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칼럼 1화. ‘고객경험’ 너무 익숙해서 중요함을 몰랐어요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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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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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칼럼 1화. ‘고객경험’ 너무 익숙해서 중요함을 몰랐어요


안녕하세요. 어느덧 20년도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변화한 일상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들처럼, 얘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던 리테일 업계도 수개월간의 혼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20년 상반기 리테일 업계의 '온라인 리테일의 지속성장'과 '오프라인 리테일의 옴니채널화'라는 변화의 방향성은 이전과 변함이 없었지만 리테일러들을 패닉으로 몰고간 것은 그 변화의 속도였습니다. 적어도 수년에 걸쳐 나타나리라 예상했던 변화를 수개월 사이에 경험하면서 '물이 가득 찬 수영장에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는 어느 현자의 말처럼, 이미 코 앞으로 다가온 미래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기존 리테일 거인들의 몰락과 새로운 강자들의 부상이라는 리테일 대혼란을 지켜보았습니다.

  • 리테일 장인 바니스 뉴욕의 파산, 그리고 2020년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위로 선정된 쿠팡
    (출처 : The New York Times.com, CNBC ,The 2020 CNBC Disrupter 50)


물론 전통적인 리테일러들의 곤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온라인 리테일러들은 이전부터 오프라인 공룡들의 파이를 야금야금 먹어 치워왔으며 코로나로 인해 후자의 몰락에 가속도가 붙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실(?)의 시대에도 어떤 기업은 어려움없이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기업들의 명운을 가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가까운 곳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등잔 밑이 어두웠어요...


바로 아모레퍼시픽의 3대 경영방침인 혁신상품, 고객경험, 디지털입니다.

사실 표현하는 단어는 다르겠지만 전세계 모든 기업들의 목표도 마찬가지입니다.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비교불허한 수준 높은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디지털을 통해 확장되고 있는 인류의 소비 편의를 만족시켜 최후의 승자가 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 '전기자동차라는 혁신상품' + '엑셀로 가고 브레이크로 서는 고객경험 혁신' + '자동차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디지털 혁신' 모든 축을 만족시켜 어느새 천슬라가 되어버린 테슬라… (출처 : Investing.com)


아모레퍼시픽 또한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이 세가지 키워드 중 지금부터 저는 정 중앙에 위치한 '고객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에 질문을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고객경험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고객경험이라는 단어 두 개로 이루어진 복합명사인데요. 사실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하기 어려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머릿속에는 분명이 무언가가 있는데 말이죠. 이 머릿속의 무언가를 명확히하기 위해 저도 많은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고객과 경험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2014), '고객', '경험' 각 단어의 사전정의)


위의 국어사전식 정의에 따르면 고객경험이란 상점에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이 실제로 그곳에서 겪어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겪는 고객경험에 정확히 부합하는 정의입니다. 그리고 이 정의에 따라 우리는 매장 안에서 고객이 실제로 겪는 일들(직원의 응대, 상품 테스트, 공간경험)을 잘 관리하여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우수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장이 오프라인에만 존재할까요? 원하면 언제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매장도 있습니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오프라인 매장의 입장에서는 이 온라인 매장은 자꾸만 내 몫을 빼앗아가는 악당인데요. (온라인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군침이 넘어가는 먹잇감으로 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 리테일의 전제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 고객의 버짓은 한정되어 있으며
2. 오프라인/온라인 매장 모두 같은 상품을 판매한다.


이 전제가 변하지 않는 한 고객이 한 채널(예: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다른 채널(예:오프라인)은 그만큼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를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은 어떨까요? 고객이 이 두 채널의 경쟁에 신경을 쓸까요?

고객은 그저 가격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오늘은 온라인을, 피부고민 해결을 위해서라면 내일은 직원의 카운셀링을 받기 위해 오프라인을 매장을 선택할 뿐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변덕으로 여기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고객경험 만족을 위한, 상황에 맞는 합리적이며 경제적인 선택인 것입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서로를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 입장일 뿐, 고객은 만족스러운 고객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지 갑니다.

생각해보면 온라인 매장에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나를 위해 상주하는 직원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상품도, 물리적인 공간도 없는데요. 완연히 달라 보이는 이 모습 때문에 두 채널이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으며 따라서 온라인 매장에서의 고객경험은 오프라인의 그것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점에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이 실제로 그곳에서 겪어보는 일이라는 사전적 정의는 오프라인에서 그랬던 것처럼 온라인 매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프라인 매장 직원의 상품정보 안내는 잘 다듬어진 상품정보 문구로,
문의 응대는 Q&A 게시판/전화상담/챗봇으로,
상품 테스트는 수많은 고객들의 리뷰로, 
매장이라는 공간 경험은 UX/UI(User Experience/User Interface) 디자인으로 전환되었을 뿐입니다.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하는, 품질을 확인코자 하는, 미감을 자극하는 환경에서 효율적인 구매동선으로 쾌적하게 쇼핑하고자 하는 고객의 기본적인 니즈는 어떤 채널에서든 동일하기 때문에 온라인 매장의 고객경험도 결국 기본적인 사전적 정의 상점에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이 실제로 그곳에서 겪는 경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 UX/UI Design = 디지털화된 매장 VMD (출처 : Shuterstock)


자 지금까지 어떤 포맷의 매장에서 쇼핑을 하던 만족을 요구하는 고객경험의 근본적인 니즈는 유사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매장 밖은 어떨까요? 이곳에는 고객경험이 없을까요?

고객은 지금도 매장 밖에서 수시로 브랜드와 상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온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서 경험하는 구매과정에서의 경험(Shopping & Service Experience) 뿐 아니라 구매 이후 상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의 경험(consumption Experience)도 고객경험이며 심지어 소비를 완료한 이후의 경험이나 브랜드의 사회적 평판까지, 최근 고객은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와 상품에 관련된 모든 경험이 만족스럽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경험도 우리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매장에서의 고객경험을 포괄해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확장된 개념의 고객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의 정의가 이미 있는데요. 바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번트 슈미트(Bernd H. Schmitt)교수의 확장된 고객경험 정의가 그것입니다.

  • (출처 : Bernd H. Schmitt.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A Revolutionary Approach to Connecting)


위의 정의에 따르면 매장안에서의 경험뿐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와 상품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사용 후 상품을 평가하는 단계까지의 모든 과정으로 고객경험의 영역이 확장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출근길부터 잠들기 전까지 고객경험은 항상 고객의 곁에… (출처 : Shuterstock)


자 이렇게 고객경험의 사전적 정의부터, 고객의 변화에 따라 확장되고 있는 고객경험의 영역까지 첫 번째 칼럼에서 알아봤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제가 한 일은 고객경험에 대한 생각들을 글로 조금 다듬어 본 것일 뿐, 사실 여러분은 이미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우리가 좋은 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멋지게 홍보하여 고객이 선택하게끔 하는 업의 목적의 끝에는 항상 고객, 그것도 함께하는 모든 경험이 만족스럽기를 원하는 까다로운 고객이 있습니다. 어쩌면 '고객이 있다'라는 전제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했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도 같은데요.

이번 칼럼을 통해 앞으로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설명하기 어려웠던 고객경험을 이제는 조금 쉽게, 하지만 예전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주시기를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는 말미에 말씀드린 확장된 고객경험의 영역 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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