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콘텐츠는 빈칸 채우기가 아니다. - AMORE STORIES
#Digital Design
2019.03.22
15 LIKE
989 VIEW
  • 메일 공유
  • https://stories.amorepacific.com/%ec%a0%9c14%ed%99%94-%ec%bd%98%ed%85%90%ec%b8%a0%eb%8a%94-%eb%b9%88%ec%b9%b8-%ec%b1%84%ec%9a%b0%ea%b8%b0%ea%b0%80-%ec%95%84%eb%8b%88%eb%8b%a4

제14화. 콘텐츠는 빈칸 채우기가 아니다.


복붙되는 콘텐츠

 디지털 영역이 가장 중요한 브랜드 노출 수단이 되고 고객이 얼마든지 디지털상에서 브랜드와 빠른 소통이 가능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Digital First!"를 외치는 브랜드들은 정말 성실하게 다양한 채널에 맞는 콘텐츠를 빨리 그리고 많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공을 들임에도 브랜드 비주얼은 광고 없이는 '좋아요'를 받기 힘든 걸까요?

 아래는 요즘 가장 중요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의 코스메틱 브랜드 콘텐츠들입니다. 감각적으로 아주 잘 찍었습니다. 놀라운 건 이 콘텐츠들이 한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3개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이라는 겁니다.

 콘텐츠의 무드가 감각적이고 트렌드에 맞춰간다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접하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몇 가지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많은 브랜드들이 직면한 이 어려운 문제들을 콘텐츠 기획 과정에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몇 가지 소견을 담아 구성해보고자 합니다.
  • 출처 : 왼쪽부터 Abib, EUYIRA, NUORI 인스타그램


디지털 콘텐츠를 잘 만든다는 기준부터 정리하자

 사진, 영상 이 두 가지 기법은 디지털 콘텐츠를 시각화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입니다. 이 기법은 시각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비주얼 퀄리티가 콘텐츠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브랜드는 자축하듯이 '이번 콘텐츠 진짜 잘나왔어!'라고 생각한 뒤 게시하지만 고객 반응이 기대와 다른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런 오류는 어쩌면 브랜드가 브랜드 관점의 사고만으로 콘텐츠를 만든 결과가 아닐까요? 브랜드의 기준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콘텐츠를 잘 만든다'는 기준을 아래처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A. 상관성 : 콘텐츠가 고객과 연결되어 있는가?

 코스메틱 브랜드라고 해서 꼭 How-to, 발색 정보처럼 고객에게 정보 전달을 충실히 하는 것만이 고객과 연결되는 콘텐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콘텐츠가 고객과 연결된다는 것은 고객이 콘텐츠에 대해 감정이 생겨나게 하는 것입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들이 고객의 삶과 연결되어 행복하거나 재미있거나 유익하다고 느껴지고 그게 결국 작은 공감으로 이어질 때 콘텐츠가 진정으로 고객에게 도달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편의 영화처럼 가슴속 깊이 있는 거창한 감정을 끌어내자는 것이 아니니 오해 마시길…)
  • Glossier의 인스타그램은 상품 콘텐츠 외에도 고객과 연결성을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과장되지 않게 표현하면서 고객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로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유머나 브랜드 컬러를 발견할 수 있는 뜻밖의 순간 등을 다른 부연 설명 없이 일반인이 촬영한 것 같은 수준으로 게재하고 있다.


B. 독창성 : 콘텐츠가 고객에게 변별력을 주는가?

 유행에 민감한 디지털 채널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고객이 브랜드를 선택했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유행만 따라가는 콘텐츠를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생겨난 콘텐츠는 경쟁사와 차별점이 없는 콘텐츠가 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언제든지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도 된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독창성은 대단한 아이디어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고객이 이 콘텐츠를 다른 브랜드와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브랜드 가치를 대변하는 무언가일 수도 있고 브랜드의 디자인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가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고 고객이 알 수 있도록 일관된 방식으로 꾸준히 콘텐츠 안에 녹여내려 노력한다면, 그것들이 쌓여서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Drunkelephant의 인스타그램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콘텐츠 포맷이 있다. 제품 일러스트 콘텐츠 / 진열장 콘텐츠 / 강아지 콘텐츠 / 텍스트로 구성된 문구 콘텐츠 등이다. 기존 뷰티 콘텐츠와 접근법이 조금은 다르지만 고객에게 친근한 방식의 소통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 진정성 : 콘텐츠가 진짜를 말하고 있는가?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더 이상 뷰티 브랜드 콘텐츠에서 노출되는 피부 표현이나 발색을 믿을 수 없고 또한 '광고 같은' 콘텐츠가 싫어 일반인 콘텐츠로 제품 정보를 찾아본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미 고객들은 콘텐츠의 기술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더 이상 CG로 눈속임을 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죠. 콘텐츠에 있어서 진정성이란 무엇일까요? 결국은 진정성이라는 것도 고객 중심 사고와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가 우리 제품에 대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콘텐츠를 통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죠. 어차피 브랜드에서 만드는 콘텐츠가 광고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브랜드는 어떻게 하면 가장 진실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리터칭을 통해 Before & After를 보여주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알고 싶은 정보나 사실들을 표현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과 같은 입장에서 실험하고 체험해보는 진짜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진심의 과정이 콘텐츠로 재생산될 때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은 그것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속도에 대응할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자칫 놓치게 되는 '고객 관점의 사고'와 '진정성'이라는 개념을 늘 상기했으면 합니다.

위의 영상은, 중국판 리틀 포레스트로 불리는 전서소가(滇西小哥)라고 하는 유튜브 콘텐츠이다. (160만 독자 보유) 전서소가는 운남성의 한 여인이 주변에서 식재료를 구해서, 중국 전통 방식으로 요리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힐링 같은 콘텐츠로, 중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엄청난 인기와 view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는 기업이 연관되어 있고 영상미를 보면 철저히 계획하에 만들어진 콘텐츠임이 틀림없지만, 요리라는 과정에서 오는 진정성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콘텐츠의 핵심이다.


위 영상은 李子柒(Li Ziqi, 리즈치)라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유투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앞서 소개한 滇西小哥(전서소가) 보다 먼저 시작되었으며, 처음에 거의 혼자 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주로 중국의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생활방식을 콘텐츠화 하고 있다. 


마치며

 결국 콘텐츠는 보는 사람의 공감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사실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 콘텐츠를 만들 이유도 없습니다. 공감이란 보는 사람 관점에서 보고 싶은 것을 만들 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에서 만드는 콘텐츠는 당연히 고객의 관점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죠. 칼럼을 통해서 많은 브랜드에서 콘텐츠를 개발할 때,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결과를 판단할 때 고객 관점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좋아해

    15
  • 추천해

    0
  • 칭찬해

    0
  • 응원해

    0
  • 후속기사 강추

    0
TOP

Follow us:

FB TW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