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빅데이터가 상품을 배송한다? - AMORE STORIES
#장샛별 님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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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빅데이터가 상품을 배송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캠프아문젠 장샛별 님


칼럼을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장샛별입니다. 우리의 비즈니스 흐름을 따라 다양한 영역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 있는데요. 1화에서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는 상품 기획, 그리고 2화에서 생산과 품질관리 분야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3화에서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고객에게 다다르는 과정인 유통 및 물류 영역의 빅데이터 사례들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터가 상품을 배치한다?

 아래 그림은 생산된 상품들을 적재하는 야적장의 배치계획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선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측의 레이아웃은 숙련된 지게차 운전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치했던 이전의 야적장 상태입니다.
  • 빅데이터를 활용한 야적장 상품배치(출처 : CLO)

 이 기업은 실제로 야적장 전체의 이동 및 출고 데이터를 확보해 유사한 상품끼리 군집을 만들어 분류하고, 어떤 상품군이 주로 함께 출고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들의 위치를 새롭게 배치한 결과, 지게차의 운행거리를 약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작고 간단해보이는 사례이지만, 기존에 경험으로 해오던 일들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금씩 개선해간다는 점에서 앞으로 살펴볼 물류 및 유통에서의 빅데이터 분석의 small learning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빠르게, 정확하게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 트렌디한 디자인…, 어느 순간부터 패션업계를 이끌어가는 Fast Fashion의 특징들입니다.

 기존의 의류업체들이 계절의 흐름에 맞춰 1년에 네 차례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했다면, Fast Fashion은 최신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반응에 맞춰 1~2주 간격으로 빠르게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각 상품의 판매량과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스페인 의류업체인 자라(ZARA)는 미국 MIT와 손을 잡고 전 세계 매장의 판매와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여 최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재고 최적 분배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각 매장의 판매 및 재고 현황은 물론, 매장에서 요청한 상품 수량과 과거의 판매 실적, 매장 진열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다음 주의 판매량을 예측하고, 이를 생산 및 유통 전략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런 예측 및 최적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자라는 스페인에 있는 2개의 물류 창고에서 전 세계 90개국 이상의 2,200여개 매장으로 직배송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 중요한 비용 요소인 재고를 Zero화하면서, 전체 매장의 매출 합은 최대가 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시스템입니다.
  • 빅데이터 기반의 공급 체인으로 앞서간 자라(출처 : 위키피디아)

 현재는 1주 미만의 자체 생산/유통을 무기로 하는 Ultra Fast Fashion의 등장으로 주춤하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급 체인을 가지고 있었던 자라의 성공에는 이러한 데이터의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쉬어가면서 오래된 동화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옛날에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를 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짚신 장수인 아들이 장사가 안될까 걱정하고, 날이 쨍쨍하면 우산 장수인 아들이 허탕을 칠 것이 걱정되어 하루도 시름이 없는 날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날씨에나 두 아들 중 한 아들은 장사가 잘 될 텐데 무엇이 그렇게 걱정일까 싶었는데요. 만약 지금과 같은 빅데이터의 시대라면,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잘 팔릴 물건을 미리 예측해서 두 아들 모두 그 상품을 들고 장터에 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는 4차 산업 혁명의 주요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날씨와 판매의 연관성을 검증하고, 시즌성 상품의 방송 편성 최적안을 도출합니다. 특히 이런 분석들을 바탕으로 얻은 인사이트를 즉시 비즈니스 전반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국내 G모 홈쇼핑 채널은 10년간의 에어컨 판매 추이와 기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 결과, 전년도의 폭염 일수가 다음 해 상반기 판매량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기억하실만큼 기록적으로 더웠던 작년(2016년)의 경우, 낮 최고 기온 33도 초과를 기준으로 하는 폭염 일수가 총 24일로 2015년의 3배에 이르렀다고 하는데요. 이 분석결과에 따라 해당 회사는 통상적으로 6월부터 편성하던 에어컨 방송을 4월부터 시작했고, 올해 4~5월 에어컨 판매량은 목표 대비 145%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데이터 기반의 성공 사례를 여러 차례 경험하면서 최근에는 첨단 기술 기반의 복합 물류 센터 준공을 시작하는 등 미래 투자에 적극적인 것을 보니, 앞으로 홈쇼핑 업계의 진화도 기대됩니다.

기쁘다 택배 오셨네

 온라인 판매, 유통을 하는 모든 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는 배송입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상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하는 능력이 고객의 만족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로 이어지기 때문인데요.

 온라인 유통의 공룡, 아마존은 2014년에 이미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예측 배송'은 이름 그대로 고객이 구매할 상품을 미리 예측하여 실제 구매가 일어나기 전에 배송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객이 물품을 구매한 뒤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인데요. 실제로 생산지에서 고객이 인접한 유통 거점까지 미리 배송해 상품을 준비해두고, 주문이 접수되면 빠르게 배송지까지 배달하는 것입니다.
  • 아마존의 예측 배송 서비스(출처 : 구글)

 아마존은 먼저 그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상품군의 구매 주기를 도출했습니다. 가장 쉬운 타깃은 비교적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재구매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생활 필수품이었습니다. 생수나 휴지, 세제 등의 생필품 구매 패턴을 파악하여 다음 구매가 일어날 시기와 제품을 미리 예측했습니다.

 이후에는 단순한 구매 주기 도출을 넘어서 다양한 온라인 행동 정보를 이용하여 정교한 예측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는지, 장바구니나 위시 리스트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최근에 조회한 상품은 무엇인지, 상품 페이지나 상품 사진 위에 머무른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이용하여 특정 확률 이상으로 구매가 예측되는 상품은 미리 고객의 주 배송지 근처의 물류 센터로 옮겨놓게 된다고 합니다.

네가 뭘 좋아할지 알·아·서 미리 준비했어

 아마존과 함께 신흥 강자로 꼽히는 알리바바도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가 성장의 핵심이라고 자신합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 익스프레스 역시 지역별로 상품의 수요를 예측하여 미리 해당 지역에 배송해두는 방식으로, 넓은 영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데요.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예측을 통해 미리 준비된 재고 덕분에,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의 경우 배송이 하루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후에 주문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이 매번 반복된다면, 이것이 바로 고객 경험을 통해서만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이미지 제고가 아닐까요?

 독보적인 규모의 중국 내수 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쇼핑 패턴과 수요를 수년간 추적해온 알리바바는 220개국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별 소득 계층 및 제품 선호도 등을 반영해 예측의 정확성을 더 높이겠다고 자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300억 건의 택배 서비스가 이루어졌으며, 이 중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약 70%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마윈(马云) 알리바바 회장이 6~7년 후면 하루 10억개의 물류 배송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떤 성장세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물류 효율화

  • IoT와 빅데이터 기반의 물류 체계(출처 : DHL)

 글로벌 시장에서 단연 No.1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독일의 종합 물류 기업 DHL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류를 효율화하는 것이 미래 물류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DHL은 출하 이력, 날씨, 구글 검색어, 온라인 쇼핑 행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하고 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운송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 및 시점과 물량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차량이나 선박/비행기 배치나 운행 주기 등 비용 투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입니다.

 DHL은 수년 전에 이미 물류 분야의 빅데이터 동향 보고서 < Big Data in Logistics > 를 발간하는 등 업계 선두 주자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비용 효율적인 배송도 중요하지만, 물류 차질에 대한 빠른 대응과 조치도 간과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같은 소비자-단기 물류가 아닌 생산재나 기업 간 배송 등 중•장기 물류의 경우 해상물류의 비중이 매우 높고, 이를 포함한 다양한 원인의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데이터 분석 기반의 물류 솔루션 Cello(출처 : 구글)

 IT를 기반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S모 기업은 IoT 및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미리 예측/감지하고 최적의 대안을 탐색하는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류 현장에서 인력에 의해 기록, 수집하던 데이터는 이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수집•전송되며, 창고나 항만의 빈 공간 또한 센서로 탐지하여 수용 가능한 물동량을 예측하고, 위치를 배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해상 물류에 있어서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지연 가능성이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출/도착지의 육상물류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루트를 찾아내는 것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류 차질을 피하는 것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우리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고객(화주)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이 분야에 대한 빅데이터 기반의 접근은 앞으로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것 같습니다.

비정상의 힘

 통계학에 기초한 데이터 분석의 여러 가정 중 하나는 '과거에 일어난 일과 패턴은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다.'입니다. 이 가정에 근거해서 우리는 과거의 데이터 혹은 이미 알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한 확률의 범위 안에서 미래를 예측하거나, 알지 못하는 사실을 추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데이터 중에 이상치(Outlier)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주 로또 당첨자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는 당장 이번 주말에 내가 로또에 무조건 당첨될 것이라고 확신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해당 사건이 극히 적은 확률임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이상치는 데이터 분석에서 합리적인 결과를 얻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이므로,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처리(제외•가공 등 다양한 기술적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해야 합니다.

 물류에서도 이와 같은 이상치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요. 이를테면 물동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나 배송 소요일이 급증한 경우, '어느 기준으로 이를 문제상황으로 판단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순히 평균의 2~3배까지 물동량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통상적으로 주말이 지난 월요일에 증가하는 정도와 비슷하거나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세일 등 특정 이벤트 기간임을 효과를 고려했을 때는 정상적인 범위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1주일 단위로 반복되는 요일 효과라면 수 개월 이내에 이를 파악할 수 있겠지만, 계절 요인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니면 물량의 개수의 증감이 아니라 부피와 무게가 큰 물건이 다량으로 배송되는 김장 시즌은 어떨까요? 매년 주기적으로 일어나긴 하지만, 사람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바로 이런 부분이 유통•물류를 벗어나 모든 분야의 데이터 분석에서 지속적인 데이터의 누적과 품질 관리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컴퓨터 용어이지만 분석의 영역에서도 통용되는 "Garbage In, Garbage Out"을 앞으로 혹시 빅데이터 분석을 업무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반드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칼럼을 마치며…

 오늘은 잘 만들어진 상품을 고객에게까지 전달하는 단순 물류는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큰 범위인 유통 분야까지 다양한 빅데이터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이전 칼럼에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된다는 점은 같지만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부분(예측배송, 자라의 Fast Fashion, 방송편성 등)과 기업 내부의 효율화(물류비용 효율화, 루트 최적화, 차질예측 등)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유통과 물류 분야의 빅데이터 사례를 살펴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로 오늘의 칼럼을 마치려고 하는데요.

 " '빨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더 빨리'가 아니라 '미리'이다."

 비단 만들어진 상품을 미리 준비해서 고객에게 '아주 조금 더 빨리'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칼럼 첫 회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보다 근본적으로 고객이 원하기에 앞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준비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다음 칼럼에서도 우리의 업(業)과 관계된 흥미로운 빅데이터 활용 사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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