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구찌의 부활 - AMORE STORIES
#Digital Design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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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구찌의 부활

  • Gucci campaign 2016

  • Gucci campaign 2014

 구찌의 화려한 부활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버리기는 아깝지만 들고 다닐 수 없었던 로고패턴의 구찌백을 십년동안 고이 모셔놓은 1인으로서 너무나 파격적인 구찌의 부활을 보면서 단시간 안에 이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을 많이 던졌던 사람입니다. 물론 제가 알지 못하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이 칼럼에서 두가지 관점으로 브랜드의 파격적인(?) 부활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 Gucci campaign 2014


시각언어의 힘

 대중은 '그 파격적인 변화'를 어디서 가장 먼저 느끼게 되었을까요? 시각적인 이미지를 빼고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들이 판매하려는 상품을 사기도 전에 브랜드가 노출하는 비주얼을 통해 '변화'를 접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비주얼은 허상입니다. 상품을 둘러싸고 있는 비주얼은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브랜드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무대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보는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고 그게 쌓이면 고유의 스타일이 만들어 지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스타일이 고객의 욕구를 건드렸을 때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고 그 브랜드의 상품이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거죠.

 재밌는건 브랜드가 구축한 세계관이 이익으로 창출되는 과정인데, 공통점이 있는 집단이 어떤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고 내 스타일이라고 받아들이게 되면 그 시너지는 폭발하게 됩니다. 지금 구찌가 가장 트랜디한 집단인 힙합 뮤지션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그들이 입은 옷이 또 다른 콘텐츠로 재노출 되고 돈을 주고도 할 수 없는 광고효과를 내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들은 너무 까다로워서 언제 배신자가 될지 모르지만 여기서 얻을 교훈이 있는거 같습니다. 지금 가장 영향력이 있는 집단이 사랑에 빠지게 만들라!는 것이죠.
  • (좌)입는 옷마다 화제가 되는 래퍼 에이셉로키. 럭셔리 브랜드의 모델로만이 아니라 협업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사진 에이셉로키 인스타]
    (우)Gucci gang이라는 노래를 발매한 래퍼 릴펌,, 십대에 벌써 성공을 이룬 래퍼로 십대들을 주도하는 아이콘이다. [사진 릴펌 인스타]

 최근 비주얼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은 수만번을 강조해도 모자를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직접 만나지도 않은 인스타그래머의 건강까지 걱정하는 추종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건 뭘까요? 우리가 책을 읽으며 주인공에 동화되듯이 시각적인 콘텐츠로 인해 감정이 생겨난 것이죠.

 브랜드 비주얼 콘텐츠 기획/제작 업무를 맡고있는 팀으로써 아쉬운 감정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것과 대비하여 비주얼을 만들어 내는데 우리는 얼마만큼의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을까요? 이제 비주얼은 고객이 상품을 만나는 첫번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품만큼이나 비주얼의 디테일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

  •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의 경우 2015년 파격인사라고 까지 불릴 정도로 예상치 못한 인물인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며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미켈레 전에도 유능한 디렉터가 같은 자리를 거쳐갔습니다. 도대체 그가 뭐가 다르길래 브랜드가 이렇게 바뀔 수 있던걸까요?

 언제나 구찌에는 이런 허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 섹시함이 우리 브랜드 고유의 톤입니다. 이걸 버리면 더 이상 구찌가 아니예요.
- 우린 엄연히 명품 브랜드입니다. 이러다가 럭셔리를 지향하는 고객층을 다 놓칠거예요.
- 많이 팔아야 되는데, 이렇게 특이한 디자인이 많이 팔릴까요?


 같은 해 임용된 구찌 CEO 비자니는 미켈레를 만나 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고용하면서 구찌의 유산을 잘 알면서도 단순한 제품이 아닌 감정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줄 디자이너를 찾고 있었다고 하며 이미 추락하는 회사여서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디자인을 해도 된다는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그가 마음대로 하지 않았다면 구찌가 이정도로 디자인이 변화 할 수 있었을까요? 갑자기 '추락'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모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아서 말이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변화가 이 정도로 브랜드를 변화시킨걸 보면 요즘 세상에 시각적인 영역은 조율하고 타협하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섞어서 나오는 영역이 아니라 시대를 잘 읽고 시각적으로 가장 감각이 예민한 사람을 믿고 따라가는 영역이 아닐까요? 일반인들은 눈치챌 수 없는 작은 디테일들과 싸워줄 사람들 말이죠. 패션분야만큼이나 감각적이여야 할 뷰티분야에도 그런 존재가 필요한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얼마전까지 추락하는 명품 브랜드에서 셀럽들이 가장 애정하는 브랜드로 거듭난 구찌의 사례를 보면서 디자이너로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져서 누구나 다 아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브랜드를 더 올드하고 정형화 되게 만드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파격적인 변신을 자주 시도하여 브랜드 고유의 장점마저 사라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환경에 맞춰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이 시대에 '브랜드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컬럼에서 시각적 컨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단순히 트랜드만 쫒아 일방적인 컨텐츠만 쏟아내는건 좋은 방향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고객들이 지금 관심있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그들이 자주 노는 무대에서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쌍방으로 소통할 때 브랜드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명품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친근한 방법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제대로 공략하여 매료시킨 구찌의 사례처럼 자사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새롭게 부활하는 브랜드가 탄생하길 기대해봅니다.

GUCCI instgram > https://www.instagram.com/gucci/?h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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