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Stitch Fix: 패션 산업의 데이터 사이언스 혁신 - AMORE STORIES
#안현진 님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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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Stitch Fix: 패션 산업의 데이터 사이언스 혁신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전략팀 안현진 님


#1. 궁극적으로 패션은 개인화된 경험이다.

 역사상 인류는 TPO를 고려하면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스타일링 서비스와 오뜨 꾸뛰르, 비스포크 등과 같은 테일러링 서비스로 명맥이 이어져 왔으며, 대체로 특정 소수만이 즐기는 비싸고 희귀한 경험으로 여겨져 왔죠.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Stitch Fix'는 데이터 기반 모델을 통해 스타일링 과정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대중들이 개인화된 패션 경험을 합리적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하여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직관과 감각이 지배했던 스타일링의 영역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하여 온라인 패션 업계에 disruption을 가져오고 있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Stitch Fix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미국 온라인 패션 시장을 뒤흔드는 Stitch Fix

  • Figure 1. 2016년 밀레니얼 세대 대상 온라인 패션 업계 매출 점유율 현황 (출처 : Slice technology)

 미국 온라인 패션 업계에서 Stitch Fix의 입지는, 설립된 지 약 5년 만에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Macy's, Gap과 어깨를 견주어 볼만큼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lice technology가 미국 온라인 소비자 약 39만 명을 대상으로 2016년의 온라인 의류 구매 영수증을 집계한 결과,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지출을 많이 한 쇼핑몰은 Amazon(16.6%)이었고, Stitch Fix(3.2%)는 무려 8위를 차지해, 6위인 Macy's(3.6%), 7위인 Gap(3.4%)과 경쟁하는 구도가 나타났습니다.

 물론 표본 조사이기 때문에 실제 거래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온라인 패션 업계 내 Stitch Fix의 행보는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더군다나 사업 초기에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벌써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3. 패션계의 Netflix, Stitch Fix

  • Figure 2. Stitch Fix의 순환하는 Value Chain (출처 : Stitch Fix)


설립 - Katrina Lake (2016년 Fortune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젊은 비즈니스인 40인 중 29위 랭크)
- 2011년 2월, 샌프란시스코
주요 실적 • 고객 : 10만명 회원 보유, 월평균 1만벌 판매
• 매출 : 2014년 $150m, 15년 $250m, 2016년 $730m
• 기업 가치 : $300m
사업 모델 • AI 빅데이터와 전문가의 직관이 결합된 온라인 패션 큐레이션 &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 주요 고객 : 업무/가사/육아 때문에 쇼핑할 시간이 없거나, 탐색 과정을 즐기지 않는 25~40세 여성
취급 카테고리 • 6개의 PB 브랜드와 250여 곳의 제휴 파트너사의 제품 취급(SKU 당 평균 소비자가 : $55)
• 여성 : 의류, 액세서리, 임산부복 및 유아복(2015년 3월), 풋웨어(2016년 3월) 등 카테고리 확장 중
- Stitch Fix Plus 런칭(2017년 2월) : Size 14 이상의 여성 의류 취급(7만5천명 이상 회원 보유)
• 남성 : Stitch Fix Men 정식 런칭(2016년 9월), 데님을 포함한 남성 의류 카테고리 진출
 Stitch Fix는 머신러닝 기능이 탑재된 AI 빅데이터와 스타일리스트의 직관적 판단을 통해 고객 취향을 반영한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입니다. Stitch Fix는 개별 고객을 위한 5가지 패션 아이템을 선 배송하여 3일간 체험 기회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온라인 패션 '큐레이션 &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쇼핑할 시간이 없거나 번거로운 쇼핑 과정을 즐기지 않는 주부가 주 고객층이라고 합니다. 전체 회원의 약 50%가 1명 이상의 자녀가 있을 정도죠. Rent the runway가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패션 고관여자이지만, 구매하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다면, Stitch fix는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개인화된 패션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편리하고 합리적인 소비 과정을 선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이용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Figure 3. 가입 시 작성하는 Style Profile 서베이(상)와 상품 피드백 데이터 수집 과정(하) (출처 : Stitch Fix)


이용 과정
Step1.
Style Profile 작성
- 사이즈/체형, 취향, 예산,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서베이 진행
- SNS 활동 분석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및 잠재 선호 스타일 파악
Step2.
스타일링/배송
- 스타일리스트가 서베이 결과에 부합하는 스타일로 5가지 상품 선정
- 주문과 함께 스타일링에 대한 비용($20) 선 결제
- 고객이 지정한 날에 무료 배송
Step3.
수령/구매/반품
- 수령 후 3일간 의류 및 액세서리 착용 가능
- 마음에 드는 아이템에 한해 선택 구매, 나머지는 무료 반품
- 1가지 이상 상품 구매 시 스타일링 비용은 면제 / 5가지 상품 모두 구매 시, 25% 할인
Step4.
피드백
- 배송 받은 상품 별 피드백 제출
Step5.
정기 배송 여부 선택
- 정기 배송 기간 설정 가능(격주/매월/격월 등)
 Stitch Fix는 70여 명으로 이루어진 데이터 사이언스팀과 3천여 명의 스타일리스트가 협업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Netflix의 빅데이터 노하우를 접목하고 있으며, 순환하는 피드백 루프를 설계하여 이전보다 더 똑똑한 추천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80%의 고객이 추천 받은 5가지 상품 중 1가지 이상을 구매하며, 80%의 고객이 재구매 목적으로 90일 이내에 사이트를 재방문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약 1/3의 고객은 총 의류 지출의 절반을 Stitch Fix에서 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고 합니다.
  • Figure 4. Size 14 이상을 입는 여성들을 위한 Stitch Fix Plus 서비스 런칭 (출처 : Stitch Fix)

 Stitch Fix는 성공적인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인데요, 2016년 9월 남성 카테고리 진출에 이어, 올해 2월에는 플러스 사이즈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큐레이션을 넘어 AI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 3종을 출시하여 절판시켰고, 앞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것은, 데이터 기반 모델로 성장한 플랫폼을 매개로 패션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까지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Stitch Fix의 핵심 경쟁력인 빅데이터의 실체, 알고리즘에 대해 좀 더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4. 빅데이터가 실체가 없다고? 답은 알고리즘 속에 있다!

 Stitch Fix가 패션 업계에서 가진 경쟁 우위는 단연 Netflix의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췄다는 점인데요. 사용자의 특성과 상품의 특성을 단순히 필터링하는 기존의 검색 기능과는 확연히 다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빅데이터가 실체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데이터 수치화 과정에서 현실적 어려움을 만났거나,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Stitch Fix는 데이터 플랫폼팀을 운영하며 데이터 수집과 가공에 대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수요 side) / 상품(공급 side) / 스타일링 추천(match)'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팀을 운영하며 실체 있는 빅데이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고리즘은 '데이터 간의 최적의 매칭(optimization)과 예측(forecasting)'에 대한 과제를 수행하는 함수라고 할 수 있는데요. Real data와 Guess data 간 갭의 총합(Sum of Squared Error)을 최소화시킨 모델을 찾을수록 정교한 알고리즘이 탄생합니다.

 Stitch Fix는 'Algorithm chain'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Value chain상의 전 과정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알고리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스타일링 추천과 로지스틱스 최적화, 그리고 수요 예측 알고리즘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Figure 5. 고객-상품 매칭 알고리즘(상) 및 고객-물류 창고 매칭 알고리즘(하) (출처 : Stitch Fix)

 먼저,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고객-상품 간 매칭, 고객-스타일리스트 간 매칭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서 작성한 Style profile과 SNS활동에 나타나는 비정형 데이터들을 수집하여 명백히 드러나는 취향과 드러나지 않는 취향까지 모두 분석 값을 매깁니다. 고객 성향에 대한 속성별 점수와 상품 속성별 점수를 서로 매칭시켜 고객이 상품에 대해 만족할 확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죠. 고객의 성향과 스타일리스트의 성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 최적의 궁합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로지스틱스 알고리즘>은 고객-물류 창고 간 매칭에 대한 부분을 다룹니다. 고객이 주문 받을 날에 따라서 해당 재고들의 여부를 고려하여 배송 비용과 시간의 총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물류 창고에서 재고가 발송됩니다.
  • Figure 6. 수요 예측 알고리즘 (출처 : Stitch Fix)

 마지막으로 <수요 예측 알고리즘>은 수개월 전부터 미리 재고를 주문하여 입고 대기시켜야 하는 패션 산업의 특성상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이 미래 수요 예측을 위해 고객 세그먼트별 트렌드를 분석하는 작업을 거친 후 어떤 재고를 얼마나 더 확충해야 하는지 결정하고 있습니다. 오더 비용과 물류 보관비의 총합을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해서 말이죠.

#5. Creation과 Innovation의 콜라보레이션 : H&M x Google

  • Figure 7. H&M과 구글의 인공지능 AI 빅데이터 활용 프로젝트인 Coded Couture (출처 : Ivyrevel)

 지금까지 Stitch Fix가 어떻게 데이터 사이언스를 패션에 접목시켰는지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바빠서 쇼핑할 틈이 없는 주부를 대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데일리 웨어를 큐레이션하는 Stitch Fix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 사이언스와 패션의 결합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GoogleH&M그룹의 Ivyrevel과 손잡고 일주일 간 사용자의 모바일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커스텀 드레스를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2월에 공개된 Coded couture 혹은 Data Dress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패션 고관여자를 대상으로 스타일리쉬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현재 주요 트렌드 세터들을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 중이며, 연말까지 $99 서비스 요금으로 정식 런칭 예정이라고 합니다.

#6. 2화를 마치며

 패션은 여전히 직관과 창조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패션 비즈니스는 감각을 상품화해 판매 이윤을 극대화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여기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뷰티 산업도 패션 산업과 마찬가지로 감각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분야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해야 하는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감각을 만들어내는 Creation의 영역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Innovation의 영역이 조화를 이루는 아모레퍼시픽이 되기를 바라며 2화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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