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그것이 알고 싶다 – 인도 기본편 - AMORE STORIES
#이종상 님
2018.01.24
41 LIKE
1,719 VIEW
  • 메일 공유
  • https://stories.amorepacific.com/%ec%a0%9c1%ed%99%94-%ea%b7%b8%ea%b2%83%ec%9d%b4-%ec%95%8c%ea%b3%a0-%ec%8b%b6%eb%8b%a4-%ec%9d%b8%eb%8f%84-%ea%b8%b0%eb%b3%b8%ed%8e%b8

제1화. 그것이 알고 싶다 - 인도 기본편

칼럼니스트이종상 님
이니스프리 인도법인


 나마스떼 지! 안녕하세요. 이니스프리 인도법인의 이종상입니다. 올해로 인도 유학 생활부터 주재까지 딱 10년 되는 해인데요~ 사우 여러분께 넥스트 차이나인 인도 시장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제 스스로도 심도 있게 인도 시장을 바라보고자 2018년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리테일에서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뷰티 시장/상품/채널/디지털/고객 등으로 나누어 20년 전부터 뜨거웠으며 지금도 식지 않고 있는 인도,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이 향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인도 뷰티 시장의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칼럼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화는 인도 시장에 대한 소개 이전에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을 되짚어 보는 시간으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인도인은 수학을 잘한다?

A1. 언어를 잘 하면 수학을 잘 한다!

 위 사진에 보이는 다양한 언어들이 모두 인도어라면 믿어지시나요? 우리는 인도를 '인도'라는 한 개의 단어로 이야기하지만 실제 인도에서는 수없이 많은 언어로 인도를 칭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공용어는 힌디와 영어 외에도 14개의 공용어, 그리고 수천 가지의 방언이 존재합니다. 이런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북인도 사람이 남인도 사람을 만나면 대화가 안 되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인도 펀잡(Punjab) 주의 초등학생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이 아이는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가족과는 펀잡어로 대화하며, 그 외 펀잡족이 아닌 친구들과는 힌디로 대화합니다. 이렇게 인도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 힌디어 그리고 출생지역 언어까지 총 3가지 언어를 모두 모국어 수준으로 익히며 자랍니다. 다양한 언어 습득이 지능 발달을 촉진시키고 논리력, 사고력, 수리력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곧 인도인의 우수한 수리력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A2. 가문의 영광, IIT 대학 입학!

 인도인이 수학에 능한 또 다른 이유로, 인도 명문대인 IIT 대학교(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주요 입학 시험 과목 중 하나가 수학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입학 시험은 물리, 화학, 수학, 총 3과목입니다.) IIT는 인도공과대학교로 전 세계 IT 전문가 양성소로 일컬어집니다. 인도에는 총 23개의 IIT 대학교가 지역별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2017년에는 11,000명을 뽑는데, 120만 명이 지원해 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도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입시로 유명합니다.

 인도 라자스탄주 코타(Kota) 라는 도시는 한국의 노량진처럼 IIT 입시 학원촌이 형성되어 있어, 연간 15만 명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들어 이곳에서 입시 준비를 합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IIT 입학에 목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IIT에 입학하면 고연봉 취직이 보장됩니다. 매년 20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채용을 위해 IIT에 찾아오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인도 평균 대졸 초임 연봉이 $5,000인 것에 비해 IIT 졸업생이 글로벌 기업이나 실리콘밸리에 입사할 경우 $120,000불에 달하는 연봉을 받게 된다고 하니, IIT 입학만이 경제적 신분 상승을 가능하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인도 유수의 학생들이 수학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하고, 또한 그 바늘구멍 입시를 통과한 학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인도인은 수학을 잘한다라는 인식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가 IIT 출신이며, NASA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35%는 인도인입니다. 80~90년대까지만 해도 80% 이상의 IIT 졸업생이 해외 취업과 함께 이민을 선택했었는데요.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인도에 본부를 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나, 많은 졸업생이 국내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실제 2016년 기준으로 15%의 졸업생만이 해외 취업을 택했다고 합니다.

Q. 인도 사람들은 소고기를 먹지 않나요?

  • 출처 : Onlineprasad Blog

 인도에 와보았거나 혹은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들은 인도 길거리에 소가 많다는 사실을 익히 아실 것 같습니다. 실제 인도인의 1인당 소고기 섭취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적다고 하는데, 아래 표를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 Note : Based on NSSO 2011-12 data, Sample size: 101,000 households nationwide

 '왜 인도인들은 소를 먹지 않을까요' 보다 '왜 힌두교는 소를 먹지 않는지'가 적절한 질문일 것 같은데요. 우선 종교적으로 설명하면 힌두교의 신 중 시바신은 소를 타고 다니며 세계를 다스렸고, 크리슈나 신은 소를 항상 보호하고 함께 했습니다. 특히 암소를 신성시 여기는데, 암소를 돌보거나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우유를 짤 수 없는 암소를 죽이는 행위는 어머니가 늙었다고 살해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신화적•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이곳에서 소는 신성한 동물이므로 살해하거나 먹는 것은 관습적으로 금지돼 왔습니다.

 최근 일부 주에서는 소고기 유통 및 섭취를 금지하는 일명 '소고기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위법 시 18만 원의 벌금 혹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되는데요. 최근 소고기를 먹었다고 의심되는 무슬림 가족이 극우 힌두교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할 만큼, 인도에서 소는 매우 예민한 이슈입니다.

 위와 같은 종교적 이유뿐만 아니라 소는 인도의 일상 생활에 있어 매우 유용한 가축입니다. 우유 부산물 없이 만들 수 있는 커리는 거의 없고, 말린 소똥은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 연료입니다. 또한, 농업 인구가 절대적 다수인 인도에서는 소가 트랙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는 신성시될 뿐만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가축으로 여겨져 사랑과 보호를 함께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길거리에 정말 소가 돌아다니나요?

 2010년 Common Wealth Game을 계기로 델리에 있는 소들을 인근 NCR로 대거 이동시키는 등 정부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도 길거리에서 쉽게 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길거리의 소에게 주인이 있는지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데요. 정답은 "주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입니다.

 길거리 소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개인이 소를 풀어 놓고 길거리에서 먹이를 먹거나 일반인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돌아오게 하는 '주인이 있는 소'입니다.(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이유로 길거리 소들을 위해 특별히 음식을 만드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 소들을 위해 집 앞에 Roti(인도 주식 중 빵)를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개인 소유의 소는 가지각색으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두 번째는 늙어서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해 유기된 소이거나 우유가 나오지 않는 암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주에서 소 도축은 금지이기에 '이도 저도 아니게 된 소'들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유기된 소들은 먹이를 구하러 농가에 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도심에서는 교통 체증과 교통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연간 500명 이상이 길거리 소에 의한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작년 마하라스트라 주에서는 소뿔에 LED 조명을 붙여 사고 예방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Q. 인도는 소고기 최대 수출국?

 인도가 전 세계 소고기 수출량 1위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2017년 기준 수출량이 약 12백 만 톤으로 전 세계 소고기 수출량의 약 20%라고 합니다. 아이러니하면서도 동시에 당연할 것 같기도 한데요. 소를 신성시 여겨 먹는 것, 즉 도축을 금지하는 국가가 어떻게 최대 수출국이 되었는지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인도에서 합법적으로 도살할 수 있는 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소가 아닌 물소(Buffalo)입니다. 도살 또한 모든 주에서 합법은 아니며, 소고기를 먹는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비중이 높은 4개의 주에서만 가능합니다 그 외 25개 주에서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특히 구자라트(Gujarat)주에서는 소를 도살할 경우 무기징역에 처할 정도로 강경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오직 4개 주의 수출량만으로 전 세계 1위를 유지하는 요인은 값싼 가격(세계 2위 수출국인 브라질에 비해 약 30% 저렴) 및 지리적으로 근접한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의 강력한 수요 때문입니다. 특히 인도 소고기 최대 수입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이집트의 수입량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출처 : The Indian Express


# 카스트란 무엇인가요?

  • 출처 : World Press

 카스트는 3천여 년 전 유목 생활을 하던 아리안(Aryans)인들이 인도로 이주하면서 원주민을 정복하고 동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났습니다. 아리안인은 지배 구조를 견고히 하기 위해 `바루나`(산스크리트어로 `색`)라는 신분제도를 만들어 피부색에 따라 신분의 상하를 구분했습니다. 이후 같은 신분 내에서도 사회적 기능이 세분화 되어 형성된 것이 바로 카스트 제도입니다. 카스트는 법적으로 1950년 폐지되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탓에 여전히 인도에는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이 고귀하고 혈통이 우수하다는 사고방식이 남아 있습니다.

 카스트(Caste)의 어원은 힌두어가 아닌 포르투갈에서 시작됩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 처음으로 인도 교역로를 뚫고 식민지를 건설한 포르투갈인들은 인도 현지 계급 체제를 '카스타(Casta)'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인도 전체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인들이 이 단어를 쓰게 되면서 카스트 제도란 용어가 생겨나게 됐습니다. 여기서 카스트는 혈통이란 의미로 브라만(성직자, 교수), 크샤트리야(귀족, 무사), 바이샤(상인, 지주), 수드라(서민, 노예) 4개 층으로 구분되며, 언터처블(불가촉천민)은 카스트에 속하지도 못하며 만져서도 안 되는 대상입니다. 카스트는 힌두교에서만 통용되지만 인도 인구의 80%가 힌두교이니 대다수가 카스트 제도 안에 있으며 힌두교가 아닌 종교인 또한 OBC(Other Backward Class)로 구분되어 카스트 제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카스트에서 하위 계급(수드라, 언터처블)의 비중은 70%이며, 상위 계급(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은 3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카스트 내 계급 이동은 물론 다른 카스트와의 결혼 또한 금기시 되는 환경때문에, 안타깝지만 현생에서는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된 계급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공덕을 쌓고 수행을 하면 다음 생애에 상위 카스트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현생을 인정하며 사는 사람들, 부당한 현실임에도 부정할 수 없는 문화이자 믿음이 되어 사회를 지탱하는 것이 인도의 카스트제도입니다.

# 아직도 카스트가 존재하나요?

 1947년 8월 15일(신기하게도 우리나라와 인도는 광복일이 같습니다.) 독립 이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되었고, 낮은 계급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정부 기관 채용 보장제/교육 쿼터제 등을 도입하는 등 힘써 왔습니다만 아직도 카스트제도는 존재한다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인도 사회과학 연구 기관에서 1,000명의 불가촉천민과 500명의 브라만이 델리 수도권에서 집을 구하는 데 있어 집주인의 차별 여부를 파악하는 조사가 있었는데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전화 통화 시 브라만은 100%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반면, 불가촉천민 중 18%는 바로 거절, 40%는 집주인이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그중 실제 미팅이 성사된 후에도 44%는 입주가 거절되었다는 안타까운 조사 결과였습니다. 아직도 10명 중 6명 이상은 돈이 있어도 카스트라는 제도하에 차별을 받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하층민 소녀가 사원의 물펌프에서 물을 마셔 두들겨 맞는가 하면, 인도의 고유 무술 경기인 카바디에서 상위 계급의 팀을 이긴 달리트(불가촉천민)팀이 공격을 받은 사건, 달리트 부부가 22루피(한화 350원)의 외상을 갚지 못해 상위 계급 상점 주인에게 칼로 찔려 숨지는 사건 등 대도시에서는 다소 개선되었으나 카스트 간의 차별과 갈등은 아직 전 인도에 존재하며 한 해에도 수천 건의 관련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받은 성(姓)으로 인해 계급/직업이 결정되어, 윗세대의 삶을 물려받고 물려 주는 역사가 21세기에도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하루 빨리 3천 년간 이어져 온 카스트 역사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이번 칼럼은 많은 분들이 인도하면 떠올리는 모습과 질문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작성해보았습니다. 세계에서 2번째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자 고성장 신흥국 인도, 다음 칼럼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도의 뷰티 시장의 가능성과 현재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좋아해

    41
  • 추천해

    0
  • 칭찬해

    0
  • 응원해

    0
  • 후속기사 강추

    0
TOP

Follow us:

FB TW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