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의 문을 열다! 샤오미와 미니소 - AMORE STORIES
#2017 도시 혜초
2017.08.17
34 LIKE
2,006 VIEW
  • 메일 공유
  • https://stories.amorepacific.com/%ea%b0%80%ec%84%b1%eb%b9%84%ec%9d%98-%eb%ac%b8%ec%9d%84-%ec%97%b4%eb%8b%a4-%ec%83%a4%ec%98%a4%eb%af%b8%ec%99%80-%eb%af%b8%eb%8b%88%ec%86%8c

가성비의 문을 열다! 샤오미와 미니소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중국 시안과 청두 도시 혜초 김시백입니다. 저의 칼럼은 중국 시안에서 만두집을 운영하는 왕(王)선생의 이야기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최근 40℃를 경신하며 더워진 날씨에 손님은 줄어들고, 할 일은 점점 줄어듭니다. 핸드폰을 사용한 온라인 게임이 무더위를 이기는 유일한 낙입니다. 가게 구석에서 줄곧 게임을 하다 보니 베터리는 금방 빨간 불이 들어옵니다. 결국 가성비의 끝판왕인 샤오미(小米) 보조 베터리를 구매했고, 보조 베터리는 어느새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활에 살이 부쩍 늘어난 왕선생은 조금씩 건강에 대한 고민이 늘어납니다. 헬스장 등록은 부담되고, 줄넘기 다이어트를 결심합니다. 바링허우(1980년대 태어난 세대)인 왕선생은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 타오바오(淘宝)에서 능수능란하게 줄넘기를 검색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줄넘기는 한화 1,600원이면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결제를 선택하는 순간, 아차! 물건은 1,600원인테 배송비가 무려 2,500원이라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가성비 좋은 줄넘기 하나 구매하려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큰 배송비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낙심한 왕선생, 만두를 먹어 치우고 퇴근하다 우연히 미니소(MINISO, 名创优品)가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가보니 줄넘기는 단돈 1,600원! 성능에 대해 의심이 되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과 수입산이라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이 줄이 끊어지면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리!' 굳은 결심으로 구매한 줄넘기, 막상 사용해보니 성능이 나쁘지 않습니다.


 왕선생의 생활 속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이제 우리에게도 제법 익숙한 샤오미와 미니소는 이러한 가성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었고, 나아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 했습니다. 이번 칼럼은 현지에서 바라본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와 미니소를 소개하겠습니다.

# '샨짜이(山寨)'에서 '씽지아비(性价比)'와 '즐더마이(值得买)'로

  • (좌) 네이버 중국어 사전 의미
    (우) 중국의 4대 소설 중 108명의 영웅들이 등장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수호전(水浒传)> 포스터.
    '샨짜이'는 소설 <수호전>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로 산적들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눈을 피해 몰래 숨어서 모조품을 만드는 업체들의 모습이 이와 비슷해 모조품을 만드는 생산 공장을 샨짜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괜찮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대표하는 가성비의 배경에는 바로 샨짜이 문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샨쨔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창조적 모방'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 샨짜이 문화에서는 기존 시장을 진두지휘 하던 메이저급 업체들의 피해가 극심했고, 단순한 모방품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문제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샨짜이 문화에 긍정적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샨짜이도 인정하는 자유로운 시장 경제가 갖춰져야 진정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옹호론자들 때문입니다. 갑을논박이 많았던 샨짜이 문화는 시간이 지난 현재, 결국 언제 그랬냐는 듯 중국뿐 아니라 세계 전역을 휩쓸고 있습니다.
  • 중국판 Uber로 불리던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원조 격인 Uber를 삼키고 업계 1위로 등극했습니다. 2012년 자본금 80만 위안(약 1억3천만원)으로 탄생했으나, 2017년 6월 기준 시가총액은 무려 50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하는 공유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곳 시안에서도 디디추싱은 이미 생활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들이나 국내외 창업자들이 중국의 내수시장을 바라보고 분주하게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녹록치 않다고 합니다. 특히 IT, 게임, 모바일 플랫폼 관련 분야는 99%가 열자마자 문을 닫는다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현지 기업의 복제 능력이 뛰어난 것인데요. 유명한 일화를 들자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Uber는 현지 어플인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별다른 힘도 써보지 못하고 왕좌를 내주고 맙니다. 즉, 이곳 중국은 식음료, 생활용품에서부터 생활가전, IT등 디지털 관련분야까지 새로운 제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이자, 복제를 통해 재탄생한 제품들의 각축장인 셈입니다.

 샨짜이 문화는 모방 능력을 발전시켰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가격 경쟁을 심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질이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이 있다면 그 상품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 샨짜이 문화는 지금의 가성비(씽지아비, 性价比)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게 된 계기가 된 셈입니다. 결국 좋은 제품을 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자생시켰고,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키면서 시장환경을 바꿔냈습니다. 최고의 상품은 아니지만 '쓸만한 제품'을 이곳에서는 '즐더마이(值得买)'라고 부릅니다. 어쩌면 이러한 즐더마이 상품이 모여, 샤오미, 화웨이, OPPO, VIVO 등의 브랜드가 현지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을 견줄만한 강자로 우뚝 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는 어떤 모습일까요?

  • 보조 베터리와 체중계, 미밴드2는 가성비를 대표하는 상품입니다. 보조 베터리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표 상품은 99위안(약 1만 6천원), 체중계는 각 99위안, 199위안(약 1만 6천원, 3만 2천원), 미밴드 149위안(약 2만 4천원)으로 가격대비 성능을 과시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2013년 샤오미 보조 베터리의 등장은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이곳에 와서 만난 현지 지인들도 모두 샤오미 보조 베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시 당시 국산 보조 베터리 가격이 3~8만원선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을 갖춘 샤오미 상품은 인터넷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보급되기 시작됩니다. 이후 웨어러블 스마트 밴드인 미밴드2와 휴대용 선풍기는 소비자들에게 연이은 히트를 치며 지금도 인기리에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 (왼쪽부터) 샤오미 1s와 2s. 아이폰4와 5의 외관을 차용하여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파격적이고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상품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현재 한국에도 출시되어 유통되고 있는 샤오미 Mix. LG의 G6가 가진 전면 액정화를 통해서 화면을 더욱 크게 활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는데, 가격이 G6보다 저렴한 3,700위안(약 61만원)에 출시되었습니다. LG의 G6가 소비자가격 100만원대의 가격이라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샤오미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에서는 보란 듯이 아이폰 디자인을 차용한 휴대폰이 등장합니다. 이에 아이폰을 구매하고자 했으나 비싼 가격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구매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샤오미의 시작은 모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시안에서 마주한 휴대폰 매장을 보면 애플 또는 삼성의 매장과 상품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것 같아 보입니다. 특히 2~3선 도시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OPPO와 VIVO의 상품과 매장 디자인에서도 그 특징이 잘 나타납니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샤오미가 핸드폰 기업인지 생활가전 기업인지 혼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시장 점유율 4위까지 밀려났지만, 재작년까지 중국시장 휴대폰 시장 1위를 석권했던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TV, 무전기, 청소기, 오디오, 이어폰, 드론, CCTV, 블랙박스, Wifi 공유기/증폭기, 공기청정기(차량용 포함), 선풍기, 정수기, 밥솥은 물론이고, 캐리어, 백팩, 선글라스 등 '이런 상품이 왜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물건들도 함께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휴대폰 제조를 넘어, 생활가전제품으로 시장 확대를 하고자 하는 모양입니다.
  • 전동보드는 1,999위안(약 32만원)인데 52인치 샤오미 티비와 가격 동일합니다. 샤오미 Mix는 3,499위안(약 58만원)으로 65인치 티비와 가격이 동일합니다.

 시안을 비롯해 평지가 많은 대도시에서는 이미 띠엔동쳐(电动车)라고 불리는 전동보드(전동 자전거) 시장이 포화 상태입니다. 이런 포화 시장에 뛰어든 샤오미의 특징은 깔끔한 디자인과 사용자가 언제든지 자신과 기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연동 시켜줌으로써 이동 수단의 개념을 뛰어넘었다는 점입니다. 이동 거리, 사용 시간, 소모 칼로리, 베터리 정보 등 사용자와 기계의 상태를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함은 물론, 라이프 사이클 관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축적 된 UX정보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컨텐츠와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이런 것들을 무료로 제공하며 끊임없이 기업과 사용자가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줍니다.

# 가성비의 시장을 확대시킨 미니소의 모습은 어떤가요?

  • 글로벌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니클로처럼 서양인의 모델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브랜드 CI와 일부 상품에 일본어를 병행 표기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홈페이지에 기재된 본사 주소는 원래 일본이었다고 합니다(지금은 중국 광저우). 해당 주소를 따라 찾아간 사람들이 발견한 곳은 뜬금없는 일본 여행사.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엉터리 주소를 기재한 사실이 웃음거리가 되어 곤혹을 치르기도 했네요.

 미니소는 공동창업자인 일본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 중국에서 아이야야(哎呀呀)라는 생활용품 유통 체인을 만들었던 예궈푸(叶国富) 회장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2015년 예궈푸 회장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지금은 분명한 중국 기업입니다. 최대 경쟁력은 가격인데요. 상품의 가격을 10~30위안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전략입니다. 한국의 다이소에 전체 상품의 70%이상을 2천원대 이하의 상품으로 유지시키는 전략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품을 대량 생산 함으로서 원가를 낮추고, 중간 거래상을 없애는 등의 방법을 통해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상품 금액의 8%만 이익을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 유통 전략을 바탕으로 가성비 제품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공격적으로 점포를 오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 브랜드 최초로 평양에 1호점을 개설해 세계적으로 이슈몰이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1호점을 시작으로 미니소는 한국과 일본, 중동, 유럽, 미국까지 세계 전역에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매달 80~100개의 매장이 오픈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6천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팬시, 주방용품, 장난감, 소형 전자제품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저가형 생활용품 유통 체인인데요. 현재 한국에도 37개의 점포가 개점된 상태이고, 2020년까지 500개까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전세계 800여명의 디자이너가 매달 500~1,000여개의 상품을 개발하고, 700여개의 공장(거래처)에서 상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달 7일 신제품이 출시되고, 21일까지 전국 매장으로 유통시키는 시스템을 이용하여 중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미니소의 CI에서 시작됩니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을 교묘하게 섞어놓았는데요. 매장 디자인은 유니클로, 품목은 무인양품의 컨셉을 차용한 모습입니다. 또한 작년 미니소는 논쟁에 휘말렸는데요. 일본의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목표였는데, 상품의 90%가 중국 현지 생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미니소는 가성비 대신 샨짜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고, 이후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를 늘리며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뷰티 분야 상품의 50% 이상을 일본 생산품으로 구성하며 본연의 상품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시안의 미니소에는 어떤 상품이 있을까?

 인구 800만의 도시 시안에도 27개의 미니소 점포가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철 3호선까지 개통된 2선도시임을 감안한다면 매장 숫자는 매우 많은 편입니다. 지금도 미니소가 들어서고 있는데, 2017년 말까지 총 45개의 점포가 개설된다면 드럭스터어인 WATSONS과 동일한 규모의 유통 체인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상품의 대부분은 자체 제작이지만 화장품, 식품, 위생관련 상품은 모두 외부 제조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KOTRA에서도 한국의 중소 제조 업체들이 미니소를 거래처로 만들 경우 세계 시장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유통채널을 얻게 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이곳 현지의 상품 구성 또한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 상품 중에서는 음료가 눈에 띕니다. 칠성사이다, 해태음료 그리고 '명창'이라는 브랜드의 과즙 음료도 납품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부분에서는 애경 치약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니소는 대표적으로 디지털, 라이프, 뷰티 3개의 큰 카테고리로 상품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매장의 크기에 따라 상품의 종류도 다르지만 모든 매장에 균일하게 공급되는 상품을 기준으로 인기가 많은 것은 뷰티 분야의 소도구입니다. 이외에도 디지털 소모품인 핸드폰 케이스, 충전 케이블과 보조 베터리, 스피커도 나름 호평을 받는 상품입니다. 대부분 10위안(약 1,650원)에서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현지인들도 부담 없이 구매하는 편입니다. 그만큼 가성비 부분에서는 마트, 드럭스토어와 비교되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 (상) 미니소 판매 상품
    (하)자사 및 기타 브랜드의 원조 제품
    적게는 30위안(약 5천원)에서 많게는 70위안(약 11천원) 정도 미니소 제품이 저렴합니다. 제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패키지만 보았을 때 미니소 제품을 유명 브랜드의 상품으로 충분히 오인할 수 있습니다.

 미니소의 브랜드 철학은 '좋은 품질, 창의적인 상품,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또한 최근 유럽 디자인 스쿨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수혈하며 디자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상품에서는 경쟁사나 자사의 상품과 유사한 품목을 목격하게 됩니다. 어쩌면 미니소의 무수한 상품 속에서 샨짜이 문화의 발전사를 비추어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왕선생 : "저 상점 어느 나라 꺼야? 중국 꺼야 일본 꺼야? "
 르뻔미 : "저거 일본 유행 상품 파는 곳 일걸? 근데 일본 상품이 없다고 하던데?"
 한리우 : "아니야~ 저건 한국 유행 상품을 파는 곳이야! 내 친구도 한국산 화장품 샀다고 자랑했어"

 시안에서 만난 현지 친구들과 한중일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때아닌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모두 맞지도 틀리지도 않은 말입니다.
 몇몇 현지 친구들에게 미니소에 대해 질문하면 '한국 상품을 모아놓은 한국형 상점'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안에는 이와 유사한 생활용품 SPA점이 무수히 존재합니다. 단, 차이점은 일본을 표방한 미니소가 아닌, 한국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니소가 시안 시장 확장에서 부딪힌 과제는 시내 곳곳에 존재하는 기타 한국 상품 유통 체인입니다. MUMUSO(무궁생활), XIMI, MINIGOOD, MEVIC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러한 생활용품 SPA 고객의 대부분은 바링허우 혹은 주링허우(1990년대 태어난 세대)인 20~30대로, 특히 젊은 층의 고객들이 자주 찾는 매장입니다. 이는 가성비와 단품 구매가 용이한 특성이 있지만,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세계적인 추세도 한몫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샨시성(陕西)의 성도인 시안은 최근 도시 개발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며 도시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며 인근 성(省)/시(市)급 도시에서 유입되는 취업인구도 상당합니다. 또한 기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대학은 입학 정원 지역 할당 제도를 통해 타 지역의 학생을 필수적으로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내륙 개발 정책을 통해 성장하는 2~3선도시의 경우 1인 소비 문화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 칼럼을 마치며

 결론적으로 가성비를 대표하는 샤오미나 미니소를 인정하든 하지 않든 우리는 그 열풍을 겪었거나, 그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 샤오미 가전제품에서 가장 비싼 TV는 삼성의 UHD 패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9,500위안(약 160만원), 가성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사실 가전제품이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본 모습이지만, 같은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봤을 때 품질에 대해 세밀한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거 저가 상품 위주의 가성비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고급 가전분야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워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렴하면서 좋은 제품'에서 '좋은 제품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시안에서 마주한 화장품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백화점, 쇼핑몰, 잡지, 모바일(위쳇) 등 직간접적으로 마주한 로컬 브랜드의 역습이 상당합니다. 단순히 브랜드 CI나 이름 또는 상품 카테고리를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마저 이식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뷰티 산업은 가성비보다 브랜드와 기술력이 중요하겠지만 이 또한 모방과 창신의 과정을 거치고 브랜딩과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면 향후 중국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상상해보면 화장품 업계의 샤오미와 미니소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성의 도시 시안에서 만난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와 미니소는 어떠셨나요? 우리가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가성비 기업'에 대해 알아보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도 부단히 준비하고 연구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들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좋아해

    34
  • 추천해

    0
  • 칭찬해

    0
  • 응원해

    0
  • 후속기사 강추

    0
TOP

Follow us:

FB TW IG