 있고, 미국과 유럽은 평화 유지의 깃발을 내걸고 전쟁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의 위험은 누군가에게는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서방의 '비즈니스'는 결국 테러까지도 불사하는 근본주의자들을 낳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는 분명 잘못이고 범죄입니다. 없어져야 합니다. 반인륜적인 무차별 폭력은 다시 선량한 무슬림들까지 포함된 이슬람 공동체를 향한 무력을 정당케 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게다가 극소수의 어그러진 믿음이 이슬람 종교 자체를 오해하게 만들고, 대다수의 선량한 무슬림들까지 피해를 받게 합니다. 절대 다수의 무슬림들은 오늘도 생업에 충실하고 땀의 가치를 믿으며 자신이 믿는 신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평화의 종교 이슬람

 이슬람 경전 어디에도 무차별한 테러를 용납하는 가르침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들의 종교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타협 불가의 순간에 성전을 용인하고 있지만 그 역시도 관용과 평화의 가르침이 언제나 우선입니다. 이슬람이 전쟁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제가 만난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이방인에게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고, 차와 음식을 권하며 길 찾기를 도와주었습니다. 개중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이슬람을 소개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를 개종시키려는 강한 목적이 아니라, 저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기에 자신이 믿는 가치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체험한 이슬람은 화약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입니다.
 무슬림 아랍인들의 인사는 '살람 알레이쿰'입니다.

 칼럼의 앞에서 이 인사로 시작했듯이, 아랍인들은 늘 평화를 외칩니다. 이들에게 과격한 테러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슬픈 사회의 단면일 뿐입니다. 낯선 이들에게 환대하는 아랍인의 전통과, 도움을 청하는 이를 절대 지나치지 말라는 이슬람의 가르침, 여성과 노약자를 반드시 배려하라는 이들의 문화 속에서 저는 오늘도 Asian Beauty Creator의 소명을 즐겁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중동과 이슬람에 대해서 폭력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평화의 메시지를 공감하게 되시기를 바라며, 살람 알레이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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