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페인 Semi Final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 지역 전문가로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 끝에, 저는 K-Beauty 메신저로 K-POP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의 비법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사실은 더 중요한!) 행사 전 그들이 생각하는 K-Beauty란 무엇인지,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어떤 이미지인지 등을 자사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반응을 보고 이들의 생각을 물어보는 시간을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행사 전 모습입니다. 한국 본사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라네즈 제품들로 체험존을 꾸몄습니다. 저는 열심히 카운셀링을 하는 동시에 이들의 제품 사용 방법과 반응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 놀라운 발견은 쿠션 형태의 파운데이션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스페인 고객들이라 카운셀링없이 사용을 권유했을 때 기존 파우더 팩트를 사용하는 것처럼 퍼프를 문질러 내용물을 취하거나, 얼굴에 바를 때에도 문지르며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방법을 알려준 뒤 비비쿠션의 촉촉한 사용감과 완벽한 커버력을 경험한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실제로 어디서 구매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친구들도 많았고, 행사 준비기간 내내 깐깐하게 굴던 현지인 담당자도 저에게 비비쿠션 하나만 줄 수 없냐며 그제서야 참 상냥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저와 함께 파견 중인 또다른 마드리드 혜초 이상엽 님은 제품 체험 후 판넬과 개인 설문작성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우선 판넬 설문 조사에서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물어봤습니다. 페이스/립/아이 메이크업을 강조한 3가지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었는데 피부 표현을 강조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K-Beauty로 연상되는 키워드는 'Natural'과 'Young'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라네즈 제품 인기 투표 결과는 역시 비비쿠션이 1등이었고, 워터뱅크 젤 크림 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마드리드에서는 립 제품보다 아이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공짜는 세계 어디서든 환영 받네요. 설문 작성을 완료해준 친구들에게 샘플을 증정했는데 참여도에 정말 큰 몫을 했습니다. 개인 설문지에서는 화장품 사용 순서 별 사용 여부와 횟수, 브랜드, 그리고 경로를 물어봤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령별 사용행태와 주 구매 브랜드 그리고 경로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락처를 꼭 기입하라고 했는데, 이는 앞으로 저희가 Home Visit, Shopping Observation, In-depth Interview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알고 보면 세상에 공짜는 없지요? ^^

드디어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노래와 댄스 부분의 경연이 모두 끝난 후 시상식 직전 저희의 K-Beauty 소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됐습니다. 작년 라네즈 BM팀에 있으며 팀원들과 고민 끝에 만들었던 K-Beauty 정의와 4가지 Look, 그리고 How-to에 대한 영상 위주로 K-Beauty를 소개했고, 행사 참석자들이 워낙 K-POP과 K-Beauty에 관심이 많아 다행히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반응이 좋았습니다. 특히 립 메이크업의 Daily Tip과 작년 라네즈 제트 컬링 마스카라, 젤퀴드 아이라이너 런칭 시 제작되었던 쥬얼리 예원이 소개하는 아이 메이크업 How-to 영상에 가장 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으로 주변 친구들이 한국 여성들의 아름다움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면, 동안(young) 피부와 자연스러운(natural) 메이크업이라고 대답해주길 바라며 행사를 실수 없이 잘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마드리드에 파견 온 지 두달이 다 되어 갑니다. 본사와 멀리 떨어져 있어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지만,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직접 발로 뛰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는 무서운 단점도 있습니다. 큰 행사를 실수 없이 잘 마무리해서 너무나 다행이고, 남은 시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설레이는 마음으로 스페인 고객들을 만나고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로 채우고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