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델리, 내가 느낀 3개월 - AMORE STORIES
#2017 도시 혜초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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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델리, 내가 느낀 3개월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사우 여러분. 인도 도시 혜초 배순호입니다. 저는 뉴델리에서의 3개월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뭄바이로 이동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의 시간을 보내면서,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했던 자리는 어느덧 익숙함과 편안함이 대신하고 있는 듯 합니다. 뷰티 시장을 조사하러 왔지만 결국 3개월은 델리 라이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음에 올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제가 느낀 델리 라이프에 대해 풀어보려 합니다.
  • 3개월 전(좌) / 3개월 후(우)


델리 사람들의 3가지 타입

 델리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의 모습이 투영됩니다. 급속히 발전하는 경제 성장 속에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처럼, 이들도 다양한 지역에서 온 1,900만 명의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도시인만큼 외국인에게 대체적으로 호의적이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여전히 가족과의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기도 하는데 제가 느낀 경험을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한다, '개척형'"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도시답게 개척형인 친구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고, 이들은 저의 델리 라이프에 활력이 되었습니다. 돈의 많고 적음, 출신 카스트 등을 떠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하루에 충실히 살아가는 친구들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있는 안쉬타(Anshita)라는 이 친구는 26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유창한 영어를 바탕으로 컨퍼런스 코디네이터로서 세계를 누비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향후 사업가로서의 경험을 위해 본인 돈을 투자하여 P2P 회사 3곳(국가별 지점)을 설립했습니다. 이 친구처럼 젊은 친구들이 창업하는 회사가 1년에 2만 개 정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인도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지금은 H&M 매장에서 일하지만 캐나다로 석사를 가기 위해 꾸준히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로빈(Rovin)도 있습니다. 사실 6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기 때문에 생계에 집중하기도 벅찰 텐데, 늘 즐겁게 공부하고 인생을 즐깁니다. 제가 곤경에 처해있을 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저를 도와주기도 하고, 설문에 필요한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인도 특유의 긍정성과 젊은 패기가 나은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매년 20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하니, 아메리칸 드림(또는 캐나다 드림)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 되는 모양입니다.

 고시 공부를 하지만 꾸준히 스피치 모임(토스터 마스터즈)에 나와 네트워킹을 하는 친구 샹가딥(shankhadeep)입니다. 우리나라 행정고시 격인 Civil Service Examination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이 시험은 1,000명 뽑는데 100만 명이 지원하는 1,000대 1이 넘는 인도에서 최고로 어려운 시험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봤던 대부분의 고시생들은 두문불출 방 안에서 책과 씨름하는 모습이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리더십을 키우는 것도 함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모습이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인프라로만 보면 정말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이지만 불평불만 대신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친구들을 보면, 저보다 많게는 10살이 어린 친구들이지만 존경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왜 인도를 '넥스트 차이나'라고 하는지, 왜 이곳이 성장하는지 몸소 체험함과 동시에 저도 더 파이팅 해야겠다는 자기반성을 하게 됩니다.

"돈워리, 비해피, '비해피형'"

 이곳에도 금수저는 있습니다. 특히, 펀잡(Punjob) 지역의 시크교 자녀들이 그렇습니다. 인도 영화를 보면 머리에 두건 같은 것을 두르는(터번) 사람들을 보셨을 텐데요. 이 사람들이 시크교입니다. 교리에 'Don't begger – 구걸 하지 마라'는 것을 강조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주로 무역이나 부동산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덕분에 조상 대대로 금수저라고 합니다. 이들 친구들은 인생에 여유가 넘칩니다. 아침 운동을 하고 브런치를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해외 여행을 경험한 사람 비율이 1%대인 인도에서 이들에게 해외 여행은 일상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어렵게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을 나온 많은 여성들이 능력 있는 남편을 만나 일을 그만두고 집에 눌러 앉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 말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이 이러한 케이스라고 하는데… '평범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말처럼 어쩌면 현모양처가 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말이죠.
  • 터번 쓴 시크교 친구들

  • 아빠와 남편이 시크교인 부자 친구 Guleen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형'"

 인도 행복 지수는 세계 122위.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이들은 꿈조차 가난합니다. 운전 기사가 한달에 버는 돈은 겨우 2만 루피(약 40만 원). 이 돈으로 4인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그야말로 입에 풀칠할 정도죠. 제가 다녔던 학원 선생님의 삶은 좀 나은가 싶지만 주 6일동안 하루 10시간씩 투잡을 뛰며 몸이 부서지랴 일해도 한 달에 버는 돈은 5만 루피(약 100만 원)라고 합니다. 그래도 비싼 델리 물가를 견디지 못해 가족들은 고향으로 보내고 혼자 쳇바퀴 같은 삶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일을 하고 싶지만 그곳에서는 일 다운 일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체 인구 통계 관점에서 도시 중산층을 제외한 90%의 사람들이 결국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인도의 현실입니다. 어느 순간 이들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을 느낍니다. 스타벅스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다녀온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그 부러움이 어느 순간 시샘이 되고 가지고 싶은 욕심이 됩니다.
두 달 전 오토바이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달리는 도로 위에서 말이죠. 모두가 이런 일은 델리에서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한 인도 전문 교수님은 이를 두고 양극화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욕심이 밖으로 표출되는 단적인 예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음식 문화

 '그 나라의 문화를 알려면 음식을 먹어보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을 먹으면서 느꼈던 생각들입니다.

"Are you Non-veg. or Veg?"

 식당에 가면 가장 먼저 묻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관점에서는 상당히 귀찮은 질문이지만 인도에서는 채식주의자의 비율이 30%가 넘습니다. 종교적으로 소를 숭배하고 돼지를 비위생적으로 여겨 고기를 먹는 비율이 원래 적은 탓도 있지만, 고기를 먹지 않고도 건강하게 지적 활동을 해온 그들의 조상들이 채식주의자였던 경우가 많아 여전히 이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울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주의자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4% 정도 증가했는데,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 이래서 손으로 먹는구나"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확인했던 바로는 인도인이 음식을 손으로 먹는 이유가 수저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깨끗하다고 믿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인도에 살면서 느낀 이유는 조금 달랐습니다. '손으로 먹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이들의 주식은 난(Naan)입니다. 과연 난을 수저나 포크로 먹을 수 있을까요? 난은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 맛입니다. 그렇다 보니 저 조차도 웬만한 인도 음식은 다 손으로 먹게 됩니다. 수저는 그저 거들 뿐.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손으로 먹는 게 훨씬 깨끗하다'라고 여전히 자부심 가득 찬 얼굴로 말하지만, 정작 식사 전에 손 씻는 걸 잊어버리는 경우를 꽤 많이 보게 되네요.
  • 찢어 먹어야 편한 Naan

  • 식사 전, 손 씻는 것을 잊어버린 로빈

"치킨 천국"

 이젠 그만~ 저는 치킨이 지겹습니다. 메뉴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메뉴의 8할이 치킨입니다.
 이 친구들은 햄버거하면 모릅니다. 햄을 모르니까요. 대신 '치킨버거'라고 하면 잘 압니다. 피자도 치킨피자, 커리도 치킨커리, 탄두리도 탄두리 치킨… 이렇게 치킨이 너무 지겨워 질 때는 한국 음식이 생각나 한식당을 찾아가는데요. 단적인 예로 냉면 한 그릇에 23,000원(세금 포함)입니다. 쿨하게 냉면을 들이키고 계산을 하고 나오지만 마음은 쿨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 다시 치킨을 먹으로 가게 되지요. 1인당 치킨, 생선 소비 증가가 밀 소비 증가를 앞지르고 있으며, 세계에서 4 번째로 빠르게 치킨 소비가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인도입니다.

"혜초 미식회 - 내가 뽑은 BEST 3 메뉴"

 우리가 누구입니까? 배달의 민족 아니겠습니까? 맛있는 음식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맛을 보아야겠죠. 델리에서만 20년을 거주했다는 친구를 따라 먹어본 음식 BEST 3를 꼽아보겠습니다.

1위. 치킨커리+버터치킨 난

 이 조합은 넘사벽인 것 같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비주얼을 보면 치킨이 카레 속에 풍덩, 거기다 버터로 구운 난을 찍어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한국 Agra 레스토랑에도 비슷한 메뉴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담백하고 진한 느낌입니다. 대체적으로 음식이 짠게 인도 음식의 특징인데, 이럴 때는 양파를 고수에 풍덩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입안이 한번 상큼해지는 기분입니다.

식당명 : KHANA KHAZANA
가격 : 인당 5천원
맛 : ★★★★★

 현지인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가성비 최고의 식당. 장정 세 명이 배불리 실컷 먹어도 인당 5천 원이면 끝.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식당 안에서는 네트워크가 잘 안 터지는 게 단점이지만, 덕분에 오롯이 음식과 상대방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입니다. 이곳은 간나 카자나(보물섬 음식점)라는 레스토랑입니다.

2위. 도사(Dosa)

식당명 : 길거리 음식점
가격 : 인당 2천원
맛 : ★★★★★

 대표적인 남인도 음식입니다. 주로 쌀 반죽과 검은 렌틸콩으로 만들어지는 발효 크레이프인데, 우리나라 음식으로 비유를 하면 계란말이에 야채 송송 썰어 밀가루를 한번 입혀 구운 느낌이랄까요. 한입 베어 물면 안에 있는 계란과 야채가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South Indian Restaurant라고 적힌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길거리에서 먹은 도사의 맛이 최고였습니다.

3위. 치킨 파라타(chicken paratha)

 이름이 어려워 기억하기 쉽진 않았지만 그 맛은 잊을 수 없었던 음식! 한 사람당 한 접시만 판매한다는 특별 메뉴! 피자처럼 생겼지만 우리나라 빈대떡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맛은 더 강렬했던 치킨 파라타입니다.
  • 치킨 파라타(좌) / 치킨 파라타 먹는 중(우)
    식당명 : TURRANT
    가격 : 인당 2천원
    맛 : ★★★★★


인도에서의 한류

 한류는 우리의 비즈니스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번 들여다 보고 싶었습니다. 인도에서도 한류는 분명 있긴 있습니다. 서양 문화를 동경하는 성향이 강한 인도이지만, 이번에 한국문화원에서 주관한 K-pop 콘테스트를 직접 보면서 지엽적이지만 뜨거운 한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류의 시작, 마니푸르"

 인도에서의 한류는 동북아 지역인 마니푸르에서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인도로부터 독립을 주장해왔으며 지난 2,000년 주정부가 힌디어 방송 및 발리우드 영화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이를 대체할 채널로 한국의 아리랑 TV와 KBS가 케이블 사업자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 DVD를 구할 수 있었던 부분이 한류의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전체에 한국어과가 학부 전공으로 있는 곳이 세 대학 뿐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마니푸르에 있는 마니푸르 대학교라고 합니다.
  • 한류의 시작지, 마니푸르

  • 한류의 확산, 동북 7개 주

"동북 7개주 '몽골계 인도인'이 주도"

 한류의 확산은 마니푸르를 중심으로 인도 동북 7개주(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아쌈, 나갈랜드, 마니푸르, 미조람)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몽골계 민족에 대한 동질감을 바탕으로 유투브와 드라마 공유 사이트를 통해 한국 방송을 접하고, 특히 <꽃보다 남자>의 인기로 배우 이민호와 최근에는 지창욱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형성된 흐름이 인터넷과 SNS의 영향으로 인도 전역에 퍼지고 있으며, 소수이긴 하지만 각 지역마다 K-pop 팬클럽 지부가 있다고 하니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도 한국 문화원"

 지난 2013년 인도에 개원한 한국문화원은 한류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K-pop 콘테스트를 올해로 여섯 번째 주최하고 특히 전국 11개 도시로 규모를 확장해 작년보다 두 배 많은 1,000여 명의 예선 지원자를 이끌어 냈습니다.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한국어 퀴즈대회, 에세이 대회 등을 열며 삼성, 현대밖에 모르는 학생들에게 이순신 장군 등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K-pop 콘테스트"

 K-pop 콘테스트의 델리 예선과 최종 파이널 본선을 직접 구경한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대박'입니다.
 여기가 인도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의 열기입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BTS(방탄소년단)는 사랑입니다. 부끄럽지만 EXO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BTS는 이름만 알았지 타이틀곡, 멤버 이름조차 몰랐습니다. 이 친구들이 저를 BTS의 세계로 안내해주었는데요. 해외 마케팅에 집중하여 꾸준히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고, 특히 올해는 Billboard Music Awards 2017에서 수상을 하며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최종 파이널 현장에서 BTS가 직접 온 것도 아니고 그냥 BTS의 노래가 흘러나왔을 뿐인데 사람들은 목이 터져라 노래를 따라 부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인도에 함께 파견 나와 있는 소영님과 저는 'BTS 음악을 틀고 우리가 무대 위로 올라가 대충 몸만 흔들어도 엄청난 호응을 얻을 수 있겠다.' 라는 35살의 패기인지 객기인지 모를 이야기를 논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루센트(Luccent)라는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보이 그룹을 보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온 친구들부터 루센트를 위해 1시간 특별 콘서트를 마련해준 한국문화원의 기획까지, 미소년 보이 그룹은 한류의 중심이자 우리 뷰티 산업의 밝은 미래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델리에서 만난 사람과 음식 그리고 한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그 외 라이프에 대해 느꼈던 부분을 짧게 짧게 소개하고 칼럼을 마쳐볼까 합니다.

놀거리 – 클럽/ Pub

 델리에도 클럽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보는 클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크게는 코넛플레이스(북쪽)과 하우즈카스(남쪽) 두 군데가 가장 유명합니다. 주로 남자, 여자 친구들끼리 사전에 약속을 하고 혼성 그룹으로 입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불미스런 사고 방지(?)를 위해 남자끼리의 입장은 허락하지 않거나 별도 입장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죠. 저도 체험을 위해 친구들과 가보았는데요. 주말에 사람들이 제일 많을 줄 알고 갔더니 8할이 '엉클'들입니다. 물론 발리우드 리듬 속에 남자끼리 춤추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여쁜 여성들을 만나려면 주말이 아니라 수요일 'Lady day'에 가라고 나중에서야 학원 선생님이 귀띔을 해주시더군요! 혹시라도 델리에 오시는 분들이 있으면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볼거리 - 델리에 온다면 꼭 가봐야 할 유적지

1위. 악샤르담

 악샤르담은 2,000년 초반에 지어진 힌두사원인데 그 스케일이 압도적이며 저녁에 빛을 활용한 분수쇼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힌두이즘을 현대적 감각을 활용하여 좀 더 대중적으로 풀어낸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어 사원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카메라, 스마트폰 휴대는 불가합니다.

2위. 인디아게이트

 인디아게이트는 영국의 독립 약속을 믿고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9만 명의 인도 군인을 기리는 위령탑입니다. 주변에 대통령 관저로부터 국회의사당까지 이어지는 라즈파트(Raj Path)라고 불리우는 길이 2km 정도 뻗어져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공원 같은 시민들의 안식처입니다. 델리에서 사람들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가 볼만한 곳입니다.
  • 인디아 게이트

  • 라즈파트

3위. 레드포트

 인도 무굴 제국에 지어진 500여 년 정도 된 요새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무굴 제국의 건축과 훗날 영국 군대가 사용한 요새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살거리- 자연주의 화장품, 캐시미어

 인도 기념품하면 모두가 하나같이 떠올리는 히말라야 화장품! 이제 한국에도 입점했고 식상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화장품을 선물하고 싶다면 현지 자연주의 브랜드 바이오티크(Biotique)를, 부모님이나 와이프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아유르베다 럭셔리 브랜드인 포레스트 에센셜(Forest Essential)을 추천드립니다.
 둘 다 써본 경험으로서 바이오티크는 누구나 무난하게 쓸 수 있으며, 포레스트 에센셜은 인도에서만 살 수 있는 아유르베다 화장품인만큼 특별한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아울러 인도는 캐시미어의 원산지로 유명한데요. 특히 파시미나(pashmina) 브랜드는 캐시미어 중에서도 인도 잠무카슈미르 지방의 염소 연한 털로 만든 최상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인도에서 물건을 사면서 자부심을 느껴본 제품일 정도로 추천할 만합니다.
 물건을 살 때 가장 고민스런 부분이 바로 속임수인데요. 돈을 주더라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워낙 속임수가 많은 인도라 걱정스런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델리에서만 20년을 살았다는 현지 전문가에게 입수한 정보로 CCIC(Central Cottage Industries Emporium)를 강력 추천합니다. 정부 직영으로 정찰제 가격을 취하는 몇 안 되는 곳이며, 인도 전통 상품 및 특산품이 모두 모여있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델리 안녕

 이렇게 글로 정리해보고 나니 델리에서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정리한 부분이라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있지만, '델리에 3개월 살아보니 이렇더라'라는 정도로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 뭄바이에서는 델리와는 또 다른 매력에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는데요. 현지 속으로 들어가 더 많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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