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중동vs아랍vs이슬람 이야기 - AMORE STORIES
#김무현 님
20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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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중동vs아랍vs이슬람 이야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그룹 중동법인 김무현 님

 살람 알레이쿰.('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이라는 뜻의 아랍어 인사입니다)

 '아라비안 뷰티풀 나이트' 칼럼을 통해 중동을 소개해드릴 김무현입니다. 저는 지금 U.A.E 두바이에 위치한 중동법인의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모레퍼시픽이 최초로 중동 지역에 설립한 법인이며, 저는 중동 1호 주재원의 임무를 갖고 열사의 땅에서 아시안 뷰티를 알리고자 합니다.

 한국인에게 있어 중동 지역은 세계 어느 문화권보다도 이질감과 거리감이 큰 권역인 것 같습니다. 같은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건너 미국보다도 낯선 것이 현실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알았던 중동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우선 우리가 중동이라고 부르는 이 지역과 문화권에 대한 정확한 명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중동과 '아랍(Arab)'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요?

 아랍이란 아라비아어(아랍어)를 말하는 세계 또는 국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아랍인이란 역사적으로 본래 아라비아반도에 살다가 중동 지역으로 진출한 사람을 가리키지만, 지금은 일반적으로 아랍어를 말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역사적으로 아랍 세계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아프리카 북부 국가들 역시 아랍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과연 아랍 국가는 어느 나라이냐'는 질문을 한다면 아랍 연맹에 가입되었느냐를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http://alummahworld.com

 아랍 연맹(League of Arab state)은 1945년 3월 중동의 평화와 안전 확보, 아랍제국의 주권과 독립 수호 등의 목적으로 6개 국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회원국이 확대되어 21개국(위 이미지에 시리아가 있지만 최근 이슈로 회원자격 정지)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결국 아랍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 연맹국가들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아랍 국가들로 정체성이 확립된 계기는 A.D 7세기 이슬람의 탄생 및 번성과 맥을 같이 합니다. 이슬람이 창시되자 마자 이슬람을 믿는 무리들이 국가의 형태로 왕조를 만들게 되고, 이 왕조는 대정복 운동을 통해 터키와 이란에 이르는 중동 지역을 통합하게 됩니다. 약 2세기만에 이렇게 넓은 지역에 이슬람이 전파된 원인이죠. 이 때 정복된 국가들이 빠르게 이슬람으로 대대적인 개종을 하면서 언어 역시 꾸란의 언어인 아랍어를 습득하게 됩니다.

 위의 지도에서도 빠져있듯이 우리가 중동으로 인식하는 터키와 이란을 아랍으로 생각하면 굉장한 실례입니다. 그들과 비즈니스 할 때 종종 듣는 말이 "We are not Arab."인데 일종의 자부심에서 비롯된 표현으로서 '우리를 아랍인들과 같이 취급하지 말아줘'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중동의 인종 분류도 마찬가지지만, 고대부터 중동 지역의 역사를 관통한 세력으로 아랍, 이란(페르시아), 터키(투르크)이 3대 키워드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르시아 왕자가 살았던 이란

 아랍보다도 먼저 이곳을 통합한 세력은 페르시아, 즉 현재의 이란입니다. B.C 6세기부터 약 1,000년에 걸쳐 제국을 유지했습니다. 페르시아인들은 지금의 이란 영토의 남부를 수도로 정하고 강성하여 중동 지역의 패권을 가져 가는데, 그리스가 융성하던 헬레니즘 시대에 국경을 맞닿고 있던 고대 그리스 국가와 충돌하게 됩니다. 페르시아는 그리스로 3차에 걸친 원정을 떠나는데 세 번째 전쟁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가 바로 <300>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마치 페르시아 사람들이 흉측한 괴물로 그려지고, 스파르타인들은 잘생기고 용맹한 식스팩 전사들과 미녀들로 그려지는 굉장한 왜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이 두 번째 전쟁에서 그리스가 승리하게 되는데, 이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전하기 위해 병사 한 명이 42.195km를 달려 승전 소식을 전하고 그 자리에서 장렬히 숨을 거두게 됩니다. 바로 이 병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가 마라톤이죠. 그래서 지금도 이란에는 <300>이라는 영화가 수입 금지 되어 있으며,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를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않고요. 이란 사람은 마라톤 스토리를 픽션이라고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다큐멘터리라고 한다지요.
  • 출처(좌부터) : http://movie.naver.com / newsis.com

 비록 페르시아와 얽힌 가장 유명한 일화들이 왜곡으로 쌓여있지만, 왕이 통치하는 제국의 역사가 오래 이어져 왔기에 그들에게는 굉장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주도의 제제로 인해 국력이 많이 쇠약해졌지만, 사실 중동에서 가장 먼저 미국에게 문호를 열고 근대화를 주도한 국가는 이란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나친 서구화에 대한 반발로 이란혁명(1979년)이 일어나 하루 아침에 국가의 기조가 반미 및 이슬람 본질로의 회귀로 바뀌는 바람에 최근의 이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중•장년층은 혁명 이전의 자유를 기억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제 사회로 복귀하는데 난항이 있겠지만, 언젠가는 아랍과 대등한 위치에서 페르시아의 영광을 재현해낼 것으로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

 페르시아-아랍에 이어 투르크(터키)가 패권을 잡게 됩니다. 우리 역사에서 '돌궐'로 부른 민족이 바로 투르크입니다. 투르크 민족은 오스만 제국을 건설하여 19세기까지 중동 지역의 통일 국가로 존재하는데, 1차 세계 대전에 독일과 연합하여 참가했다가 크게 패퇴하고 거의 모든 영토를 소실합니다. 문제는 이때 제국이 해체되면서 1차 대전의 승전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입맛대로 중동의 질서가 재편된다는데 있습니다. 현재의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경선을 자를 대고 그어버리는 바람에 민족, 종교, 부족적 공통점을 고려하지 않아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내부 갈등이 상당히 심각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다른 국가로 나뉘어졌을 사람들이 한데 묶여 있으니 분쟁하고, 분쟁이 깊어져 내전과 테러까지 치닫게 된 것입니다.

 강대국에 의해 제국은 해체되지만, 터키 건국의 영웅 케말파샤는 혁명을 통해 지금의 터키 공화국을 건설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6•25전쟁 때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하고, 미국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그들은 열심히 싸웠기에 지금은 우리가 형제의 나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 생김새만 보더라도 다른 인종 / 민족입니다 / 출처 : getty images


결국 우리가 일컫는 '중동'은?

 우리가 아주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중동이란 말은 2차 세계 대전 후 일반화된 국제 정치상의 지역 개념입니다.아랍이라고 했을 때는 터키, 이란, 이스라엘이 제외되지만, 중동이라고 하면 지리적인 근접성을 기준으로 세 국가를 모두 포함시키고 이집트 서쪽의 아프리카는 제외한 경제/문화의 권역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글로벌 기업들이 정리한 사업의 영역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역시 북아프리카 아랍 국가들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흔히 이 지역을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또는 터키를 포함하여 MENAT(Middle East and North Africa and Turkey)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넓은 의미로 지칭할 필요가 있을 때 중동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더 구체적으로 아랍과 터키 그리고 이란을 구분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중동이라는 명칭의 유래와 정확한 뜻을 알아보며 아랍, 페르시아, 투르크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중동 지역의 고대 문명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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