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내고 있는 조배근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은 것 같지만 인니어로 반갑게 인사하면 금새 활짝 웃습니다. 외국인인 저에게 현재 어디서 머물고 있는지,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음식은 입에 맞는지 등 질문도 많이 합니다. 최악의 교통체증도 당연하다는 듯 인정하고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 무더운 날씨에도 오토바이를 타면 두꺼운 외투를 입고, 1만루피아의 팁(한화 900원)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인데요. 물론 여러 인종과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만큼 아직 제가 느끼지 못한 이곳 사람들만의 특성과 문화는 더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인도네시아 여러 매력을 더욱 깊고 넓게 보여드리겠습니다.
현지 교통수단
인도네시아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외국인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정류소가 어딘지 모르고요. 교통체증 때문에 버스가 언제 올지 기약도 없습니다. 날씨는 무덥고 보행도로가 불편하기 때문에 걸어 다니기도 힘들고 공해도 심합니다. 그래서 현지 생활 초반 저의 주 교통수단 또한 블루버드 택시였습니다. 블루버드 택시는 안전하고 비용도 그다지 비싸지 않습니다. 기사들도 길을 잘 아는 편이구요. 도시 내 새 빌딩들과 낡은 집들이 공존하고, 길을 걸어 가다 보면 갑자기 보행도로가 없어지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오토바이와 택시기사의 호객행위도 쉽게 마주할 수 있고요. 처음에는 이러한 환경들 때문에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현지인들의 주말
주말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쇼핑몰 등 밖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식사부터 쇼핑, 미용, 소규모 연극, 밴드공연 등이 대부분을 쇼핑몰 안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소비하려면 한달 수입이 최소 60만원 이상은 있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골목시장 같은 곳에서 소비를 하게 되는데요. 쇼핑몰 음식 가격의 절반 정도로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으니,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종종 골목시장에서 식사를 합니다. 특히 끌라빠가딩 몰 바로 옆 먹거리 골목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저렴하게 있어 많은 현지인과 외국인들이 찾습니다. 사떼, 나시고랭, 대나무밥, 치킨, 각종 튀김류 등 굉장히 다양한 메뉴가 집결해 있고 맛도 훌륭합니다. 그리고 쇼핑몰 바로 옆이라 안전요원이 항상 가까이 있으니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전통시장, MUARA KARANG
이밖에 자카르타의 전통시장 한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Jl. Muara Karang Raya에 위치하고 있는 이 시장은 자카르타 최대 공항인 수까르노 하타 공항과도 꽤 가까이에 있습니다. 저는 아침 8시에 이곳에 도착했는데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상당히 넓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양쪽으로 주차해놓은 차량과 오젝(ojek, 현지 오토바이택시)들 때문에 오고 가는 사람이 양보하면서 가야 할 정도로 비좁았습니다. 저는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둘러봤고, 한 식당에서 국수와 사떼를 주문했는데 시장 입구에서 미간을 찌푸리게 했던 악취도 잊게 할 정도로 음식은 맛있었습니다. 2개 메뉴의 가격은 6만 루피아, 한화로 약 5400원정도인데요. 왜 현지인들이 이곳에서 아침을 먹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물건 가격은 그야말로 고무줄과 같습니다. 흥정이 정말 많고 상인들의 화술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았습니다. 전통 액세서리, 신발, 의류, 먹거리 등 저렴한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신기한 물건들이 많고, 특히 과일류가 정말 저렴했는데요. 제가 어림잡아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과일 가격과 비교해 봤을 때 약 3~5배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전통시장'하면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곳에서 우리는 단지 외국인 손님일 뿐입니다. 소지품 관리만 잘 한다고 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해외에서 그곳의 전통시장에 가 보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이곳이 심한 공해와 교통 불편, 청결치 못한 먹거리, 위험한 치안의 도시라고 생각하면 매력이 없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먹거리와 여유있는 사람들, 번화한 도시와 럭셔리한 쇼핑센터, 각종 유원지와 수많은 문화시설들이 갖추어진 도시라고 생각하면 아주 매력적인 도시가 됩니다. 앞으로도 자카르타의 곳곳을 다니면서 현지 문화를 몸에 체험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그 속에 잘 조화되는 혜초人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앞으로 총 18인의 글로벌 도시 전문가 '혜초'들의 이야기가 계속 소개됩니다 2016년 글로벌 도시 전문가 혜초는 올해 8월 부터 모집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