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스텝 2화. 함께 달라지는 ‘티핑 포인트’의 비밀 - AMORE STORIES
#Exciting Changes 칼럼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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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스텝 2화. 함께 달라지는 ‘티핑 포인트’의 비밀



 매일 새벽 4시 반쯤 스몰 스텝 단톡방의 첫 톡이 울린다. 이내 사진 한 장이 올라온다. 아직 채 밝지 않은 어두운 하늘에 별이 총총히 박힌 사진이다. 이 분은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동네 뒷산을 올라 인증샷을 남긴다. 그리고 산책하는 동안 들었던 강연 동영상의 링크를 함께 보내준다. 그때부터 단톡방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저 멀리 전남 광양의 새벽 전경이 뒤를 이어 올라온다. 나는 그즈음 해서 읽었던 책의 좋은 구절을 단톡방으로 공유한다. 매일 자신의 식단과 몸무게를 인증한 사진을 올리는 이도 있다. 매일 블로그를 쓰는 분은 자신의 글을 링크로 공유한다. 글을 읽고 사진을 보고, 영상을 본 사람들의 감동 어린 후기들이 아침까지 이어진다. 그 새벽의 에너지는 잠을 깨우고 생각을 깨우고 몸을 깨운다. 그러나 이러한 단톡방의 시작은 아주 단출했다.
 몇 번의 스몰 스텝 강의를 통해 자신감과 보람을 경험한 나는 어느 토요일 오후 대여섯 분의 신청자를 모시고 무료 공개 강의를 했다. 그 모임은 자연스럽게 단톡방으로 연결되었고 그렇게 시작한 모바일 공간에 매일의 실천을 함께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가 늘더니 100명을 넘어섰다. 변화는 아주 작게 시작되곤 했다. 참여자 중 한 사람이 새벽 등산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고, 매일 기록하는 스몰 스텝 플래너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다양한 스몰 스텝 실천의 기록들이 단톡방을 통해 공유되기 시작했다. 나름의 룰이 생겨난 지점도 그즈음부터였다. 스몰 스텝 플래너 공유방이 따로 만들어졌고, 번호를 매겨가며 자신의 스몰 스텝 실천을 숫자로 기록하는 룰도 어떤 분의 제안으로 생겨났다. 자발적이었기에 전파도 자연스러웠다. 친구나 지인들이 초대를 통해 이 방에 합류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다양한 이력에 바탕을 둔 스몰 스텝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영어 강사분의 강의였다. 주로 대기업 임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이 분이 동영상을 통해 5분짜리 영어 문장을 매일 올리기 시작했다. 실제 생활에서 쓰일 법한 생생한 문장들을 올리자 단톡방의 사람들이 이를 학습하기 시작했다. 시청하는 장면이나 문장을 옮겨 쓴 인증샷들이 줄을 이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떤 분은 직접 발음을 따라 한 동영상을 올리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의 스몰 스텝 목록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영어 강사분도 신이 났다. 학습자(?)들의 요청에 따라 처음엔 20분 가까웠던 분량이 5분으로 줄었다. 작고 단순해야 하는 '스몰 스텝'의 원칙 때문이었다. 이런 선순환의 과정이 단톡방을 통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타인들을 자극하고, 이 자극은 다시 더 큰 실천이나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과정들이 반복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스몰 스텝이라는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의 경험이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어떻게 주변 사람들에게로 전파되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미국의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어느 날 이런 의문을 품었다. 왜 어떤 아이디어와 유행과 메시지들은 '점화'되는 반면 다른 것들은 불발되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이러한 극적인 변화의 시작점을 '티핑 포인트'라 이름 짓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전염의 3가지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 있다. 첫 번째, 전염되기 쉬운 행동들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두 번째, 작은 행동이나 작은 변화가 커다란 결과를 초래한다. 세 번째, 이러한 전염은 극적인 어느 한순간에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나 역시 스몰 스텝을 통한 다양한 변화를 목격하면서 이러한 티핑 포인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스몰 스텝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내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작은 욕심에서 시작했을 뿐이었다. 무기력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고,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 그 유익을 깨달아가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그 변화를 먼저 알아챘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소박한 실천 목록들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라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었다. 평범한 나도 했는데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사람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의 요청이 줄을 잇고 자발적인 후기들이 쉬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서만 수십여 편의 자발적인 리뷰들이 올라왔다. 진정성을 담은 글들이 반복해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 글을 본 기업과 독서 모임, 단체들의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나는 한편으론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지만 행복하기도 했다. 더욱 열심히 스몰 스텝을 실천하고 알렸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코 작위적이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거나 자극을 줄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저 스몰 스텝의 유익과 그로 인한 변화들을 스스로 즐겼을 뿐이었다. 영어단어 외우기 같은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스몰 스텝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어떤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 스몰 스텝도 적지 않았다. 매일의 산책이 이어지자 그 시간에 음악과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했다. 팟캐스트를 통해 소개받은 책을 읽었고, 즐겨 듣는 팝송의 가사를 찾아 읽었다. 그리고 그 변화들을 말과 글로 사람들에게 전파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반응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스몰 스텝의 유익을 전파하는 전도자가 되어 있었다.

 스몰 스텝 비슷한 것을 시작한 것은 5년 정도다. 체계적으로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것은 3, 4년 정도다. 하지만 어느 임계점을 지나기 시작하자 그 경험들은 말과 글로 세상 밖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을 쓴 것도, 그 글을 매개로 책으로 출간된 것도, 그 책을 통해 다양한 강연과 모임으로 연결되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의 변화를 즐기고 누리기 시작하자 그것들이 하나둘씩 차곡차곡 내 안에 쌓이기 시작했다. 그 실천이 3년을 이어가자 스몰 스텝의 유익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화는 한순간에 임계점을 넘어 전파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는 아주 작은 실천들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지인, 조직과 회사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히곤 한다. 하지만 그 시작은 아주 작은 것이어야 한다.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유익을 스스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 변화의 결과들을 기대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 자신이 변화의 유익을 확실히 경험하는 시간들이 쌓이고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주변으로 전파될 것이다. 전염되기 쉬운 작은 변화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티핑 포인트'인 것이다. 변화의 주체가 나를 넘어 주변으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스몰 스텝으로 변화는 이제 나의 손을 떠났고, 더 많은 사람에 의해 더 큰 변화들로 발전해갈 것이다. 그 기대감이 그날 하루를 기대로 가득 채운다. 이런 변화들이 다시 3년 동안 쌓이면 어떤 변화로 이어지게 될까. 그것을 기대하고 상상한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할 따름이다. 그리고 나도 함께 변화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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