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관점에서 거울에 관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2019년 “스마트미러”라는 주제로 디자인씽킹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크리에이티브 센터, 디지털 전략 유닛, R&I 센터 구성원들과 함께 집단 지성을 발휘해 고객 니즈 발굴 활동을 했습니다. 고객들 역시 역시 피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길 원하는 니즈가 있음을 재확인했고, 이외에도 메이크업 조명에 대한 고객들의 숨은 니즈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을 관찰해보니 메이크업 시 방 한가운데 천장 조명만으로는 부족해, 조명이 밝은 화장실 거울을 보러 가거나 거울 뒤에 스탠드를 놓고 사용하는 행태를 자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스마트미러의 다양한 형태와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며 콘셉트를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씽킹 프로젝트가 끝나고,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멤버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1년 동안 매주 모여 콘셉트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정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와 거울 설계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고, 조명 거울과 디스플레이를 분리한 최종 디자인으로 완성하기까지 여러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의 초기 디자인은 기존 스마트미러와 비슷하게 거울이 디스플레이를 겸하는 일체형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에서는 정확한 색을 알아보기 힘들고, 상이 겹쳐 보여 정보의 가독성도 낮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들과 함께 수많은 프로토타이핑과 사용자 테스트 검증을 거쳐 거울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내 모습을 잘 비추는 것’이라는 걸 확인했고, 과감하게 거울과 디스플레이를 분리하는 설계로 디자인을 변경했습니다. 분리된 설계를 통해 고객들이 본인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의 접근성까지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아모레몰을 이용하는 고객 7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고객들은 메이크업 조명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반면 피부 진단 기능의 경우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피부 표면 이미지만 분석이 가능해 고객이 직접 느끼는 피부 컨디션 차이에 비해 진단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마스크 착용, 계절,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 변화나 세안 전후, 화장품 사용 여부 등이 모두 눈에는 보이지 않는 피부 상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세분화된 피부 진단을 위해 소형 접촉 센서를 추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센서를 통해 피부 속 수분이나 탄력 등 즉각적인 변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초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디바이스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거울의 본질 기능은 유지하며 정확한 피부 진단을 위해 일관된 측정 환경을 구성해 주는 조명 거울과, 피부 속 변화를 측정하는 소형 센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을 최종 개발했습니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 피부 진단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직접 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촬영 각도,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주변 조명 등에 따라 진단 결과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고객들의 신뢰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관적인 진단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마이스킨 리커버리 시스템은 무선충전 독 시스템에 휴대폰을 탑재해 사용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독의 무선충전 기능은 휴대폰의 무선충전과 거치대 역할을 통해 제품의 활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휴대폰을 일정한 위치와 각도로 고정시켜 피부 이미지를 획득하여 진단의 정확도를 높입니다. 거울의 조명은 메이크업 발색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피부 촬영 시 주변 조명에 따라 피부 진단에 최적화된 색온도와 출력으로 자동 제어되며 균일한 이미지를 획득하게 도와줍니다. 피부 속 수분과 탄력 측정은 별도의 소형 접촉 센서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이미지로만 확인이 어려운 즉각적인 피부 속 변화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합니다.

피부 정보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분석합니다. 아모레퍼시픽 R&I센터와 디지털 전략 유닛이 함께 개발한 AI 솔루션을 통해 본인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맞춤형 피부 관리 제안을 받게 됩니다.

AI 솔루션의 핵심기술로는 피부 진단 알고리즘과 맞춤형 제품 추천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특히 피부 진단 AI알고리즘은 아모레퍼시픽 임상랩이 그동안 구축해온 임상 연구 이미지와 전문가의 피부 측정 데이터를 학습시켜 개발했습니다. 지금도 아모레퍼시픽 AI 솔루션팀과 함께 이러한 임상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시켜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피부 진단이 가능하도록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피부 진단 서비스들이 코로나와 같은 외부 환경 변화, 시간, 공간 등의 제약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은 개인 고객이 본인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집에서도 간편하게 피부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플랫폼’으로서 다른 센서 및 디바이스와도 연동할 수 있고, 진단을 바탕으로 제품 추천은 물론 개인별 맞춤형 피부 관리법 제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 출품해 Innovation Award Honoree로 선정되며,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비전 ‘디지털로 연결되는 Beauty’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마이 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이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까지는 회사 내 여러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랜 기간 화장품 연구 자산으로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기존 시도를 통한 촬영, 분석, 솔루션 제안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카메라 위치와 각도를 일관되게 만들고, 조명을 주위 환경에 맞춰 최적화시켜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였습니다. 또한 소형 센서를 통해 피부 진단을 더욱 정교하게 디자인하여 고객 베네핏을 강화한 ‘마이 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 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은 2021년 CES 혁신상을 수상한 ‘포뮬라리티’와 같은 맞춤 뷰티 솔루션 제조 디바이스 등과 연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뷰티 디바이스는 융복합적 뷰티 솔루션을 바탕으로 New Beauty를 비전으로 삼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