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6년 사내 칼럼니스트로 인사 드리는 아모레퍼시픽 향료연구팀 권미정 입니다. K-Beauty의 실현을 위해 함께 달리고 계시는 사우 여러분들께 K-Culture에 대해 소개하고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가 가진 개성과 아름다움의 원천인 우리 문화와 좀 더 친해진다면 K-Beauty의 뿌리가 더 튼튼해 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K-Culture? 그게 왜요?
K-Culture란 말 그대로 Korean Culture, 즉 한국 문화를 지칭합니다. K-Culture라는 주제를 꺼내니, 평소에도 국악을 즐겨 듣고 난을 치는 게 취미인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문화 사대주의에 물들어 살아온 그저 그런 사람이었답니다.
사실 K(케이), K(케이) 얘기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왔었고요…. 앞서서 'K-Beauty'를 언급했었지만 사실 깊게 공감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제 안에서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저의 친언니가 국제 결혼을 하면서 말로만 듣던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되었는데요. 뒤이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인종 속에 자라날 이 아이에게 엄마의 나라, 이모가 사는 이 곳은 어떻게 비춰질까? 이 아이의 정체성의 일부를 더 매력 있게 만들어 주기 위해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무엇을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을까?
대단히 거창하지도 않고 애국적이지도, 개척적이지도 않은 작은 계기로 저는 우리 문화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K-Culture
제가 일하고 있는 기술연구원은 비교적 외딴 곳이지만 K-Culture를 즐기기엔 참 좋은 장소입니다. 모두들 가보셨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도 아름다운 도자기나 공예품 등 고미술품이 전시되어 있고, 전통 미술품부터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다양한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과 국악당, 민속촌 등이 차로 5~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있으니까요. 오늘은 그곳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 민속촌
수많은 사극 드라마, 영화 등의 촬영지이자, 추석, 설날 등 때마다 전통 행사가 열려 9시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한국 민속촌이 기술연구원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지난달에 정월대보름 전통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특별한 행사가 없는 일상적인 민속촌도 참 괜찮은 산책 코스랍니다. 건강에도 좋다 하는 '비포장 흙길'을 걸으며 아기자기한 전통 가옥도 구경하고 큰 나무 밑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거닐다 보면 제대로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주막에서 맛보는 파전과 동동주는 덤이고요.
@ 경기도 국악당
저는 음악회를 참 좋아해서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옆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그런 큰 공연장 근처에 살아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공연장이 있었네요! 바로 경기도 국악당입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소속으로 국악당만 한국 민속촌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 자체도 멋지지만 산 아래에 있어 공기도 좋고 분위기도 한적한 곳입니다. 젊은 국악, 퓨전 국악 공연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이를 위한 국악 뮤지컬이 많이 공연됩니다. 국악이라면 고리타분하게만 생각했었는데 포스터만 봐도 발랄함이 묻어 나오는 젊은 공연이라니, 호기심을 가져봐도 괜찮겠지요? 올해는 2016. 4. 20 ~ 7.27 매주 수요일 11시에 어린이 마당극 '뛰는 토끼 위에 나는 거북이' 가 열린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가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국악에 한정되어 있는 만큼 예술의 전당과 같은 공연장만큼 공연이 자주 활발히 열리지는 않지만, 점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면 양질의 공연을 늘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어린이를 위한 '주말' 공연도 더 많아지겠죠?)
@ 백남준 아트센터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을 전시하는 '백남준 아트센터'. 백남준의 작품들은 인재개발원, 오산 뷰티캠퍼스 등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친근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존경 받는다는 그의 작품들이 이 아트센터에 빼곡히 모여 있습니다. 전통 한국 문화를 적용했다기 보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면에서 진정한 현대 K-Culture의 리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작업실을 똑같이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어, 예술가의 고뇌와 자유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 경기도 박물관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경기도 박물관'이라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참 생소했습니다. 대체 뭘 전시하는 곳일까? 경기도 관련된 유물들이 있는 곳인가?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꼭 경기도와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예술품, 역사적 유물 등을 통해 '인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역사문화 공간' 이라고 합니다.
상설 전시뿐 아니라 특별 전시까지, 기간도 내용도 다양한 전시들이 동시에 활발하게 열리고 있는데요. 지금은 초·중등 역사교과서에 등장하는 유물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인 테마전 <교과서 돋보기>, 조선의 명가 청주양씨 기증 유물전 등이 열리고 있답니다.
서울과 지방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다양한 민속이 모여 살아온 경기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저도 서둘러 가봐야겠습니다.
@ 이영 미술관
이영 미술관은 개인 미술관으로, 기술연구원에서 차로 1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구 수원사업장 근처 용인흥덕지구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죠. 2001년 돼지를 기르던 돈사를 개조해 개관했다가 2008년 현재의 위치로 이사하여 신축했다고 하는데요. 한국 현대 미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새로운 미술관으로서 경기도내 개인 미술관으로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민족혼의 화가 박생광, 통영의 화가 전혁림, 사진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많이 좋아하실 김아타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젊은 작가 발굴을 통해 다양한 미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며 같이 호흡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다양한 전시 형태를 통해 선보이며 우리 시대의 미적 정서를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는 것이 취지라고 하는데요, 노부부의 열정이 참 아름답지 않나요? 김이환, 신영숙 부부 이름 한자씩 따서 '이영 미술관' 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는데 그저 부럽습니다. 먼 훗날 언젠가 '홍미 미술관' 이라는 간판을 보신다면 꼭 들러주세요. 뭘 전시할지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 첫 칼럼을 마치며…
문화는 숨쉬는 공기와 같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공기에 스며 있는 특별한 향기는 마음을 열고 깊게 들이마시는 사람에게만 느껴질 것이라 믿으며, 주변을 더 둘러 보아야겠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충동적인 의욕에 앞서 칼럼 연재를 시작했지만, 블로그 한번 제대로 운영해본 적 없는 아마추어중의 아마추어인 제 글이 너무도 부족한 것 같아 부끄럽고 부담도 많이 됩니다. (보이는 것과 달리 혼을 담아 쓴 글이랍니다) 어설프더라도 진솔한 이야기로 다가간다면 한 분이라도 공감해 주실 거라 믿고 노력하겠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K-Pop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도 모두 K-Culture에 포함되지만 조금 덜 대중적이고 전통을 살린 것들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