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혜초 상파울루 지역전문가 정시욱입니다.

제가 준비한 이번 칼럼은 브라질 음식문화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슈하스꼬가 브라질의 대표 음식이듯, '브라질'하면 먼저 고기요리를 생각하게 되는데요. 넓은 대륙과 다양한 기후를 가진 브라질은 지역마다 특색있는 향토요리가 많습니다. 해산물과 야채를 푹 삶아 만드는 바이야 요리, 말린 고기와 콩을 사용한 미나스 요리 등이 대표적인 지역 향토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주문화로 융합된 다민족 국가인 브라질은 참 신기하게도 이민 온 사람들의 각각의 조국과 같은 경도에 사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유럽계(독일)는 남부지역에 주로 모여 살고, 흑인은 북부에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백인계 55%, 혼혈 38%, 흑인계 6%, 아시아계 1% 등 다양한 인구구성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의 식문화는 크게 3가지로 나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풍부한 과일과 사냥으로 잡은 고기만으로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했던 브라질 오지인 북부 및 북동부 지역에서는 인디오의 음식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곡식을 재배하거나 동물사육에 대한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생활해 왔고, 식문화도 발달시킬 필요가 없어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으로 대용해 왔습니다. 열매로는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바나나를 가장 즐겨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바나나를 그대로 먹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차츰 구워먹거나 튀겨먹는 등의 식문화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현재 바나나는 그냥 먹는 것, 구이용, 튀김용을 시장에서 따로 팔 정도로 다양하게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한 뿌리작물인 '만지오까'를 튀겨먹는 만지오까 튀김은 인디오 식문화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입니다.

16세기 초 사탕수수밭에서 일할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강제 이주된 아프리카 노동자들은 브라질 음식문화에 자신들의 음식문화를 접목시켜 새롭고 독특한 식문화를 발달시켰습니다. 우선 아프리카 음식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소금과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 것인데요. 일할 때 배출되는 염분을 수시로 보충하기 위한 소금과, 열병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마늘을 많이 사용한 요리는 아프리카 이주자들의 당시 생활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많이 사용되는 '덴데'라는 야자수 열매의 기름을 짜 요리에 사용했으며 이는 매우 귀중한 식품원료였다고 합니다.

또한 아프리카인들이 즐겨먹었던 가장 대표적인 요리에는 쿠스쿠스와 페이조아다가 있습니다. 쿠스쿠스는 이집트와 모로코에서 즐겨먹던 음식으로, 밀가루나 보릿가루로 만들어 먹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옥수수가루를 찧어 가루내어 반죽한 후 소금을 친 다음 삶아 야자수 기름을 발라서 먹습니다. 예전에는 아프리카 노동자들이 주로 가정에서 만들어 먹었지만, 지금은 브라질의 빵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만큼 인기 있는 브라질의 서민음식입니다. 페이조아다는 페이저웅이라는 브라질의 콩에 고기를 넣어 조리한 것으로 이 역시 아프리카 노동자들이 백인 농장주들이 먹고 남은 고기를 콩과 함께 끓여서 먹던 음식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흑인 이주자들의 어렵고 힘들었던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북부지역은 주로 원주민이나 아프리카인들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브라질 고유의 문화를 지니고 있는 반면, 남부지방은 유럽문화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식문화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스파게티나, 치즈, 소시지, 그리고 낙농업을 활용한 음식들이 많이 발달했습니다. 브라질 고유의 백인요리 중 대표적인 것은 고기요리인 슈하스꼬와 대구요리인 바깔레우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브라질 음식의 전체적인 특징과 지역별 향토음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브라질 음식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인구와 풍부한 자원으로 이루어진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비단 식문화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이곳에서 더 많은 다양성에 대해 공부하고 경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