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도 한류가 있을까요? 아쉽지만 한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한국문화가 인도에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행사가 최근 열렸습니다. 바로 한국문화원과 외교부에서 주최한 K-POP 경연대회인데요. 삼성의 핸드폰은 알지만 한국은 모르는 국가, 현대자동차를 타고 다니지만 한국을 모르는 국가, 바로 인도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경연대회에서 보여준 인도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저에게는 신기하다 못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시간의 소모는 크겠지만 한국에 대한 단단한 이미지를 구축하여 아모레퍼시픽에게는 NEXT China로 만들 수 있다는 기회도 보였습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인도인들이 모이는 자리이니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와 현황을 알아보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경연대회가 열리기 한달 전 이니스프리 인도법인과 함께 한국문화원과 미팅을 가졌고 간단한 설문조사와 샘플링, 이벤트 진행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이니스프리 인도법인에서 경연참가자와 입상자를 위한 경품도 준비해 행사후원기업 중 하나로 홍보되기도 했습니다..
K-POP 경연대회 초대권 (구입 시 500Rs / 약 \9,000)
경연 시작 전부터 긴 줄을 이루며 입장하는 인도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외국어를 배울 때 사랑한다는 말을 제일 처음 익히는 것은 전 세계 공통일까요? 한국인만 보면 "사랑해요"를 외치더군요. 또한 유료 입장이다 보니 공짜로 행사에 입장하게 해달라는 무리들도 꽤 보였습니다.
입장을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는 모습
경연은 인도 29개 주(state)에서 열린 예선과 본선 통과 후 선발된 18개 팀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경연 내내 한국인인 저도 모르는 아이돌들의 노래가 흘러나왔지만, 관객으로 참여한 인도인들이 한 입으로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고 신기했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 본 초청된 아이돌 그룹 ZE:A와 IMFACT의 멤버 이름을 불러가며 외치는 "오빠 사랑해요" 라는 말이 공연장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참가자 노래에 열광하는 인도인들
경연을 마무리하는 시상식
경연이 끝나고 저의 역할임무가 시작됐습니다. 퇴장하는 관객들에게 인터뷰/설문조사 그리고 샘플링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말 의외의 결과를 보고 놀랐는데요. 현지의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 때문에 이곳 사람들이 피부가 건조하다고 느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한 여성 65% 이상이 피부 건조함을 해결하고 싶다고 설문에 답변을 했습니다. 두번째 의아한 점은 한국의 서울처럼 도시화 되지도 않았고 그로 인한 대기 오염도 되지 않았는데 항산화와 딥클렌징에 대한 니즈가 높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에 화장품 관여도가 높은 여성들의 하루 생활패턴을 면밀히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기온이 높고, 겨울을 제외하면 여름철에 비도 자주 내리기 때문에 습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직장 여성들이나 중산층 여성의 하루 생활은 이러한 날씨에 노출되는 시간보다 에어컨의 건조한 바람에 노출되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들의 생각을 듣지 않고 관찰하지 않았다면 명목적인 환경만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뻔했습니다. 또한 인도는 교통에 대한 인프라가 열악합니다. 그만큼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많습니다. 또한 산이 없는 평지라는 지형적 특징 때문에 바람이 많습니다. 때문에 흙이 섞인 바람이 빈번하여 시야가 뿌옇게 흐릴 때가 많은데요. 이러한 먼지가 많은 탓에 딥클렌징과 항산화에 대한 니즈가 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니즈는 뷰티제품에 대한 인지도나 정확한 사용법 숙지 여부와는 비례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행사장에서 브랜드 리플릿과 세럼 샘플을 나눠주자 받는 사람의 대부분은 세럼이 뭐냐고 물더군요. 아직은 기초 화장에 대한 기능적인 효과와 사용 순서에 대해 관심도가 높지 않았고, 워터와 크림 사용 단계 사이에 사용하는 화장품 카테고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아모레퍼시픽에게는 역할과 기회가 큰 국가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행사 준비 중인 이니스프리 인도법인 직원들
샘플링과 브랜드홍보를 받은 후 기념촬영 중인 인도인들
기회와 가능이 큰 국가인 만큼 통일되지 않는 다양성도 큰 국가입니다. 한 예로 위 사진을 보시면 참으로 인종이 다양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양인처럼 보이는 분들도 있는데요. 인도 북동부 쪽 몽골족 혈통의 인도인들입니다. 인종과 더불어 문화와 언어도 다양한 인도를 이해하기 위해 더욱 깊이 있는 조사와 관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동안의 행사에서 얻은 것들도 느낀 점들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인도에 대해 그리고 인도인들에 대해 더 깊고 가까운 소식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