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기꺼이 내려놓는 것, 놓기 아쉬운 것 - AMORE STORIES
#Chris Rong 님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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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기꺼이 내려놓는 것, 놓기 아쉬운 것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Chris Rong (戎泽田) 님
APC Innisfree TM Team


"서로 이토록 사랑하니 이별할 수 없네. 청춘과 사랑 모두 떠나보내기 싫지만 사실은 모두 보내야 하는 것이네. 아쉬움이란 공상에 불과하네. 달갑든 달갑지 않든 미련이 얼마나 남든 결국엔 모두 놓아야 하네. "
- 장쉰, <기꺼이 내려놓는 것, 놓기 아쉬운 것> 중에서

 장쉰(蒋勋)은 푸젠성 창러 지역 사람으로, 1947년 시안에서 태어나 타이완에서 자랐습니다. 타이완의 유명 화가이자 시인, 작가입니다. 중국 문화대학 역사학과 예술 연구소를 졸업하고 1972년 프랑스 파리대학 예술연구소에서 유학을 마친 후 1976년 타이완으로 돌아와 <'lionart'>의 편집장과 둥하이대학 미술학과장 및 <'연합문학'> 출판사의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장쉰의 문장은 청아하고 수려하며 거침이 없고, 도리에 어긋남이 없습니다. 또한, 이성과 감성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저서는 소설, 수필, 예술사, 미학 논술 작품 등 수십 편에 달합니다.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며 각계각층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기꺼이 내려놓는 것, 놓기 아쉬운 것>은 '회두(回頭)', '육안(肉眼)', '무몽(無梦)'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생, 현생, 내생처럼 말이죠. 장쉰은 복잡한 삶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생활 속 평범한 사물에 집중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간단한 사례와 섬세한 글로 <금강경>에 수록된 몇 가지 경전 문구를 풀이해 놓았습니다. 사회의 빠른 발전이 우리의 생활과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평온했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욕망을 멈출 수 없을 때는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 생활 속에서 진정한 마음의 안식처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를 즐기며 바쁜 삶과 편안한 마음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고 올바른 것을 선택할지가 참 중요합니다. 사실 마음이 안정되고 나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고, 삶 속에서 놓아야 할 것과 놓기 아쉬운 것을 자연스레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삶 속에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스스로의 마음을 끊임없이 강하게 만드는 수행 과정입니다. 장쉰이 이야기 한 '낯설고 두려웠던 것이 믿음을 가지면 온화하고 편안하게 된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책을 펼치면 '기꺼이 내려놓는 것(舍得)'과 '놓기 아쉬운 것(舍不得)'이라는 단어가 도장으로 찍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도장은 장쉰이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한 학생이 직접 새겨 준 것입니다. '기꺼이 놓는 것'이라는 글자는 양각 형식으로 위로 올라와 있고 '놓기 아쉬운 것'이라는 글자는 음각 형식으로 아래로 패여 있습니다. 또한, 두 개의 도장은 각각 주문(朱文)과 백문(白文)을 사용했습니다.


 에이칸도우(永观堂)
 선림사(禅林寺)는 일본 천황이 칙봉한 호국선사로, 7세기까지 에이칸 스님이 주지하다 민간에 많은 영향을 주어 후에 '에이칸도우'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에이칸 스님이 아미타당에서 불경을 외우고 있는데 도저히 마음을 붙잡을 수 없어 불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고개를 돌려 그에게 "에이칸아, 너무 느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선림사는 세계에서 유일한 고개를 뒤로 돌린 불상을 제작해 이를 기리고 있습니다.


 육신의 눈으로 바라본 모든 색, 귀로 들은 모든 소리, 코로 맡은 모든 냄새, 혀로 맛본 모든 맛, 촉감으로 느낀 모든 고통은 사실 마음 속의 환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만약 두 눈으로 더 깊은 본질을 볼 수 있다면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무몽사(無夢寺, 왓우몽)
 13세기 말에 만들어져 남아시아에 불교를 전파했습니다.
 "날마다 하늘은 맑고 걸식하는 중들에게 상인들은 차례대로 베푼다. (每日天明, 僧众乞食, 次序井然, 商人布施)." 이 절에는 다양한 고대 불교의 폐허 속에서 발견된 불상이 있습니다. 비록 손상된 부분이 있지만, 불성(佛性)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심리학에서 잠재의식은 놓기 아쉬운 모든 것들도 언젠가 놓아야 하는 때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를테면 물이 가득 든 잔을 들었을 때 넘친 물에 손을 적셨을 때야 비로소 잔을 내려놓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부(富)도, 권리도, 영예도, 심지어는 사랑도 쉬이 내려놓지 못합니다. 미워하면 내려놓기 쉽지만 사랑하면 내려놓기 어렵습니다. 어떤 때는 사랑을 하게 되면 아픔도 함께 각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사랑에는 항상 아픔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아픔이 사랑을 뒤따르더라도 결국 사람은 아파서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헤어질 때가 아마 가장 내려놓을 수 없는 때일 것입니다. 하지만 설령 내려놓을 수 없다 해도 혹은 붙잡아 둘 수 없다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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