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석유보다 귀한 게 물이 될 것이다? - AMORE STORIES
#유세진 님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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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석유보다 귀한 게 물이 될 것이다?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속가능한 더 아리따운 세상

제3화.석유보다 귀한 게 물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소재연구팀 유세진 님

올해는 유독 비 소식이 반갑습니다. 출퇴근 할 때 비에 옷이 적어 눅눅하긴 하지만 비가 우리나라 가뭄을 해결해 주고 있는데요. 메르스로 전국이 들썩이던 지난 6월. 메르스 보다 사실은 더 심각한 자연 현상이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바로 가뭄입니다.

지난 6월 20일 가뭄으로 소양강댐 수위가 198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소양강과 그 하류 한강 등을 주요 식수원으로 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생활 용수 공급에 차질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화에서는 다가 올 미래, 그리고 현재 우리에게 다가올 위협이 될 '물 부족'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 소양강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상류 강바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자료 출처 : 머니위크


우리가 잘 몰랐던 가뭄에 대한 이야기

가뭄의 근본적인 원인은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적었기 때문입니다. 가뭄 전문가인 부경대 변희룡 교수는 한반도의 가뭄이 6년, 12년, 38년, 124년의 주기로 찾아온다는 징후를 포착했습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유효 수자원의 분포와 가뭄지도의 분포가 유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유효 수자원을 관리하지 못하면 가뭄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 가뭄지수(좌)와 유효 수자원지수(우)_부경대 방재기상연구실
    (좌)와 유효 수자원지수(우)/ 자료 출처: 부경대 방재기상연구실


가뭄이 발생하면 육상에서의 생활이 불편해 질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급속도록 안 좋아지게 됩니다. 전체적인 물의 흐름이 안 좋아져 유량이 적어지면서 녹조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해 상수원수에서 비린내가 나고 정수 처리가 까다로워 처리 비용도 중가합니다.
  • 행주대교와 김포 수중보 구간의 녹조 현상(15/06/28) / 자료출처 : 국제신문


가뭄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물론 물을 낭비하는 사람들로 인해 가뭄이 발생할 수도 있겠죠.
  • 전세계 연평균 강수량 / 자료출처 : FAO(UN 식량 농업기구)


"자동차 세차 금지!" 캘리포니아의 가뭄

한국 식당에서는 물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식당에서는 당연히 물이 공짜가 아닙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가뭄 지대가 캘리포니아 지역에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2014년 1월 이후 가뭄 지역이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미국의 가뭄 현황 / 자료 출처 : 조선일보캘리포니아 가뭄 상태 / 자료 출처 : 녹색기술정보 포털


2014년부터 캘리포니아주는 심각한 가뭄에 시달렸고,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릅니다. 건조한 기후 상태로 수력 발전을 이용하다 보니 전기 생산에 제약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 발전량의 20%를 수력발전으로 제공, 2014년에는 10%만 생산)

이러한 가뭄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에서는 실외 스프링클러 작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자동차를 세차하는 것도 금지 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었고 지난 4월에는 물 사용량을 25% 이상 줄이는 강제 절수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영장 물을 함부로 버리는 등 물 낭비가 적발되면 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물을 쓰지 않고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드라이 샴푸나 물이 필요하지 않는 세척제의 소비량이 다섯 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골프장(잔디를 푸르게 하기 위해서는 3천 800톤이 필요)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물 절약을 위해 465만㎡의 잔디밭을 없앴습니다.

가뭄이 심해지면 애그플레이션(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도 심화됩니다. 캘리포니아가 주산지 인 아몬드, 오렌지, 레몬 등의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물 값이 올라 농장을 유지하지 못해 아몬드 나무를 베어 버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가뭄은 질병과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가뭄 탓에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대기도 건조하다 보니 산불이 자주 발생해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숲이 불탔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가뭄은 자연 재해만이 아닌 인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개발과 생활 편의를 위해 수자원을 낭비하고, 환경보호만을 앞세워 용수 확충에 반대해 최악의 상황을 좌초했다는 의견입니다. 유전 개발도 한 몫 했습니다. 미국은 셰일가스 추출 등을 위해 2011년부터 4만여 개의 유정을 뚫었는데, 이 가운데 1만 6,000여 곳이 물 부족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유정을 파기 위해 고압의 물을 땅에 분사하는 워터제트 방식을 사용해 유정 하나에 750만 리터의 물이 소요됩니다. 때문에 "마실 물도 없다. 식수로 기름 우물을 뚫지 말라"는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중국이 물을 대하는 자세

중국은 캐나다에 이어 4위의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중국은 인도 뒤를 이어 세계 제2의 물 소비 국가입니다. 중국의 수자원은 80% 이상이 남부에 위치해 북서내륙은 가뭄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의 연간 물 부족량은 400억톤으로 중국 전체 669개 도시 중 400여 도시가 물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국토의 27%가 사막화가 진행되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중국은 물 부족을 타계하기 위해 중요한 치수 산업 두 가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샨샤댐
중국에서 황허와 더불어 중화문명을 낳은 어머니의 강이 양쯔강(長江)입니다. 이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 바로 샨샤입니다. 샨샤는 충칭시에 있는 192km에 달하는 대협곡 지대입니다. 강 양쪽으로 해발 1,000m~1,500m에 달하는 고산절벽이 마주보고 있습니다.
  • 아름다운 샨샤 대협곡의 절경 / 자료 출처 : 조선일보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절경을 온전히 볼 수 없습니다. 바로 산샤댐이 지어져 완전히 다른 지역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샨샤댐은 세계 최대 수리 공사로 최고 수위 175m에 총 저수량 393억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양강댐의 15배에 달합니다. 하루 1,820만 KW, 연간 847억 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함께 물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전기의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보면 당연한 국가차원의 정책적 실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샨샤탬은 정기 생산과 홍수를 막고 가뭄을 대비할 수 있다는 방편에서 만들어졌으나 댐 건설로 인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경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바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장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유량이 감소해 서해의 염분 농도와 수온이 상승되고, 이로 인해 바다 플랑크 톤이 변화되어 서해의 해양 생태계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의 샨샤댐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죠. 댐 건설 이후 샨샤 지역은 유속이 거의 없는 거대한 호수로 변했습니다. 때문에 그 일대는 지독한 안개와 높은 습도, 변화무쌍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샨샤댐의 모습, 대부분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 자료 출처 : 오마이뉴스


@ 남수북조 대운하
남수북조(南水北調),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옮긴다'는 뜻입니다. 남쪽의 물이란 장강의 물을 말하며, 북쪽은 황허유역을 일컫습니다. 2,000만명이 생활하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물 부족이 심각한 대도시 입니다. 큰 강이 없고 건기가 길어 추운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운하를 건설하게 되었고 베이징은 연간 10억 5,000톤의 물을 받아 생활, 공업용수의 50% 이상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남수북조 공사는 중국 역사상 최대 공사인 진대의 만리장성에 비견됩니다. 마오쩌둥 공산당 주석이 1952년 "남쪽은 물이 풍부한데 북쪽은 부족하니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끌어다 쓰면 좋겠다"고 말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동선과 중선이 완공되었고, 서선만 남았습니다. 티베트 고산지대에 터널을 뚫어 장강 물을 칭하이와 간쑤성, 네이멍구자치구 등에 공급하는 서선은 아직 착공되지 않았지만 2050년 완공이 목표입니다. 공사를 시작한지 100년만에 완성을 하는 백년지계 사업인 셈이죠.이런 엄청난 국가 사업에 중국은 50년의 연구와 광범위한 논의, 역대 정부가 일관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물이 화북으로 흘러가면서 화중은 상대적으로 수자원 부족을 겪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강 일대인 후베이, 허난 등지에서 가뭄이 심해지면서 효용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추가적인 정책으로 가뭄이 심한 충칭(重慶) 등 16개 도시를 '스펀지 시범도시'로 정하고 인프라 투자를 지원키로 했습니다. 빗물을 스펀지처럼 저장했다가 가뭄 때 쓴다는 발상입니다.
  • 중국의 남수북조 프로젝트 3개노선 / 자료 출처 : 중앙일보


가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물 사용량으로 1등인 인도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산업의 발달, 도시화 등으로 물 부족 국가에서 물 희귀 국가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물에 대한 관리가 시급한 국가 중 하나이죠. 인도 코카콜라는 인도의 이러한 정책적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州 지방정부는 코카콜라 공장이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폐수 배출에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공장 폐쇄를 명령했습니다. 인도에서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산업적 발전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습니다.
  •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코카콜라 공장 모습 / 자료 출처 : 연합뉴스


물 부족과 가뭄이 심각해 지면서 대응 기술 마련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국토의 60%가 사막인 이스라엘이 그 선두주자 입니다. 이스라엘은 해수의 담수화, 오수의 80% 재활용, 누수 사전 탐지 등을 통해 가뭄을 이겨왔고, 작물에만 물을 똑똑 떨어지게 공급하는 점적 관수를 농가 75%가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물 관리의 지표인 누수율이 중동은 50%, 영국은 35%인 반면 이스라엘은 10%입니다.

@ 스마트 기술 주목
한 언론사는 가뭄을 이기는 물절약 신기술로 아래를 꼽았습니다.
▶공기에서 일 평균 7000L의 물을 뽑아내는 풍력 터빈(네덜란드)
▶소변에서 물만 뽑아내 재활용하고 대변은 전기 생산에 쓰는 '물 없는 화장실'(미국)
▶기존보다 물을 70% 절약하는 세탁기(영국)
▶센서를 통해 토양 수분을 휴대전화로 체크하는 스마트 관개 농업(스위스)
  • 공기를 활용해 물을 만드는 기계(좌), 공기에서 물을 뽑아내는 풍력 터빈 장치(가운데),
    휴대전화로 토양 수분을 체크하는 스마트 관개(우) / 자료 출처 : 파이낸셜타임스

  • 빗물 활용통(좌), 토양 수분 센서(우) / 자료 출처 : SoCal Water $mart 홈페이지

  • 세탁 구슬 알갱이로 물 사용량을 80% 줄여주는 Xeros 세탁기 / 자료 출처 : CNN Money


@Water Footprint
탄소 발생을 추적하여 산출하는 탄소발자국과 유사한 개념으로 물의 사용량을 추적하는 것을 물 발자국(Water Footprint)라고합니다. 물 사용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물과 보이지 않는 가상수(Virtual Water) 두 가지로 나뉘어서 산출됩니다. 예를 들어 커피 한잔에 132L의 물이 사용되는데요. 직접수는 0.125L(0.1%)이고 커피 나무 재배에서부터 수확, 가공 등의 과정까지 가상수 131.875L(99.9%)이 소요됩니다. 대부분 직접 사용하는 물보다 가상수가 훨씬 많습니다.
물은 Blue, Green, Grey Water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Blue Water는 지하수나 지표수 사용을 의미하고, Green Water는 빗물의 사용량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Green Water는 농작물 재배, 생산과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Grey Water는 오염된 물을 수질 기준 이상으로 정화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을 의미합니다.
물의 사용량은 제품, 개인, 기업, 국가의 목적에 따라 산출될수 있으며, 현재 국제 기준인 ISO 14046으로 규격화되어 적용되고 있습니다.

3화를 마치며…

얼마전 개봉한 매드맥스 영화에서 물이 곧 권력이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을 얻기 위해 양동이를 하나씩 들고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물을 얻기 위한 갈망만이 남아있었습니다.
  •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바위산 내부의 지하수 방출장면


이상적인 국가의 형태를 논의할 때 첫 번째 거론되는 시대가 요순시대입니다. 요임금이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고 순임금을 권좌에 앉힌 것도 바로 순임금의 치수(수리 시설을 잘하여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막음) 능력을 높이 평가한 덕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거창한 국가 이상향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이 발생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필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을 물쓰듯 한다면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사회는 없습니다. 양치 할 때 양치컵을 사용하면 컵 없이 양치 할 때의 10%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오늘 생활속에서 양치컵을 사용하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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