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대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
- 웅장한 스케일과 밀도 높은 대형 작품들을 통해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 선사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 전시 포스터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으로 'Mark Bradford: Keep Walking'을 개최한다. 마크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20여 년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1961~)는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접했다. 30대에 뒤늦게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대표 작가, 2021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2024년 아트리뷰 'Power100' 19위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쌓으며 주목받아 왔다.
브래드포드는 거리에서 수집한 전단지, 신문지 등 도시의 부산물을 겹겹이 쌓고, 긁어내고, 찢어내는 방식의 대형 추상회화를 통해 인종, 계층, 도시 공간과 같은 여러 소재들을 다뤄 왔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사회적 추상화(Social Abstraction)'라는 독자적 언어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간에 맞춰 특별히 제작된 신작 시리즈 '폭풍이 몰려온다(Here Comes the Hurricane)'(2025)를 비롯해 회화, 영상, 설치 작업 등 4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작으로는 초기 회화작 '파랑(Blue)'(2005),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1953년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나이아가라(Niagara)'(2005), 관람객이 직접 작품 위를 거닐 수 있도록 제작된 '떠오르다(Float)'(2019)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마크 브래드포드는 날카로운 통찰로 현실을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이라며, "이번 전시는 강렬하고 웅장한 작업들을 이어온 그의 작품 세계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Mark Bradford: Keep Walking'은 독일 베를린의 함부르크반호프 미술관(Hamburger Bahnhof)이 주최한 순회전의 일환으로, 이번 서울 전시는 차별화된 작품과 구성으로 만나볼 수 있다. 9월 2일로 예정된 '아티스트 토크'를 포함해 전시의 이해와 감상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시 개요]
■ 전시제목: Mark Bradford: Keep Walking
■ 전시기간: 2025년 8월 1일 (금) ~ 2026년 1월 25일 (일)
■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휴관)
■ 전시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 전시예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식 홈페이지(http://apma.amorepacific.com)
■ 입장요금
가격 | 16,000원 | 13,000원 | 8,000원 | 무료 |
대상 | 성인 (만 19세 이상) |
대학생 청소년 (만 7~18세) |
국가유공자, 장애인 (보호자 1인 포함) 어린이 (만 3~6세) |
36개월 미만 ICOM 카드 소지자 (기관회원 한정) |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시해설: 'APMA 가이드' 무료 다운로드 후 청취 가능
■ 출품작: '파랑' (2005), '나이아가라' (2005), '떠오르다' (2019), '명백한 운명' (2023), '폭풍이 몰려온다' (2025)를포함한 40여 점의 작품
■ 후원: 설화수
■ 문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 02-6040-2345 / museum@amorepacific.com
[참고자료] 주요 작품 소개
작품 이미지 및 캡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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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떠오르다 떠오르다(Float), 2019,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떠오르다'는 이번 전시의 서막을 여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대형 설치 작업이다. 브래드포드는 로스앤젤레스 작업실 주변 거리에서 수집한 전단지, 광고 포스터, 신문지 등의 부산물들을 긴 띠의 형태로 재단하고 노끈으로 이어 붙여 전시장 바닥 전체를 덮는 회화적 설치물로 재구성하였다. 작가는 관람객이 작업 위를 걸을 수 있도록 하여, 작품을 '보는' 감상을 넘어 '걷는' 행위를 통해 신체적으로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작품을 밟고 지나가는 움직임에 따라 '떠오르다'의 표면은 미세하게 변형되며, 이러한 변화 자체는 작업의 일부로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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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랑 파랑(Blue), 2005, 캔버스에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마크 브래드포드의 '엔드페이퍼(end papers)' 연작은 작가의 첫번째 작업이자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재학 중 회화의 재료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던 작가는, 유년시절 미용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었던 파마용 반투명 종이인 파마 용지(end papers)를 작품의 주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반투명 용지의 가장자리를 토치로 태워 검게 그을린 테두리를 만든 후, 용지를 캔버스 위에 줄지어 나열하여 격자 구조로 구성된 콜라주 회화를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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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믿음의 배신 믿음의 배신(The Betrayal of a Belief),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파마 용지(end papers)로 구성된 이 작품의 격자 구조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정체성, 기억, 이주의 흔적이 새겨지는 열린 틀로 기능한다. 특히 작품 위에 표현된 수평과 대각의 선들은 골목길이나 통로를 연상시키며, 정해진 틀 속에서도 개인이 나아가는 길과 자율성을 상상하게 한다. '믿음의 배신'은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선들이 격자 구조를 느슨하게 풀어냄으로써, 억압적 질서 속에서 생성되는 자율성과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암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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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백한 운명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미국 도시 개발의 현실과 그 속에 작동하는 자본 권력의 구조를 드러낸 작품이다. 총 세 개의 캔버스에 "조니가 집을 삽니다(JOHNNY BUYS HOUSES)"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문구는 전단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즉시 현금 지급'을 미끼로 내세우며 취약 계층으로부터 주택을 사들이는 투기 자본의 현실을 보여준다. 제목은 미국이 토착민의 땅을 정복하는 것을 정당화했던 19세기의 이념으로, 작가는 이를 오늘날 도시의 부동산 투기 현실에 연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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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기가 다 닳아 있었다 공기가 다 닳아 있었다(The Air Was Worn Out),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기차시간표' 연작에 속하는 이 작품은 20세기 초 중반, 차별을 피해 이주한 600만 명 흑인들의 '대이주'를 소재로 삼는다. 작가는 실제 기차 출발 시간과 지명을 담은 시간표를 추상적으로 재구성하여, 불안정한 삶의 이동성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체성의 흔들림을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작품 제목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서 인용한 문장으로, 포크너 문학이 다루는 남부의 서사와 기차 시간표의 기록을 통해 구축한 기억의 층위를 작품에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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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는 잿더미의 왕이 되기 위해서라도 나라가 타오르는 것을 볼 것이다 그는 잿더미의 왕이 되기 위해서라도 나라가 타오르는 것을 볼 것이다(He Would See This Country Burn if He Could be King of the Ashes), 2019,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여러 개의 구체로 구성된 이 작품은, 종이로 만든 불탄 대륙과 바다를 통해 파편화된 세계의 모습을 시각화한다. 질감과 크기가 서로 다른 행성들은 불균형, 고립, 생태 위기가 심화되는 오늘날 지구의 현실을 반영하며, 우리가 같은 행성에 살아도 결코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제목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 대사를 인용하며, 파괴적 권력 욕망이 초래하는 사회적 붕괴와 정치적 몰락을 비판적으로 함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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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폭풍이 몰려온다 폭풍이 몰려온다(Here Comes the Hurricane),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폭풍이 밀려온다'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구상된 연작이다. 작가는 2005년 미국 남부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연구하며, '폭풍'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힘과 미숙했던 정부의 피해 복구 과정에서 드러난 소외된 삶에 주목하였다. 그는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을 역사적 퀴어 인물의 삶과 병치시켜 해당 연작을 제작하였다. 전시장 전체를 둘러싼 검은 벽지와 종이 표면을 산화시켜 만들어낸 금빛 무늬는 폭풍의 결을 상징한다. 연작의 중심에는 미국 최초의 드래그 퀸으로 알려진 윌리엄 도어시 스완이 놓여있다. 국가의 탄압과 시대의 저항에 맞선 그의 삶은 사회 변두리에 놓인 소수자들의 삶을 대변한다. 회화에 투영된 스완의 형상 위로 래퍼 케빈 제이지 프로디지의 곡 가사가 스텐실로 더해져, 스완의 유령 같은 형상 위에 리듬과 긴박감을 부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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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나이아가라 나이아가라(Niagara), 2005, 비디오, 컬러, 사운드 없음 / 3분 17초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작업실 이웃이었던 멜빈이 로스앤젤레스 거리를 걷는 뒷모습을 담은 영상 작업이다. 1953년 마릴린 먼로 주연의 동명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흑인 퀴어 남성의 시선에서 원작을 새롭게 연출하였다. 무음으로 구성된 이 영상은 위험한 도시 거리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카메라는 멜빈의 얼굴 대신 그의 뒤를 묵묵히 따르며, 그가 도시를 어떻게 통과하고, 버텨내며, 저항하는지를 조용히 응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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