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혜초'들의 현지 생활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선전에서 함께 생활했던 홍성철 님이 앞서 칼럼에서 언급한대로, 중국인들은 한국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팝송을 듣듯, 이들은 한국 노래를 듣고 한국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음식을 소비합니다. 미용실이나 옷 가게, 음식점에서도 한국의 K-pop이 흘러나옵니다. 길거리엔 한국어로 된 간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걸어 다니다 보면 한국 연예인의 인기는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서는 김수현이 광고하지 않는 제품이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스크림, 음료, 패스트푸드, 자동차, 영양제, 가전제품, 초콜릿, 게임 등 카테고리를 막론하고, 그의 인기는 실로 대단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의 유명세로 이광수의 인기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선전에 '타이거 떡볶이'라는 떡볶이 가게가 새로 오픈했었는데, 그곳의 모델이 바로 이광수였습니다. 현지에서는 '이광수 떡볶이'를 먹겠다며 줄을 서는 중국인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처럼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막연하게 한국 화장품이 좋고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 어느 브랜드의 무엇이 좋은지를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지 친구들과 만날 때면 자연스레 화장품을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중국 친구들과 교류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예뻐지고자 하는 욕구와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거의 모든 여성분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었겠죠.
여행과 다르게 타국에서의 생활함은 저에게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한번 만나고 또 다시 만나다 보니 친구가 되었고, 친구는 어느새 또 다른 친구를 소개시켜주어 어느새 저만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습니다.
결혼식장은 역시나 사방이 붉은색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로써 다시 한번 중국인들의 '붉은색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석한 결혼식은 사회자가 식을 진행하고 중간 중간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친구들의 축복 인사, 친척들의 결혼 축하, 그리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곳 광동 사람들은 식사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식 음식도 화려하고 다양하고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컨셉 역시 결혼식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 중 하나는 닭이나 오리 등의 요리에 머리를 제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돼지 요리가 나왔는데, 돼지 요리도 머리가 제거되지 않았더군요. 그리고 돼지의 눈 부위에 불이 들어오는 하트 장식을 했는데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 신랑 신부가 하객들이 식사하고 있는 모든 테이블을 돌며 인사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늦은 저녁 혹은 이른 아침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음악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수의 중국의 아주머님들이 단체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공간만 있다면 어디든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중국의 전통 음악에 맞춰, 때로는 한국 노래에 맞춰 함께 춤을 춥니다. 큰 광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면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누군가는 맨 앞에서 춤을 지도하고 있으며 약간의 수강료를 걷습니다. 단순히 함께하는 취미생활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죠. 그렇지만 열심히 '댄스 삼매경'이신 중국 아주머님들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이러한 취미활동이 건강한 중국인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선전이라는 도시가 많은 사우분들에게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도시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중국의 1선 도시라는 말에 걸맞게 정말 대단한 도시입니다. 고작 30년이 넘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천만 명이 넘는 인구, 높은 경제력, 그리고 바로 옆에 홍콩이 있다는 것은 지금 선전의 발전을 더욱 빠르게 해 주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선전에 왔기에, 선전의 외지인 비율이 70%에 달합니다. 그래서 선전을 개방적인 도시라고 합니다. 외부 문화에 대한 수용능력이 큰 것입니다. 중국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중국 방언이 들려도 이상할 것이 없어 서로 쳐다보지 않는 도시, 중국 각지의 문화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 가고 있는 도시가 바로 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인 듯 중국 아닌 중국 같은 곳이 바로 선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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