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동 전문점 ‘산동’ 정도영 사장님을 만나다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한강대로100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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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동 전문점 ‘산동’ 정도영 사장님을 만나다

한 그릇의 충만함

아모레퍼시픽 건너편 신용산역 바로 뒷골목에 자리한 작은 텐동집 산동은 11시 오픈 이후 점심, 저녁 식사 시간이면 줄이 길게 늘어서는 맛집이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디귿자 모양의 카운터석이 마련되어 있다. 분주한 바깥 세상과 완벽하게 분리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은 산동의 큰 매력이다. 산동의 정도영 사장님은 산동이 한강대로 사람들에게 지치고 힘든 마음을 다 털어내고 갈 수 있는 작은 비밀 아지트 같은 곳이길 바란다. 그래서일까. 이름 모를 사람들과 산동의 테이블 석에 나란히 앉아 ‘와삭’ 하고 바삭한 튀김을 먹고 있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의 폭죽을 터뜨리는 기분이다. 힘내라고, 남은 하루도 잘 지내 보자고.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산동을 운영하고 있는 정도영이라고 합니다. ‘산동’은 2021년 6월에 문을 열었고, 6개월 전엔 용리단길 골목에 좀 더 캐주얼한 일식 바 ‘텐쿠라’도 오픈했습니다. 둘 다 제가 하는 가게이니 많이 찾아주세요.

 

 

2021년 오픈이면 코로나 시기와 맞물리네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텐동이 혼밥하기 좋은 메뉴잖아요. 당시에 아크릴 가림막을 해두었는데,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오셨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탁월한 메뉴 선정이었군요. 텐동집을 오픈하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원래는 양식을 공부했는데 일본의 식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어요. 좋은 기회로 일식당 막내로 들어가 일하게 됐는데 그때 매장 신메뉴로 텐동이 막 나왔었어요. 어느 날 주문을 잘못 받아서 다시 키친으로 돌아온 텐동이 있었는데 선배들이 버리라고 주더라고요. 그냥 버리기에 아까워서 설거지 하기 전에 몰래 먹었는데 충격적으로 맛있었어요. 사실 저는 국밥파라 텐동은 좀 느끼할 거라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어요. 그 순간 텐동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업장을 차릴 때 레드오션이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저는 동시에 블루오션이기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식대로 해석한 나만의 텐동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요.

 

 

 

 

 

첫 눈에 반했군요. 텐동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튀김옷으로도 변화를 줄 수 있고, 재료로도 변화를 줄 수도 있는 점이에요. 어떤 재료로 어떻게 튀기느냐에 따라 맛이 다양하게 변주되거든요. 얼마 전 제가 새로 오픈한 캐주얼한 선술집 컨셉의 ‘텐쿠라’에도 텐동 메뉴가 있는데 산동의 텐동과 맛이 달라요. 산동은 식사로 더부룩하지 않게 튀김옷이 좀 더 바삭하고, 텐쿠라는 안주로도 먹기 좋고 또 좀 더 일식의 느낌을 살려서 튀김옷이 좀 더 부드럽죠. 이렇게 미묘한 차이가 재미있어요. 드시는 분들도 지루하지 않게 경험하실 수 있고요.

 

 

처음에 양식을 공부하셨다고 했는데, 일식에 입문하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제 꿈이 나중에 나이 들어 스테이크 하우스를 여는 거였어요. 그래서 서양권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계획을 세웠죠. 본토에서 배우고 와야겠다 싶어서요. 그런데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어쩔 수 없이 내가 벌어서 가야겠다 싶어서 우연히 일하러 간 곳이 일식당이었는데 거기서 운명의 메뉴를 만난 거죠. 일식당에서 일하면서 같은 동양문화권이지만 낯선 일본의 식문화가 흥미로웠어요. 그곳 셰프님들께 일식과 관련해 많이 배웠죠. 그러다보니 일본 식문화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소개하는 걸로 꿈이 바뀌었죠.

 

 

 

 

 

산동에 문을 열고 들어오면 일본에 여행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일본 어느 작은 식당의 풍경 같아요.

네, 맞아요. 그런 말씀 많이 하십니다. 저희가 손님이 꽉 차면 좁아서 옆으로 걸어 들어가야 할 정도로 좁거든요. 그렇다고 북적북적한 느낌이 아니라 소근소근 차분한 분위기에요. 일부러 그런 일본의 작은 식당 느낌을 내려고 일부러 연출한 것도 있고요.

 

 

인테리어에도 거기에 맞춰서 하신 거죠?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내는 걸 가장 중심에 두고 인테리어를 했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런 고즈넉한 느낌을 좋아하고요. 화려하기보다 뭐랄까 숨겨진 듯한, 나만 알고 싶은 분위기의 식당이길 바랐어요. 일부러 처음엔 돌출 간판도 안 만들고 시작했어요. 아는 사람들만 알고 오는 노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처음 계약할 때부터 밖에 벽에 금이 가 있었는데 그것도 일부러 안 가렸어요. 자연스러운 느낌도 좋고, 또 그것이 우리만의 색깔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나만 알고 싶은 숨겨둔 가게지만 현실은 항상 웨이팅을 해야 하는 가게죠.(웃음) 산동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특별한 의미가 있으면 좋을텐데, 솔직히 말씀 드릴게요. (웃음) 원래는 용산동이라고 지으려다가, 너무 직접적이라 용만 빼고 ‘산동’으로 결정했죠. 또 ‘동’이 일본어로 덮밥을 뜻해서 중의적 의미도 담았어요. 용산에서 덮밥을 제일 맛있게 하는 식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었습니다. 산동!

 

 

그정도면 충분히 좋은 의미네요. 발음하기도 편하고요. 용산동을 따서 이름까지 지으셨는데, 가게 위치로 한강대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시작할 때만 해도 용리단길이 막 태동하려고 할 때였어요. 아주 조금씩 정말 조금씩 떠오를 즈음이었는데, 이쪽에서 장사하는 분이 추천도 하셨고 이동편도 편리하더라고요. 또 직장인이나 주민 상권이 같이 있는 곳이라 괜찮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지내보니 요즘은 관광객들까지 많아지고 용리단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함께 붐업되는 분위기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면 외국인 관광객도 많나요?

근처에 엔터 회사가 있다보니 업계 분들이 와서 드시곤 하는데, 입소문을 타고 다양한 나라에서 찾아주시곤 해요. 일본 손님들도 계세요. (웃음)

 

 

일본 분들은 뭘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사장님 추천 메뉴가 있나요?

저희만의 시그니처 기본텐동을 추천하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건 연어텐동입니다. 저희 만의 기본 텐동 특징은 튀기지 않은 온센타마고를 곁들여 드시는 건데요. 흰자만 익고 노른자는 거의 익지 않은 달걀을 밥에 비벼 튀김과 함께 드시면 부드럽고 정말 맛있습니다. 연어텐동은 생연어와 튀김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많이 찾는 메뉴예요. 연어덮밥과 텐동 두 메뉴를 다 맛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메뉴이기도 하죠.

 

 

짬짜면과 같은 메뉴인가요?

그런 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숙성한 연어 사시미와 바삭한 튀김이 아주 조화롭습니다. 짬짜면처럼 사케동과 텐동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을 보다가 착안해 만든 메뉴인데, 인기가 좋아요.

 

 

 

 

 

새로 시작하신 텐쿠라도 메뉴가 같은가요?

산동과 다릅니다. 텐쿠라는 7900원부터 시작하는 가성비 있는 가격부터 시작되고요. 합리적인 가격에 빠르게 서비스 되어서, 직장인 분들이 간단히 한잔 하시기 좋게 구성했어요. 계절 메뉴도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어서 겨울을 맞아 방어덮밥, 방어사시미 등도 선보이는 중입니다. 계절 메뉴는 제철 식재료로 그때 그때 바뀔 예정이에요. 캐주얼하게, 편하게 오셔서 어느 시간에나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텐쿠라도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업장을 두 개 운영하시려면 어깨가 무겁겠어요. 일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저희가 초창기에는 정말 주변 직장인들만 오셨거든요. 아모레퍼시픽 직원분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그렇게 다녀가신 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셨어요. 손님에서 손님으로 타고 타고 소문이 나서 주민들도 오시고 관광객도 찾는 곳이 됐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분들이 알아주실 때 보람을 느끼고, 가끔 제가 이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손님들끼리 대화하는 게 들리잖아요. 오늘 뭐 먹었어? 하면 산동 갔었다, 맛있었다 하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그때 진짜 좋아요.

 

 

개업 초기와 지금 손님의 변화 말고 또 달라진 게 있나요?

저희가 간장을 계속 숙성해서 씁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맛의 깊이가 달라지죠. 저는 맛있어진다고 믿고 있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간장도 숙성되고 우리만의 색깔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단골들도 많겠어요.

네 자주 찾는 분들 계십니다. 그렇다고 수선스럽게 아는 척하지 않아요.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하실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기 때문에 대놓고 반기진 않지만, 다 알고 있습니다. 주방에 들어가서 저희끼리 그 분 또 오셨다고 좋아해요. (웃음)

 

 

 

 

 

산동은 휴무가 없던데, 휴일 없이 일하시는 건가요?

요식업 하시는 분들은 다 이해하실텐데, 쉬더라도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잘 못 쉬게 됩니다. 이제 쉰다는 느낌이 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아요. 9시 반 출근인데 아침에 가볍에 운동하고, 사무 업무 보고, 키우는 고양이랑 좀 놀아주고 출근해서 하루 업무를 시작하죠. 다행히 산동과 텐쿠라에 9명의 직원들이 각자의 몫을 훌륭히 해주어서 무리 없이 해내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산동이 올해로 5년 차니까 확장보다는 내실을 단단히해야 할 때인데요. 감사하게도 그 동안 잘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제 산동 2.0, 새로운 버전의 산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간적인 제약이나 동선 등 손님들이 조금 더 편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재배치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해요. 처음 말씀 드렸던 손님 개개인에게 다가가는 작고 소박하면서 아늑한 감성을 어떻게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5년이 지났으니 앞으로의 5년, 10년을 준비해야죠.

 

 

장사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요식업 하시는 분들 다 같은 얘기 하실텐데, 설거지할 때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 올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식사 깨끗하게 마치시고 여기는 물도 맛있다는 분들 보면 정말 기분 좋아져요.

 

 

지난 5년 한강대로에 계시면서 알게 된 한강대로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 제일 매력적이에요. 평일에는 근처 직장인 분들, 저녁이나 주말에는 인근 주민 분들을 다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근처에 랜드마크들이 많잖아요. 특히 미술관부터 다양한 음식, 건축 등 복합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멋진 건물이 있어서 이 거리가 더 뜨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물 자체로 너무 예쁘잖아요. 삭막한 빌딩 사이에 자리잡은 보석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덕분에 용리단길이 뜨고 있고, 요식업 잘하시는 분들이 이 거리에 자리를 잡으면서 한강대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시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려요.

연말연시 많은 분들이 용리단길을 찾아주실 텐데요. 한강대로에는 아름다운 아모레퍼시픽도 있고 또 각자의 색깔로 맛을 내는 수많은 작은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산동, 텐쿠라와 함께 한강대로 맛집들 더 사랑해주세요.

 

 

 

 

Information

용산 산동

  •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39길 5
  • 영업시간 : 11:00-20:30(15:00-17:00 브레이크 타임, 연중무휴)
  • 메뉴: 텐동정식, 스페셜텐동정식, 연어텐동정식, 사케동정식 등

 

용산 텐쿠라

  •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5길 9
  • 영업시간 : 11:00-20:20(16:00-17:00 브레이크 타임, 연중무휴)
  • 메뉴 : 텐동, 규동, 방어덮밥 등

 

 

한강대로 100은 아모레퍼시픽 주변 사장님들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업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바탕으로,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위기를 타개한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콘텐츠 제작 가야미디어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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