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안녕하세요, 사우 여러분. 멕시코시티 혜초 정현택입니다. 이번 혜초칼럼에서는 '신들의 도시'로 불리우는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누군가 저에게 멕시코시티에서 단 하루만 시간이 있어 꼭 가봐야 할 곳을 물어본다면, 주저하지 않고 테오티우아칸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만큼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 찾아가는 대표적인 세계문화 유산지역입니다.

 스페인어 학원에 다니면서 알게 된 한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왜 멕시코로 오게 되었냐고 물었는데요. 그의 대답은 '평소에 피라미드를 무척 좋아해서 이곳 멕시코를 1순위로 지원해서 오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피라미드하면 이집트가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멕시코에도 이집트에 뒤지지 않을 만큼 크고 멋진 피라미드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고, 웅장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멕시코에는 테오티우아칸 외에도 유명한 피라미드가 2개나 더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유카탄(Yucatan) 지방에 있는 치첸이자(Chichén Itza)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유적 중에 하나입니다. 마야 문명의 대표적 건축물로 깊은 열대 우림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 스페인 정복자들이 발견하지 못해 지금까지 온전한 형태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유카탄 지방의 대표적 관광지로 칸군에 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푸에블라(Puebla) 지방 촐룰라(Cholula) 도시에 있는 피라미드로, 멀리서 보면 산 꼭대기에 성당을 지은 것으로 보이지만, 스페인 식민 시절 토착문명을 파괴하고자 거대한 피라미드를 흙으로 덮고 그 위에 성당을 건설해 생긴 모습입니다. 흙에 덮여서 크기를 잘 가늠하기 힘들지만,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피라미드입니다.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차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하루면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당일 투어상품도 많고, 택시(우버)를 타고도 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멕시코시티 북부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해 다녀왔는데요. 직행 노선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저기 들러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려 테오티우아칸에 도착했습니다.

 테오티우아칸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확실하지 않은 미스테리한 부분이 많은 유적지입니다. 테오티우아칸은 기원 전 2세기경 건설되기 시작하여 기원 후 4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전성기를 맞았고, 전성기 인구는 대략 12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또한 교역을 통해 경제력을 축적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해, 중미 전역에 세력을 떨쳤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왕들의 무덤이었다면,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제단이었습니다. 테오티우아칸은 70미터 높이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태양의 피라미드(Pirámide del Sol)'와, 43미터 높이의 '달의 피라미(Pirámide de la Luna)', 그리고 두 피라미드를 연결하는 '죽은 자의 길'과 주변의 여러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죽은 자의 거리 주변에는 경사면을 가진 작은 연단들이 늘어서 있는데, 무덤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고 당시 시민들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하는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선 후 죽의 자의 길을 따라 약 1킬로미터 정도 걸어가면 테우티우아칸의 상징인 태양의 피라미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까지 올라 갈 수 있고, 경사도 약 45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20분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앞에서 소개해 드렸던 촐룰라 피라미드, 이집트 기자(Giza)의 쿠푸(Khufu)왕 피라미드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바닥의 넓이가 이집트 쿠푸왕 피라미드와 비슷하나 높이는 절반인 71미터 정도이며, 쿠푸왕 피라미드가 650만톤 규모의 돌로 만든 데 반해 태양의 피라미드는 250만톤의 돌과 흙이 들어가 있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태양의 피라미드를 내려와서 달의 피라미드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피리를 불고 동물 소리를 흉내고 있기 때문에 마치 과거 고대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달의 피라미드는 죽은 자의 길을 정방향으로 마주보고 있으며, 테오티우아칸의 가장 남쪽 끝에 있습니다. 달의 피라미드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리 유적지 보호를 위해 정상에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어 중간 정도까지만 올라 갈 수 있습니다. 밑변이 160미터 정도 되는 달의 피라미드는 높이가 43미터 정도이지만, 경사 위에 지었기 때문에 해발고도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같습니다. 이 피라미드에서는 다수의 유골이 발굴되어 과거 인신공양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도 추정합니다.

 테오티우아칸에서 머무는 동안 워낙 크고 웅장한 유적지 규모로 인해 시공간을 초월하여 아주 오래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었습니다. 또한 달의 피라미드 위에서 바라본 테오티우아칸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해질녘에 풍경도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우 여러분들도 혹시 중남미 여행을 하실 기회가 있다면 꼭 테오티우아칸을 가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