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궈는 중국 쓰촨성에서 출발한 음식으로 다양한 약재로 우려낸 국물에 양고기, 소고기 그리고 각종 해물과 야채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먹는 음식입니다. 훠궈의 종류, 조리법, 재료 등이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사실 하이디라오를 이용해 본 고객들에게 "왜 하이디라오를 이용하나요?"라고 질문해 보면 막상 특별한 대답을 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쓰촨 특유의 매운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라는 두 가지 답변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특별한 것은 없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식(食)'의 나라답게 음식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클 뿐더러, 특히 훠궈 시장만 해도 엄청나게 발달해 있습니다.

중국의 Google로 불리는 Baidu에서 '훠궈'를 검색하면 결과만 해도 1조 개가 넘게 나옵니다. '쓰촨 훠궈'라고 검색어를 좁혀도 그 결과가 약 1천 만개에 가깝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기준 약 400조원의 규모를 자랑하는 요식업계에서 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 훠궈 시장이고, 2015년 예상 시장 규모는 34조원에 다다릅니다. 통계 기준 연도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다소 어렵겠지만, 2013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가 29조원이고(출처: 한국경제) 2014년 1~8월 기준 한국의 화장품 수출 규모가 약 1조(출처: 관세청)원인 것을 미루어 봤을 때, 정말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이 중국의 훠궈 시장입니다. 그 만큼 중국 내 엄청난 경쟁자가 있겠지요? 정확한 통계 수치가 없어 전국 규모는 알 수는 없지만, 훠궈 음식점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만 이미 4천 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이 '하이디라오'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소비자들은 점차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훠궈를 먹기 원하였고, 또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스를 원하였지만, 샤오페이양은 여전히 신선한 양고기 육질만을 추구하며 재료의 집중화, 소스 미사용 원칙을 내세우며 스스로 소비자를 외면하였고, 2011년 KFC를 보유한 미국의 거대 패스트푸드업체인 '얌 브랜드'에 의해 인수 당하였습니다. 얌 브랜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외식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인수하였지만, 샤오페이양은 이미 2011년부터 순이익이 20%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사실 샤오페이양은 과거 워낙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중국 내에서 샤오페이양을 만나 볼 수는 있지만, 그 명성은 예전 같지 못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하이디라오의 성공 방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그 맛에도 특별한 비법이 있긴 하지만, 오늘은 음식 소개가 아닌 만큼 맛이 아닌 맛 외적인 요소에 집중하겠습니다.

하이디라오는 특별한 기술이나 비법이 필요한 분야가 아닌 훠궈로 순식간에 중국 대륙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비결은 바로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까' 고민하는 기업 경영 방침에서 시작을 합니다. 베이징대 경영대학 분석에 따르면 하이디라오는 워낙 경쟁이 치열한 훠궈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처음부터 서비스에 승부를 걸었다고 합니다.

식당을 오픈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손님 한 명이 농촌 시찰을 다녀와 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신고 매장을 찾았습니다. 한 직원은 그의 신발을 닦아 줬고, 이것이 점차 소문이 나 화제가 되어, 그 후로 하이디라오에선 고객의 신발을 닦아주는 서비스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지금은 매장에서 식사 전 대기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러한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은 여느 식당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휴대폰 비닐봉투 서비스 역시 하이디라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훠궈를 먹으면 국물이 튀어 휴대폰에 음식물이 묻는 등 더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비닐봉투를 제공하고, 머리가 긴 여성에겐 머리를 묶을 수 있는 끈을 나눠줍니다. 또한, 대기하는 동안 고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보드게임 테이블도 마련하고, 무료로 과일, 과자, 음료 등을 먹을 수 있고 손톱 관리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이디라오의 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화장실의 위생상태는 어느 호텔 못지 않게 깔끔함을 자랑하는 등 다양한 루트로 고객 감동을 이어 나갑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중국에서의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하이디라오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성공 원칙 1과 2를 보고 다소 실망한 사우분들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일 뿐더러 조금 특이할 뿐, 아주 거창하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이디라오 기업이 추구하는 '사람 중심 경영'은 조금 다를 것 입니다.

사실 하이디라오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요식업 브랜드들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였지만, 절대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직원들의 로열티였습니다. 베이징대는 이를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표준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개별 고객들의 Needs와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1:1 개념의 서비스를 표준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1:1 서비스의 성공은 오로지 직원들 개개인의 태도에 달려있고, 이는 하이디라오의 직원들을 감동시키는 행복 경영과 깊은 연관이 있다."

하이디라오의 직원은 이미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직원들을 채용하게 되면 직원들을 연수하기 전에 먼저 그 가족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하이디라오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합니다. 당신의 가족이 우리 하이디라오에서 일할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식사를 제공하며 융숭한 대접을 하는 기업 앞에서 그 어느 가족이 감히 그 회사를 싫어할 수 있을까요? 또한, 대부분 도시로 일하러 온 농민공이 많기 때문에, 매장 근처 20분 내 도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배치하고, 기숙사 역시 에어컨 등 편의 시설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외지 생활이 힘들지 않게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원들을 고려하여 직원들이 입고 있는 근무복이나 신발 역시 고급 소재를 사용하여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우수 직원으로 선정되면 그 직원의 부모에게 감사의 의미로 여행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하이디라오의 CEO 장용(张勇)은 직원들이야말로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고, 그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어야 고객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른 경쟁 브랜드가 매장 수 증가를 통한 성장 정책을 펼칠 때에도, 오히려 고객 서비스 경험을 통한 고객 인지도 확대를 더 우선시 합니다. (以夸张式服务成为中国最知名的火锅品牌)

도대체 이러한 경영 원칙과 성공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바로 '사람 중심 경영'에 답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중국 내 매장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2014.11 기준 101개) 다만 인지도는 매우 높죠. 서비스도 인상적이구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직원들에게는 무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지요. 하이디라오의 경영 원칙은 바로 '사람 중심'입니다. 그래서 기업의 목표 역시 '직원들을 즐겁게 만든다'이죠."

"우리의 초기 급여는 많지 않습니다. 2,500RMB(한화 약 43만원)에서 시작하지만 2년 후 승진하게 되면 급여가 7,000RMB(한화 약 120만원)으로 올라요. 하지만 겨우 이 급여 인상폭 때문에 요식업 평균 이직률 40% 대비, 하이디라오의 이직율이 8%라는 사실을 설명하기는 어렵죠."

그가 밝힌 이직률 8%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바로 직원의 부모들에게 자녀 양육비를 매달 지급하는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원들 대부분이 시골 출신이라 일을 하기 위해 자녀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기고 옵니다. 그들이 집안 걱정을 하느라 일에 집중할 수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 서비스가 저하되어 생각해 낸 방책입니다. 사실 금액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만 이 적은 금액 투자를 통해 직원은 회사를 믿고 따르게 되어 오히려 투자 대비 그 이상의 경영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CEO가 밝힌 비결입니다.

또한 스스로 하이디라오의 가장 큰 자랑은 맛, 서비스도 아닌 '직원 중심의 기업 문화'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CEO의 직원 사랑은 상당합니다. 많은 수를 차지하는 농촌 출신 직원들을 위해 하이디라오 대학까지 설립하여, 교육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까지 심어준 것이죠. 그는 점차 도시와 농촌간 격차가 커지며 기회 조차 잃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이러한 투자는 아마 그 역시 시골 농촌 출신으로 한 때 가난한 유년 시절을 겪은 것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였을 때, 초기 자본금의 약 3배에 달하는 손실을 겪고 사업이 도산 직전까지 갔을 때, 직원들과의 의기 투합으로 회사를 살려 오늘까지 온 그는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글의 마지막 내용은 700개의 점포를 자랑하는 샤오페이양 보다 오히려 더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하이디라오의 성공 비결에 대한 그의 대답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매장을 좀 적게 열더라도, 직원 만족에 집중하겠습니다. 그것이 더 많은 고객을 만나는 비결입니다." ("我宁可店少一点，把员工照顾好一点，这样消费者才会多一点")

(출처: http://www.huaxia.com/tslj/rdrw/2010/10/21449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