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뷰티 살롱 답사기 - AMORE STORIES
#2016 혜초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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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뷰티 살롱 답사기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 혜초들이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양곤 뷰티 살롱 답사기

안지영 님
미얀마 양곤

밍글라바!
미얀마 양곤에 나와 있는 안지영입니다.
여성들에게 해외에서 헤어살롱에 간다는 건 난이도 높은 미션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내 맘에 드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것이 헤어살롱인데, 해외이고 게다가 제가 있는 이곳은… 미얀마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의외로 헤어살롱이 많고, 나름 성업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무렵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생소한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머리 감으러 헤어살롱 가요."
"네? 머리 감으러요? 정말 머리만 감으러 가는 거예요?"
"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요. 그렇게 하는 사람들 많아요."

이런 대화를 나눈 김에 저는 현지 뷰티살롱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받는 Hair Wash 서비스

헤어살롱은 평범한 동네 미용실부터, 인테리어도 나름 괜찮은 고급 살롱까지 있습니다. 이중 한군데를 골라 들어가면, 어떤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 왔냐는 물음과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 준 직원과 마주하게 됩니다. 영어로 되어 있는 서비스 항목들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원하는 가격을 말한 후 최종 가격을 확인하고 머리를 감는 장소로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 조금 당황스러운 머리 감는 침대(좌) / 실제 고객이 머리 감는 모습(우)

머리맡에 개수대가 있는 침대가 보이면, 그 쪽으로 머리를 두고 눕습니다. 우리가 익숙한 뒤로 기울어지는 리클라이닝 의자는 이곳 뷰티살롱에선 찾기가 힘듭니다. 누우면 머리 부분에는 어깨가 젖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플라스틱으로 된 보호대(보통 살롱에서 펌할 때 어깨에 얹어주는, 무게감 있는 바로 그것)을 둘러줍니다. 그러고 머리에 물을 적시기 전엔 간단한 이마와 두피 마사지를 한 후, 샴푸로 머리를 감겨주면서 본격적인 두피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머리를 다 감고 나면 가볍게 어깨와 팔까지 마사지를 해주는데, 헤어살롱에서 해 주는 마사지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시원합니다.

머리를 감겨줄 때는 찬물로 하고, 미온수를 사용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뷰티살롱도 있다고 들었지만, 다행히 제가 간 곳은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물의 온도가 괜찮냐고까지 물어봐 주었습니다.
  • 머리를 다 감으면 귀에 들어간 물 닦으라고 주는 면봉(좌) / 머리 말리는 중(우)

이런 Hair Wash 서비스의 가격은 3,500~5,000쨋 정도입니다(미얀마 화폐와 원화는 1:1 비율이라 '쨋' 가격에 그대로 '원'을 붙여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머리가 길거나 고급 살롱으로 갈수록 가격은 조금 더 올라가지만,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머리도 감고 마사지도 받고, 예쁘게 드라이도 할 수 있으니 가끔 가 볼만한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2~3번 머리를 감는 미얀마 여성들

길고 윤기있는 머리는 예로부터 미얀마 여성들의 아름다움의 조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곳 여성들은 보통 이틀 혹은 삼일에 한번 머리를 감고, 매일 머리를 감으면 머리 숱이 빠진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밤에 머리를 감으면 병에 걸린다는 속설도 존재하고요. 옛날에는 떠요-킨분이라는 나무와 약초들을 끓여 만든 내추럴 샴푸로 머리를 감았다고 하는데, 요즘도 시장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미얀마의 구정인 띤잔 때는 한국의 옛 단오처럼 떠요-킨분으로 머리를 감는 연례 행사를 지냅니다. 떠요나무 성분에서 거품이 나기 때문에 제법 샴푸 같은 느낌이 나는데, 머리카락이 부드럽고 미끌거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헹굴 때는 나무와 약초 조각들이 머리에 남지 않도록 빗질을 해가며 헹구는데요. 머리 감는데 사용하는 것이 모두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성분이라 머리 숱이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 유니레버 클리어 샴푸 광고 랩핑 버스(좌) / 마트 내 진열되어 있는 려 샴푸(우)

지금 미얀마에서는 유니레버와 P&G가 클리어, 도브, 헤드앤숄더 같은 헤어케어 브랜드들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거품이 풍성하게 잘나고 부드럽게 마무리 되는 헤어케어 제품이 이곳에는 인기인데요. 마트에 가면 미쟝센과 려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약초로 만든 미얀마 전통 샴푸와 우리의 한방 샴푸인 려는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어 현지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네요(샴푸 한 개에 2만쨋 정도).

양곤 뷰티살롱 현황

  • 유명 뷰티살롱 체인 'T8'(좌) / 다양한 서비스를 자랑하는 로컬 뷰티살롱 '뷰티걸' 입갑판(우)

현재 양곤에 뷰티살롱은 약 500여곳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허가 없이 자택에서 손님을 받아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유명한 뷰티살롱 체인으로는 '토니툰툰', '코코', 'T8' 등이 있는데, 보통 4~5만쨋 정도면 염색이나 펌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예인들도 찾는다는 T8의 경우, 펌의 가격이 약 11만~20만쨋 정도입니다.

현지에서 미용사로서의 월급은 보통 20~30만쨋이며, 만쨋 정도의 기본급에 성과급제로 돌아가는 곳도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미얀마엔 공인된 미용사 자격증이나 면허가 없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피부와 헤어에 대한 이론과 지식,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매우 드물고, 미용학교도 많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뷰티살롱에서 일을 하며 기술을 익힌다고 합니다.

※ 번외. 페디케어도 받아보다

페디케어는 일본 로토제약이 운영하는 로토 뷰티스파에 들어가 구경만 하고 나오기가 무안해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받아보았습니다. 직원은 낡은 네일 파일과 버퍼, 니퍼와 바셀린 통 등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와 네일의 모양과 길이를 어떻게 할 지 물어보고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케어 방식은 한국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큐티클과 굳은살을 제거할 때 발가락 주변에 큐티클 리무버가 아닌 바셀린을 듬뿍 발라(바르다 남은 바셀린은 통에 다시 넣더군요……), 토세퍼레이터 없이 메니큐어를 사용해 옆 발가락에 묻지 않게 요령껏 발라 준다는 것입니다. 서비스를 받는 내내 도구들을 세척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다 받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 제가 방문한 로토 뷰티스파 패디큐어는 5천쨋(좌) / 한국 네일샵처럼 운영되는 곳은 2만 5천쨋부터(우)

페디케어를 받는 내내 '나는 왜 이걸 받겠다고 했을까', '내 발은 과연 괜찮을까' 등등 많은 생각을 하며 심란해 했지만 다행히 별일 없이 케어가 끝났습니다. 받고 나 보니, 위생을 아주 신경 쓰는 사람들은 이곳이 아닌 또윈센터에 위치한 '그레이스'라는 일본계 네일살롱을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곳의 운영방식과 케어방식은 모두 일본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론지라는 긴 치마 형식의 전통의상에 쪼리를 신습니다. 발가락이 드러나는 신발이어서 그런지, 페디큐어를 받은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손끝과 발끝을 물들이고자 하는 여심은 이곳 미얀마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도 미얀마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많은 경험들을 하고 칼럼을 통해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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