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떠나요~ 포도밭으로! - AMORE STORIES
#양정아 님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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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떠나요~ 포도밭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매스MC팀 양정아 님

# intro

 바쁘게 지나가는 1년 중 달콤한 휴식이 되어 줄 Happy Vacation! 벌써 다녀오신 분도 있을 것이고,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 1년 관광객 수가 약 4천만 명 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서울 인구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파리를 방문하는 이유는 도시 자체가 주는 매력과 분위기도 있겠지만, 그림, 영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직접 가서 보고 그곳에 살았던 예술가들의 흔적을 느끼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어느 지역의 어떤 와이너리를 방문할 지 결정하는 일도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고르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두번의 휴가를 모두 프랑스 대표 와인 산지 중에 하나인 부르고뉴(Bourgogne)와 루아르(Loire)로 다녀왔어요. 제가 처음 프랑스 포도밭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건 우연히 발견한 예쁜 라벨의 와인 맛에 감동했고, 100% 제 기호에 맞는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가 누군지 만나보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컸어요. 가고 싶은 와이너리를 방문하기 위해 와인패키지 투어가 아닌, 지도를 보며 하나하나 힘들게 찾아 떠났던 여행이라 고생도 많이 했었지만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럼 한 병의 와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프랑스 포도밭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세 번째 칼럼을 시작하겠습니다.

보았노라, 마셨노라, 믿었노라 (J'AI VU, J'AI BU, J'AI CRU)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프랑스 부르고뉴와 루아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한데요. 각 지역의 여행 특징을 장르로 정한다면 부르고뉴 지역은 '와인 다큐멘터리', 루아르 지역은 '와인 드라마'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지역적 특성을 간단히 분류하면, 부르고뉴는 전지현 님, 송혜교 님처럼 탑 스타 급의 와인 생산자들의 와이너리에 방문해 밭 단위로 비교해가며 와인을 시음할 수 있고, 개성 강한 생산자들의 와인에 대한 역사와 철학까지 뼛속 깊숙이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루아르는 부르고뉴에 비해 비교적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들과 함께 길게 뻗은 루아르강을 따라 펼쳐진 크고 작은 고성들을 거닐며 아름다운 프랑스 소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와인 외의 볼거리도 많은 곳입니다.

포도나무와 토양의 연금술사, 니콜라 졸리 @Loire

 화장품 향, 풍선 껌 향, 파인애플 향 등 와인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이 향들은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손 수확을 원칙으로 해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에 하나예요. 루아르는 바로 이러한 내추럴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기도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해, 달, 별 등 철저히 자연의 움직임에 따라 수확 시기를 정하는 '자연주의' 와인, 즉 바이오다이나믹(Bio Dynamic)와인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바이오다이나믹 와인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니콜라 졸리(Nicolas Joly)의 본업은 외과의사였어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와인에 빠져들 만큼, 그의 열정이 가득 담긴 와인들은 자연주의 와인을 느끼고 싶을 때 추천하는 와인이랍니다. 특히 이 와이너리의 '꿀레 드 세랑(Coulee de Serrant)' 포도밭은, 부르고뉴 '로마네 콩티'와 론의 '샤토 그리에'와 더불어 포도밭 자체가 고유 원산지 명칭(AOC)를 가진 유일한 밭이기도 합니다. 경사진 언덕에 위치한 니콜라 졸리의 와이너리는 꼭 와인 시음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루아르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장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니, 프랑스 루아르 앙제(Angers)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려보세요!

 예약은 필수고,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메일을 보내거나 머물고 있는 호텔에 예약을 부탁하면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어요. 전 바로 전날 예약하긴 했지만, 안전한 방문을 위해서 1주일 정도 전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 홈페이지 : https://coulee-de-serrant.com/en/
★ 예약 전화 : 0033 (0)2 41 72 22 32

완벽주의 여성 와인메이커, 안느그로(Anne Gros) @Bourgogne

 대부분의 와인 생산지와 달리, 부르고뉴는 레드 와인의 경우 보통 피노누아라는 포도 품종 하나로, 화이트 와인의 경우 샤르도네라는 포도품종 하나로 만들어져요. 특히 피노누아의 경우 다른 포도들에 비해 포도 알도 듬성듬성 떨어져 있고 껍질도 얇기 때문에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품종이에요. 카베르네 쇼비뇽이나 메를로 같이 강한 포도들의 도움 없이 오로지 여리여리 한 피노누아 품종 100%로 세계 최고의 와인들을 생산하는 곳, 바로 프랑스 부르고뉴인데요. 그만큼 생산자의 역량이 중요시되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밭에서 같은 품종의 포도로 다른 맛의 와인들이 만들어 지는 곳이기도 해요.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좋은 부르고뉴 와인 한병은 몇 백 만원에서 몇 천 만원을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와인을 정말 좋아하는 사우분들이라면 부르고뉴에서 최대한 많은 와인들을 시음해보세요. 보통 현지에서 30유로정도 되는 와인 한 병을 구입하면 6~7종의 와인 시음은 무료입니다.
 프랑스에서 최고급 와인들이 생산되는 부르고뉴 지역, 그곳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여성 와인 생산자를 뽑는다면, 안느그로가 아닐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생산자이기도 한 그녀는 부르고뉴뿐 아니라 프랑스 남쪽의 랑그독의 미네르부아 지역에서도 남편과 함께 와인을 만들어요. 부르고뉴의 Domain Anne Gros를 방문하면 평소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미네르부아 지역의 와인들부터, 에세죠(Echezeaux), 샹볼뮤니지(Chambolle Musigny) 등 부르고뉴에서 만드는 최고의 와인들까지 모두 시음해볼 수 있어요. 특히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그룹당 100유로(4명기준)에 1시간 30분 가량 그녀의 포도밭을 거닐며 밭의 특징에 따른 와인의 특징과 함께 그녀가 와인을 만드는 방식 등의 설명을 듣고 와인 동굴에 들어가 오크통에서 직접 뽑아 주는 와인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 홈페이지 : www.anne-gros.com/
★ 예약 메일 : domaine-annegros@orange.fr

루아르 고성에서의 하룻밤

 루아르는 중세 이후에 왕족과 귀족들의 휴양지였기 때문에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지역에만 80여 개의 성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덤이 있는 앙부아즈 성(Chateau d' Amboise)과 소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무대가 되었던 위세 성(Chateau d' Usee)등이 들어서 있는 덕에 와이너리 투어가 아니어도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곳곳의 크고 작은 많은 성들 중 일부는 호텔 형태로 개조되어 일반인들도 숙박이 가능해요. 제가 묵었던 'Château de l'Epinay'라는 성은 안방보다 큰 욕실과 영화 속에서만 보던 벽난로, 창문 밖으론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 곳이었어요. 가격도 일반 호텔 비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 루아르를 방문한다면 꼭! 아름다운 고성에서의 하룻밤을 놓치지 마세요.

★추천 숙소
- 앙제(Anger)지역 고성 : Château de l'Epinay (https://www.chateauepinay.com/en/)
- 뚜르(Tourss)지역 airbnb : https://www.airbnb.co.kr/rooms/13947526

포도밭 사나이 왈, "별 아래 있으면 우리는 모두 스타야"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 드는 이 멘트를 날린 사람은 바로 아래 사진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폼 잡고 있는 장 뤽(Jean-Luc)이라고 하는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 생산자예요. 그의 가족들과 포도밭 한가운데 테라스에 앉아 쏟아지는 별을 보며 감탄할 때 그가 남긴 명언(?)인데요. 부르고뉴의 와이너리를 여행하는 건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마치 와인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과 같아요. 와인 라벨에서 보기만 해도 설렜던 생산자를 만나는 것은 물론 그들이 포도를 대하는 방식과 삶의 철학까지 함께 나눌 수 있어요. 수많은 와이너리가 쭉 뻗은 길을 따라 이어져 있고, 작은 식당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두툼한 와인 리스트는 기본. 우리나라 편의점만큼이나 많은 와인 샵과 Roch같은 유명 생산자가 직접 운영하는 와인 바까지. 부르고뉴에 머무는 동안 자는 시간 빼고는 모두 와인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심지어 제가 airbnb를 통해 예약한 숙소의 집주인 조차 와인 패밀리였고, 그 집에는 와인 만화책으로 유명한 <신의 물방울> 프랑스 번역본과 함께, 소믈리에들이 와인 향을 감지하기 위한 테스트용도로 쓰이는 '아로마 키트'까지 구비되어 있었어요. 시장에서 만난 사람도 와인 샵에서 만난 사람도 모두 포도밭에서 일하거나, 친구나 가족이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전 운이 좋게 장 뤽네 집에 초대 받을 수 있었고, 포도밭에 둘러 쌓인 그의 집 테라스에서 라벨도 붙지 않은 그의 와인들을 실컷 마시며 프랑스 가정집 체험까지 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추천 숙소
- 부르고뉴 본(Beaune)지역 airbnb : https://www.airbnb.co.kr/rooms/12329491

 루아르 뚜르(Tours)지역의 벼룩시장에서 개인이 30여 년 전 선물 받은 듯한 와인을 단돈 5유로에 구매할 수 있었어요. 숙소에 돌아와 그 와인을 마신 후 감동한 저는 다음날 바로 와인 라벨에 적힌 주소를 보고 그 곳을 찾아갔어요.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예약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 오래된 와인 한 병을 내밀며 이 와인 때문에 찾아왔다고 하는 저에게 그 와인 생산자는 그림까지 그려가며 오랜 시간 자신이 만든 와인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었네요.

 와이너리를 여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값 비싼 와인을 공짜로 마셨을 때도, 으리으리한 고성에서의 하룻밤도 아닌, 잘 만든 와인 한 병을 위해 등이 굽고 피부는 까매진, '열정있는 생산자들과의 만남'이였던 같아요. 꼭 와이너리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무언가의 기원을 알아가는 건 단순히 그것을 즐기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을 거라 생각해요.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지만 두렵고 복잡하고 힘들어서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여행이 있다면 이번 Happy Vacation을 통해 꼭 경험해보시길 바라며 세번째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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