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그것이 알고 싶다 -인도 뷰티 시장 편 - AMORE STORIES
#이종상 님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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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그것이 알고 싶다 -인도 뷰티 시장 편

칼럼니스트이종상 님
이니스프리 인도법인


 막연했던 인도에 대한 궁금증들이 이전 편에서 많이 해소되었기를 바라며, 제2화 '인도 뷰티 시장 편'을 시작하겠습니다.

 본사 출장을 가면 많은 분들이 '인도 시장은 어떤지, 판매는 잘되는지, 화장을 많이 하는지' 호기심에 가득 차 질문을 하십니다. 이번 화는 AP인의 관점에서 인도 뷰티 시장의 구성에 대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인도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 출처 : Lakme Website

 인도 최초의 화장품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인도에는 Made in India 화장품이 전무했습니다. 이에 외화 유출을 줄이자는 취지로 초대 수상인 자와하랄 네루는 인도 초대형 그룹인 타타(Tata)에 인도 화장품 브랜드 육성을 요청합니다. 외화 유출을 막는다는, 예상치 못한 비화를 품고 탄생한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가 바로 라크메(Lakme)입니다.

 타타 그룹의 회장인 JRD 타타는 프랑스 태생으로, 인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영향이었는지'라크메'라는 브랜드 역시 프랑스어인데요. 라크메는 부의 여신, 락슈미(Lakshmi)를 뜻합니다. JRD 타타 회장은 당시 인도 락슈미 신을 모티프로 한 프랑스 오페라 <라크메(Lakme)>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 Lakme M/up Studio_출처 : Be-Beautiful

 라크메는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직접 개발 및 판매하며, 라크메 살롱, 메이크업 스쿨, 패션쇼까지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사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한 수많은 미스 월드, 미스 유니버스를 탄생시키며 인도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1996년, 설립 40여 년 만에 힌두스탄 유니레버에 매각되었습니다. 그 후 발리우드 스타를 홍보 모델로 활용하는 등 성장을 가속화해 현재는 연 매출이 1,700억 원에 이릅니다. 특히 컬러 메이크업은 인도 시장에서 12%를 차지하는 등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 Lakme 매출 출처 – Euromonitor

# 인도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라크메의 탄생으로 시작된 인도 뷰티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일까요?

 한국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월 평균 화장품 구매 금액은 2만 8,400원이라고 합니다. 같은 금액을 인도 10~40대 여성 인구(4억 명)에 적용하면 연간 약 140조 원 규모입니다. 이는 전 세계 1위 뷰티 시장인 미국의 1.5배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하지만 실제 인도 뷰티 시장의 규모는(Beauty And Personal Care 기준) 이의 10%인 약 14조 원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13억 인구 대국의 타이틀에 비하면 다소 파이가 작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인도 뷰티 시장의 객관적인 위치를 아래 간단한 표로 설명드리겠습니다.
  • 자료 출처 : Euromonitor _ Beauty and personal Care Market size

 10년 전 약 6.6조 원 규모, 15위였던 인도는 두 배 이상 성장해 우리나라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우리나라를 꺾고 글로벌 8위 뷰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가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니, 명동 화장품 거리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바로 아래 사진이 인도 화장품 매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 조금 상상이 되실까요?
  • 좌 : 이니스프리 명동 플래그십 매장, 우 : 인도 전통 상점에 전시된 뷰티 케어 모습, 출처 : Easmskriti.com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진열된 상품의 평균 가격이 약 1,500원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팔아야 전 세계 9위라는 순위를 올릴 수 있는 걸까요. 우리 아모레퍼시픽 제품도 지금 당장 인도 전통 매장에서 판매를 해야 하는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우리가 진입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유로모니터가 제공하는 뷰티&퍼스널 케어(Beauty & Personal Care) 부문에는 샴푸, 비누, 치약 등 생필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면밀히 데이터를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 Premium & Mass Ratio on Beauty & Personal Care Market by top 10 Countries _ 좌 : Mass / 우 : Premium

 위의 표를 보시면 인도 시장의 93%가 매스 시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인도 배스&보디(Bath&Body) 규모 및 그 실체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인도 뷰티 시장 중 배스&보디의 비중은 21%입니다. 동일 카테고리에 대해 우리나라는 3%, 중국이 6%임을 비교한다면, 인도에서 배스&보디가 매우 중요한 카테고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운 기후 특성상 보디 클렌저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는데 실은 배스&보디의 9할은 바로 비누입니다! 인도에서 한 해 판매되는 비누만 53만 톤으로 약 42억 개가 판매되는데 이 마저 필수품으로 분리돼 세금 혜택을 받게 되어 4,000톤 이상의 추가 수요가 기대된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1년간 판매되는 비누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80년 이상 쓸 수 있다고 하는데요! 힌두스탄 유니레버의 대표 비누 가격이 300원이 채 되지 않음에도 13억 인구의 수요가 어마어마한 매출을 견인함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 인도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는?

  • 출처 : Euromonitor 2016년도 Beauty And Personal Care Data by Category

 위의 표는 매스 시장의 주요 카테고리별 금액 및 비중이고, 아래는 해당 카테고리의 대표 제품입니다.
배스&보디에 이어 헤어, 구강 부문이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현지 생산을 통해 유통되는 저렴한 제품입니다. 우리의 강점인 스킨케어 시장의 크기를 보면, 우리나라와 중국은 비중이 50% 이상인 반면, 인도는 13%로 매우 작습니다.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도, 소비자가 1,300원의 *페어&러블리(Fair&Lovely) 화이트닝 크림이 30%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지 생산을 하지 않고서는 전체 시장 침투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크림 가격이 1,300원이라는 사실은 지금 보아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 참고 : 힌두스탄 유니레버의 페어&러블리는 인도 미백 카테고리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화이트닝 크림은 인도 No.1 베스트셀링 크림입니다.
  • 출처 : 각 사 공식 홈페이지


# 프리미엄 시장은 없는 것인가?

 인도에서 주를 이루는 매스 시장에 이어, 이제 실제 이니스프리가 속해 있고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시장과 그 미래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도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규모는 약 8,300억 원으로 세계 23번째 규모로 2021년도까지 연평균 13% 이상 성장하며 20번째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 좌 : 델리 최초 쇼핑몰 Ansal Plaza, 출처 : India Retailing / 우 : 뭄바이 최초 쇼핑몰 Crossland Mall, 출처 : KuwarOnline

 1999년도 인도 최초의 쇼핑몰 델리 안살 플라자(Ansal Plaza)를 시작으로 뭄바이의 크로스랜드 몰(Crossland Mall), 첸나이의 스펜서 플라자(Spencer Plaza)까지, 2002년까지 인도 쇼핑몰은 단 3곳뿐이었습니다.

 이후 약 10여 년간 대도시 위주로 몰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활기를 띠는 듯했으나, 몰 운영 경험과 고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높은 공실률과 함께 실패하는 몰들이 속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은 운영사가 중심이 되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경영 전반에 참여하는데요. 최근까지도 인도 쇼핑몰의 개발사는 전문적인 분석 없이 개인이나 기업에 단순 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운영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뜬금없는 브랜드가 몰 입구에 당당히 자리를 지키는 등, 브랜딩이나 조닝(Zoning)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이지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성장통을 겪은 개발사와 유통사들은 전문가를 영입해 철저한 연구와 전략 경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몰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날이 갈수록 기계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지는 미세 먼지로 인해 실내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가족 중심 사회 문화 특성상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의 니즈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인도 고객들의 수요를 잘 반영한 오늘날의 쇼핑몰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을 유입시키고 있으며 인도인들의 생활에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 인도 No.1 쇼핑몰 Select Citywalk_ New Delhi, 출처 : Shopping Malls in India

 현재는 60개가 넘는 프리미엄 몰들이 대도시 위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들은 공격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에스티 그룹의 맥은 이미 40개가 넘는 매장을 열며 프리미엄 메이크업을 주도하고 있고, 바비 브라운도 확장을 가속화하며 프리미엄 메이크업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2006년 진출한 바디샵 또한 인도 OBS의 개척 브랜드로 인식되어 최근 몇 년간 Tier 2~3 도시에도 집중하며 16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2013년도에 진출해 현재 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우리의 기준과 부합하는 입점 대상몰이 30곳도 안 되는 시장이었던 인도에, 이제는 여러 도시에 꽤 많은 매력적인 기회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020년까지 30개 이상의 신규 쇼핑몰이 추가될 예정으로 90개가 넘는 프리미엄 접점이 생길 전망입니다. 물론 이미 글로벌 브랜드 간 좋은 입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인도 로컬 브랜드도 이에 가세해 더욱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나, 전 인도적인 쇼핑몰 붐은 기분 좋은 신호임에는 분명합니다.

# 마무리…

 지금까지 1,300원짜리 크림이 주를 이루는 매스 기초 화장품 시장부터 글로벌 쇼핑몰과 견주어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프리미엄 쇼핑몰까지 간략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와 소득, 대도시 중심 성장에 이은 Tier 2~3 도시의 잠재력, 그리고 언제든지 프리미엄으로 전환될 수 있는 90% 의 매스 고객들이 바로 인도 시장을 기대하게 하는 점입니다.

 인도의 전통적 강호인 매스 시장과 맹렬하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리의 이니스프리는 그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00루피(1,700원)면 구매할 수 있는 시트팩과 프리미엄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만족도의 기초 케어 제품들로 매스와 프리미엄 고객을 모두 수용하는 '브리지(Bridge)'역할을 하며 13억 인구의 집에 하나쯤은 있는 브랜드가 되는 꿈을 꾸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화는 인도의 화장품 상품에 대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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